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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불필요 업무' 줄인다던 교육부의 역주행...“블라인드 평가 정정 건수 파악하라”

학생부 블라인드 평가 앞두고

학교마다 정정 건수 보고 지침

"나이스에 전산기록 남는데도

국감 자료 만들기에 동원" 비판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지난해 11월2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대입제도 공정성 강화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해 학교의 불필요한 문서 업무를 줄여주겠다던 교육부가 도리어 역주행하고 있다. 올해 대학 입시부터 시행되는 학교생활기록부 블라인드 평가를 앞두고 학교마다 ‘블라인드 평가 정정 건수 집계’ 작업이 진행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정감사에서 학생부 정정 건수가 급증한 점이 문제시될 것을 우려한 교육부가 블라인드 평가 관련 사항들만 따로 공문서로 취합하고 있는 것이다.



23일 교육부에 따르면 전국의 학교들은 소속 교육청에 블라인드 평가 관련 학생부 정정 현황을 공문으로 보고하고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교육청에 블라인드 평가 관련 학생부 정정 건수를 별도로 보고받으라고 안내했다”며 “국감 때 자료 요청이 오면 교육청을 통해 취합할 것”이라고 말했다.

블라인드 평가란 수험생 신상 정보가 드러나지 않도록 출신 학교 등 배경을 가리고 평가하는 방식이다. 교육부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자녀의 입시 비리 의혹이 터진 직후인 지난해 11월 ‘대입제도 공정성 강화 방안’을 발표하면서 면접에서만 이뤄지던 고교 블라인드 평가를 올해부터 학생부 등 서류로 확대하기로 했다.

/연합뉴스




교육부는 지난 7월 초 전국 17개 시도 교육청을 통해 각 학교에 자동 블라인드 처리가 불가능한 학생부 항목을 정정하라고 안내했다. 수상경력, 교과목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세특) 등에 들어간 학교명이나 학교 별칭을 모두 찾아내 이를 ‘교내’ 또는 ‘○○’ 형태로 바꾸라는 내용이다. 3학년의 경우 1·2학년 기록을 이달까지, 2학년은 1학년 때 기록을 오는 12월까지 정정해야 한다.

학생부 정정 시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나이스)에 전산 기록이 남는데도 교육부가 국감 대비용 블라인드 평가 자료를 만들기 위해 학교를 동원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2016년부터 지난해 상반기까지 학생부 정정 건수는 61만9,514건에 달하는 등 학생부 정정이 남발된다는 지적이 해마다 나왔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해마다 학생부 정정 건수 국감 자료를 제공하는데 올해 블라인드 평가로 굉장히 많아질 수밖에 없다”면서 “국회에서 이를 문제 삼을 경우 해명하기 위한 작업”이라고 설명했다.

각 담임교사는 블라인드 처리를 할 때마다 증빙자료를 남기고 학업성적관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야 한다. 코로나19로 원격수업 준비, 학생 건강상태 확인, 방역 업무까지 떠안은 상황에서 학생부 정정 대장을 작성하기 위해 과거 기록까지 뒤지는 격무에 시달리고 있다. 학생부 정정은 민감한 문제이기 때문에 학교마다 별도로 문서로 출력해두는데 올해는 블라인드 처리 때문에 정정 대장이 1,000건을 넘는 학교들도 상당하다.

교육부가 학교의 불필요한 공문서 작업을 없애겠다면서 실제로는 업무를 가중시키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5월 브리핑에서 학교가 학생의 안전·수업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교직원의 불필요한 업무를 줄여주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인천시교육청 관계자는 “등교와 원격수업이 병행되면서 학교가 출결관리·발열체크 등 수업 외 업무들이 크게 늘었다”며 “학생부 정정 문제로 고3 담임교사들이 특히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창영기자 k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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