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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북경제] 누적된 자영업 위기에 코로나 덮쳤다

국내 자영업 비중 美 4배, 獨·日 2배로 포화

코로나에 수도권 소상공인 매출 전년比 31%↓

자영업 대출 비중 높은 카드사·저축은행 위험

경제발전하면 자영업자 비중 감소 추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경제 충격이 예상보다 오래 지속되고 있습니다. 한 고비 넘기고 잠잠해졌다 싶었는데 지난달 중순 이후 다시 일일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경제 회복 발목이 잡혔습니다. 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질수록 애가 타는 것은 자영업자들입니다. 코로나19는 과거 외환위기나 금융위기와 달리 민간소비에 치명적이기 때문입니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영업이 제한됐던 9월 초 수도권 소상공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1%까지 줄었습니다.

코로나19는 그렇지 않아도 힘들었던 자영업자를 벼랑 끝까지 내몰았습니다. 국내 자영업자 규모는 지난해 기준 566만명으로 전체 취업자의 4분의 1 수준입니다. 자영업자 비율은 꾸준히 줄고 있지만 여전히 미국 4배, 일본·독일 2배에 달할 정도로 많습니다. 2016년 하반기부터 본격화된 조선업 구조조정 등으로 발생한 이직자와 은퇴연령층이 도소매·음식숙박업 등 자영업으로 진출하면서 가뜩이나 포화상태인 영세자영업 경쟁이 더 치열해졌다는 분석도 제기된 바 있습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사회적거리두기 2.5단계가 시행된 지난 2일 서울 종로의 한 식당이 한창 점심시간인데도 손님이 없어 한가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권욱기자 2020.9.2


올해 들어 치열한 경쟁과 코로나19로 인한 소비 위축, 그리고 온라인 거래 활성화 등으로 자영업자 수는 급격히 줄어들고 있습니다.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는 지난해 8월 153만5,000명에서 올해 8월 ‘136만3,000명으로 17만명 넘게 줄었습니다. 소상공인연합회가 최근 소상공인 3,415명을 대상으로 경영 실태를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70%가 향후 폐업을 고려하거나 폐업할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일부 자영업자는 폐업을 하고 싶어도 철거비용 등 부담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돈 벌 구멍은 막혔는데 임대료·인건비 등 나가는 비용은 그대로니 빚만 내면서 버티는 상황입니다. 실제로 지난 6월 말 자영업자들이 집중된 서비스업 대출 증가폭은 47조2,000억원으로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특히 도소매·숙박·음식점업(18조8,000억원)을 중심으로 대출이 늘어난 모습입니다.

지난 7일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에서 한 상인이 비바람을 맞으며 물건을 옮기고 있다./오승현기자 2020.09.07




하지만 언제 끝날지 모르는 코로나19에 자영업자 사정은 쉽게 나아지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올해 실직 등으로 가계소득이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코로나19 재확산에 대한 우려로 소비가 빠르게 회복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이같은 현상이 지속돼 자영업자들의 채무상환능력이 악화될 경우 금융기관의 부실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됩니다.

이미 한국은행은 지난 6월 금융안정보고서에서 저소득·자영업자 대출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카드사·저축은행 등을 중심으로 신용위험이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당시 적자 상태인 자영업 가구 5곳 중 1곳은 매출 충격이 지속될 경우 금융자산 등을 처분하더라도 버틸 수 있는 기간이 최대 6개월 미만일 것이라고도 예상했습니다.

추석을 1주일여 앞둔 23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모란민속5일장에서 성남시자율방재단 단원들이 시장 곳곳을 방역하며 재개장 준비를 하고 있다. /성남=오승현기자 2020.09.23


위기감을 느낀 정부는 자영업자를 집중 지원하는 방안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정부는 자영업자 1,023만명을 대상으로 2차 긴급재난지원금 6조3,000억원을 집행하고 있는데, 소상공인의 경우에는 가장 큰 금액인 100만~200만원을 새희망자금으로 지급합니다. 한은도 금융중개지원대출 한도를 늘리며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을 지원 대상에 새로 추가하고 3조원을 배정했습니다. 은행이 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에 저리로 자금을 빌려주면 한은이 연 0.25%의 초저금리로 자금을 집행하는 방식입니다.

새희망자금이나 금중대 등은 자영업자에게 당장 큰 도움이 되겠지만, 코로나가 계속된다면 다시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습니다. 산업화 등 경제 발전에 따라 장기적으로 자영업 비중이 감소하는 추세를 보인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결국 자영업자 수는 코로나19를 계기로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됩니다. 중요한 것은 폐업을 선택한 자영업자들이 다시 자영업을 하지 않을 수 있도록 안정적인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조지원기자 j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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