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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파식적]미니소

2017년 6월22일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북한발 흥미로운 생활 뉴스를 전한다. 평양 번화가 려명거리에 들어선 외국 기업 소유의 아웃렛이 상류층 사이에 인기를 끌고 있다는 소식이었다. 매장에는 장난감과 화장품 등 다양한 상품들이 진열돼 있었다. 가격표는 북한 화폐로 표기됐지만 실상 달러와 유로·위안화만 받는다는 설명도 곁들였다. 이 매장은 중국인 소유의 ‘미니소’였다. 대북 제재 여파로 오래되지 않아 철수했지만 미니소는 북한의 첫 외국 아웃렛이었다.





2013년 중국 사업가 예궈푸(葉國富)는 일본 디자이너 미야케 준야와 공동으로 중국 광둥성에 기반을 두고 미니소를 설립했다. 영업 행태와 이름이 다이소와 비슷하고 로고도 일본 유니클로와 흡사해 창업 초 ‘짝퉁 다이소’라는 비아냥을 들었다. 하지만 유럽 디자이너들을 영입해 신제품을 계속 내놓자 빠르게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글로벌 사업 확장을 위해 중국인 소유이면서 일본풍 이미지를 내세운다는 비판도 감수했다. 그 결과 아시아권은 물론 콜롬비아 등 중남미와 루마니아 등 동유럽 시장까지 잠식해나갔다. 2017년에는 케냐·우간다 등 아프리카에도 매장을 확장했다. 한국에는 2016년 진출해 드라마 ‘도깨비’에 간접광고(PPL)를 노출하는 등 매장을 한때 70여곳까지 늘렸다. ‘아이언맨’ 등으로 알려진 미국 마블사와 공동 상품을 내놓기도 했다. 그 결과 매장은 전 세계 80개국에 4,200여개로 늘었고 연 매출도 지난해 190억위안(3조2,000억원)까지 급증했다. 원조 격인 다이소를 넘어선 것은 물론 높은 가성비로 샤오미에 이어 ‘대륙의 두 번째 실수’라는 말까지 듣게 됐다.

미니소가 여세를 몰아 최근 뉴욕증권거래소 상장을 위해 기업공개(IPO) 서류를 제출했다. 10억달러를 조달해 2022년까지 100여개국에 1만여 매장을 개설한다는 포부를 밝혔다. 중국 기업에 대한 미국 공격이 거세지고 미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들이 회계 부정으로 시련을 겪는 가운데 미니소가 투자자들로부터 얼마나 러브콜을 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영기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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