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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천절 가게 문열어야 하나" ...'집회악몽' 떠는 광화문 상인

감염 우려에 손님들 줄었는데

확진자 다녀가면 매출 직격탄

아예 문닫는 상점·식당 늘어

서울 광화문광장과 세종대로 일대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연합뉴스




“예전만 해도 많은 사람이 모이는 대규모 집회가 가게 매출에 도움이 되기도 했죠.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발생한 후론 집회가 있다고 하면 사람들이 광화문 근처에 얼씬도 안 합니다.”

서울 광화문광장 인근에서 20년째 중국집을 운영하고 있는 60대 박모씨는 추석 연휴를 하루 앞둔 29일 “장사가 안 돼 월세는 밀려가는데 당장 개천절에 가게 문을 열어야 할지 고민”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일부 보수단체가 정부의 금지 통고에도 개천절 대규모 도심집회 강행을 고집하면서 광화문 일대 상인들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지난달 광복절 대규모 집회가 코로나19 확산의 기폭제로 작용한 것으로 알려진 후 주말 광화문 일대를 찾는 발길이 끊기면서 인근 상권이 직격탄을 맞았기 때문이다. 더욱이 정부의 강화된 방역조치로 한동안 저녁장사를 하지 못했던 상인들은 개천절집회가 코로나19 재확산의 불씨를 되살리지는 않을지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29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지하 식당가에 개천절 집회를 앞두고 휴업을 알리는 안내문구가 걸려 있다. 회관 측은 코로나19 확산 위험을 고려해 다음달 3일 내부 식당가를 운영하지 않겠다고 밝혔다./한민구기자


세종문화회관 인근 카페에서 일하는 20대 종업원 김모씨는 “사실 예년만 해도 대규모 집회가 열리는 날이면 유동인구가 늘면서 가게 매출이 평소의 3배 넘게 뛰어올랐다”며 “하지만 지난 광복절집회 참가자 사이에서 코로나19 확진자들이 대거 나오면서 감염 우려에 광화문을 찾는 주말 손님이 크게 줄었다”고 전했다. 게다가 평일 장사의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해오던 세종문화회관마저 코로나19로 잇따라 공연이 취소되면서 인근 상인들은 망연자실한 표정이다.

여기에 오는 10월3일 개천절 광화문에서 또다시 대규모 집회가 예고되면서 상인들은 영업 중단 여부를 놓고 깊은 고민을 하고 있다. 광화문 먹장어집 종업원 박모씨는 “개천절 당일 광화문에서 집회가 예고돼 있어 손님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며 “혹시 모를 확진자가 다녀갈 위험도 있어 가게 문을 열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세종문화회관 역시 코로나19 확산 위험을 이유로 개천절 당일 내부 식당가를 운영하지 않기로 했다.



29일 서울 광화문 일대의 한 식당 입구에 ‘임대 문의’ 공고가 붙어 있다. /한민구기자


코로나19로 줄어든 매출을 조금이라도 만회하고자 어쩔 수 없이 가게 문을 여는 상인들도 있다. 방역 당국의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시행 조치로 2주간 오후9시 이후 영업이 중단되면서 매출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보쌈집을 운영하는 50대 정모씨는 “광화문에서 장사를 한 탓에 고향 가족들도 이번 추석에는 내려오지 말라고 했다”며 “그동안 장사가 안 돼 밀린 월세라도 조금 벌어보려면 개천절에도 가게 문을 열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정씨는 현재 가게를 매물로 내놓은 상태다.

지난 광복절 집회를 주도했던 단체인 ‘8·15비상대책위원회’는 3일 광화문광장에서 1,000여명이 참가하는 집회를 열겠다고 예고했다. ‘새로운 한국을 위한 국민운동’도 같은 날 여의도에서 광화문광장을 거쳐 서초경찰서까지 차량 200대 규모로 행진을 하겠다고 신고했다. 경찰은 방역 당국의 집회금지 기준에 따라 이들 집회에 대해 모두 금지 통고를 한 상태다. /한민구기자 1min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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