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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면적 7배 태양광으로 덮거나, 탄소처리 설비에 240조 투자 필요"

■ 2050년 '탄소중립' 계획 국책硏도 제동

탄소배출 '0' 기술 확보하거나

석탄·LNG 발전원 배제하려면

재생에너지 비중 80% 달해야

주민 반발·전기료 인상 등 과제

"고용감소 우려도 커 속도조절을"

한국남부발전이 전남 해남에 건설한 국내 최대 규모의 태양광 발전단지




정부의 오는 2050년 ‘탄소중립’ 국가 전환 움직임에 국책연구기관까지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내놓았다. 정부 계획대로 재생에너지발전 비중을 80% 수준으로 늘릴 경우 서울시 면적의 7배에 달하는 규모로 태양광발전단지를 조성해야 하는 비현실적인 결론이 나오기 때문이다. 여기다 탄소 배출이 없는 석탄발전·액화천연가스(LNG)발전도 관련 기술의 상용화까지 240조원가량의 투자가 필요하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17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에너지경제연구원은 정부가 수립 중인 ‘장기 저탄소 발전전략(LEDS)’에 대한 검토 의견을 최근 정부에 전달했다. LEDS는 파리기후변화협약에 따라 협약 당사국들이 2050년까지 현재보다 탄소 배출을 어느 수준까지 감축할지를 담은 보고서로, 정부는 한국의 2050년 탄소중립 전환을 명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탄소중립이란 온실가스 제거량과 배출량이 상쇄돼 순배출량이 ‘0’이 되는 상태를 말한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은 정부 계획에 맞춰 석탄과 LNG발전의 탄소 배출을 줄이려면 탄소흡수장치가 필요하고 이에 대한 투자로 240조원이 소요될 것으로 내다봤다. 우선 탄소포집저장(CCS·원유나 천연가스를 채굴한 지하의 빈 공간에 탄소를 처리하는 형태)을 위해 저장소를 확보하고 관련 기술경쟁력을 갖추는 데 드는 비용만 40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됐다. 배출된 탄소를 활용하는 기술(CCU)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200조원 이상의 투자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됐다.

석탄과 LNG가 발전원으로 배제될 경우도 문제다. 이 경우 재생에너지발전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2050년 80%까지 끌어올려야 한다. 2020년 19.3GW 수준인 발전설비 규모를 적어도 335GW까지 늘려야 한다는 분석이다. 추가로 필요한 설비를 모두 태양광 단지로 조성한다면 서울시 면적의 7배 가까이를 태양광 설비로 덮어야 한다고 에너지경제연구원은 전망했다. 연구원 관계자는 “(정부 계획에 따라 설비를 확대하려 해도) 주민 수용성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태양광발전과 같은 분산형 전원은 계통설비를 추가로 구축해야 하는 만큼 설치비용 증가에 따라 전기료 인상 압력도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연구원은 “국가 차원에서 탄소중립을 추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우리나라 에너지 수급구조의 특성과 취약성을 감안해 특정 연도를 목표 시점으로 설정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고 밝혔다. 국가 간 전력망이 연결돼 비상 상황을 모면할 수 있는 유럽연합(EU) 등과 달리 외부에 기댈 곳이 없는 한국의 현실을 감안해야 한다는 것이다.

급격한 탄소 감축이 발전 분야뿐 아니라 산업 분야에서 구조조정 등의 부작용을 낳을 것이라는 분석도 잇달아 제기되고 있다. 산업연구원은 탄소 배출을 현재 대비 75% 줄이는 경우만으로도 2050년 제조업 생산이 현재보다 44%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전후방산업의 고용 감소 유발 효과를 종합하면 최대 130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으로 봤다. 다만 환경부 관계자는 “저탄소 사회로의 전환 과정에서 새로운 일자리가 생기는 점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우려에도 정부 부처 간 논의에서는 ‘2050년 탄소중립안’을 공식 입장으로 채택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회도 지난 9월 ‘기후위기 비상대응 촉구결의안’을 여야 합의로 채택하며 후방지원에 나서고 있다. 국책연구소의 한 관계자는 “달성 시한을 못 박기보다는 이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정도의 의지를 내놓는 게 현실적”이라며 “시한을 정한다면 그 과정에서 생길 문제는 어떻게 해결할지도 구체적으로 밝혀야 한다”고 밝혔다.
/세종=김우보기자 ub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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