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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가 日총리, 야스쿠니 신사에 공물 바쳤다

가을제사에 공물 봉납 '사실상 참배 효과'

아베는 퇴임 후 지난달 신사 참배

야스쿠니 신사./사진=요미우리, 서울경제DB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17일 야스쿠니(靖國)신사의 가을 큰 제사(추계예대제)에 공물을 봉납했다. 추계예대제는 태평양전쟁 A급 전범 14명의 혼령에 대해 함께 제사를 지내는 가을 행사로 올해는 이날부터 이틀간 진행한다. 이번 제사는 스가 총리가 취임 후 맞는 첫 가을 큰 제사로 그는 이 날 제단에 비치하는 비쭈기나무(상록수의 일종)인 ‘마사카키’(木+神)를 바쳤다. 스가 총리는 아베 신조 전 총리 체제에서 관방장관으로 있던 지난 7년 8개월 동안에는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지 않았고 공물을 보내지도 않았다.

야스쿠니(靖國)신사는 큰 제사를 의미하는 대제(大祭)를 매년 봄(4월)과 가을(10월)에 정기적으로 올린다. 춘·추계 ‘예대제’로 불리는 봄과 가을의 두 큰 제사는 야스쿠니신사가 치르는 수많은 연중 행사 중 가장 중요하게 꼽힌다. 야스쿠니신사는 마사카키를 봉납할 수 있는 제사를 춘·추계 대제로 제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사카키 봉납이 일반 공물을 바치는 것과 비교해 한층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볼 수 있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사진=연합뉴스


외교가에서는 가을 큰 제사에 마사카키를 봉납한 것이 직접 참배에 따른 외교적 부담을 덜면서 일본 내 정치적으로는 사실상의 참배 효과를 노린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직접 참배가 아닌 만큼 한국과 중국의 거센 반발의 명분을 흐리고 외교적 격랑을 피할 수 있다는 계산이라는 것이다. 아울러 공물을 봉납해 총리의 야스쿠니신사 참배를 요구하는 일본 내 우익 세력에는 어느 정도 성의를 표시하는 모양새를 취한 셈이다.

특히 스가 총리는 아베 내각을 계승하겠다며 취임한 만큼 이번 공물 봉납으로 야스쿠니신사 문제에서도 아베 노선을 크게 벗어나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풀이된다. 아베 전 총리의 경우 제2차 집권을 시작한 이듬해인 2013년 12월 26일 한 차례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했다. 이후 재임 중에는 한국과 중국을 의식해 봄·가을 큰 제사와 8.15 패전일(종전기념일)에 공물만 봉납했다. 아베는 퇴임 후 사흘 뒤인 지난달 19일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기도 했다.



NHK는 스가 총리 외에도 다무라 노리히사 후생노동상과 이노우에 신지(井上信治) 2025오사카 엑스포 담당상이 이번 야스쿠니신사 추계예대제에 맞춰 마사카키를 봉납했다고 보도 했다. 둘 모두 지난 9월 16일 출범한 스가 내각에 새로 합류했다.

야스쿠니 신사는 1867년의 메이지 유신을 전후해 일본에서 벌어진 내전과 일제가 일으킨 여러 침략전쟁에서 일왕을 위해 목숨을 바친 246만6,000여 명의 영령을 떠받드는 시설이다. 이 가운데 90%에 가까운 213만3,000위는 태평양전쟁과 연관돼 있다. 특히 지난 1989년에는 태평양전쟁을 이끌었던 A급 전범 14명이 합사 의식을 거쳐 야스쿠니에 봉안됐다. 다만 야스쿠니에는 일제의 군인이나 군속(군무원)으로 강제징용됐다가 목숨을 잃은 조선인 2만1,181위와 대만인 2만7,864위도 본인이나 유족의 뜻과 무관하게 봉안돼있다.

/곽윤아기자 or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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