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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사고 내놓고 피해보상 못한다는 벤츠 운전자 결국 벌금형 [범죄의 재구성]

합의금 받으려고 피해 과장한다 주장

교통사고철 특례법 유죄로 벌금 물게 돼

※본 기사는 1심 재판 과정을 통해 재구성된 내용으로, 대법원 판결을 통해 확정된 사실이 아님을 밝힙니다.

/이미지투데이




술을 마시고 벤츠 자동차를 운전하다가 오토바이로 치킨 배달을 하던 가장을 숨지게 한 을왕리 음주운전 사고는 전국민적 공분을 샀다. 운전자의 과실은 본인 뿐만 아니라 도로에서 만나는 무고한 타인들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준다는 점에서 매우 위중하다. 그런데 일부 무개념 운전자들은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입혀놓고 자기의 운전 실수를 인정하지 않는다. 피해자 입장에서는 합의 후 적당히 해결하려고 하다가 운전자가 괘씸해 형사고발까지 하게 되는 것이다.

벤츠 자동차를 모는 주부 A씨는 지난해 강남에서 운전하다 유턴 실수로 고령인 피해자를 상해에 이르게 했다. A씨가 유턴한 장소는 횡단보도가 있는 곳이었기 때문에 보행자를 살펴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는데 이를 어긴 것이다. 피해자는 자신에게 접근하는 자동차를 피하다가 손으로 A씨의 차량의 보닛 위를 짚었고 약 6주간의 치료를 요하는 좌측 어깨가 파열되는 상처를 입었다.

문제는 교통 사고 이후 합의 과정에서 시작됐다. 피해자는 사고 후 약 1주일 뒤 한방병원을 방문해 약 2주 동안의 치료가 필요하다는 진단서를 받았다. 하지만 한의원에서 진료 이후에도 회복세가 크지 않자 정형외과를 방문했고 결국 어깨 파열 부위에 대한 수술까지 받게 됐다. 고령인 피해자의 나이를 고려했을 때 자동차와의 충돌이 급박한 상황은 아니었지만 신체에 적지 않은 상처를 남긴 것이다. 그런데 A씨는 피해자를 의심하기 시작했다. 평소에도 문제가 있었던 어깨를 교통사고를 핑계 삼아 치료하려고 한다고 본 것이다.



A씨의 의심이 전혀 근거가 없는 것은 아니었다. 피해자의 병원에서의 진술은 ‘왼쪽 어깨’에서 ‘왼 팔’, ‘왼 손’ 등으로 통증을 호소하는 부위가 다소 불일치 했는데 법원도 이를 노화로 인해 유발될 수 있다고 봤다. 하지만 이와 같은 증상이 A씨가 야기한 교통사고와 무관하다고 볼 수는 없는 것이다. 피해자 입장에서는 합의 후 사건을 적당히 마무리하려는 의도가 있었지만 A씨가 추궁하기 시작하자 기분이 나빠질 수 밖에 없었다. 결국 이 교통사고는 형사고발로 비화하게 됐다.

법원의 판단은 A씨의 의심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고령의 피해자가 차에 부딪힐 뻔한 갑작스런 상황에서 왼손으로 차를 짚고 엉겁결에 피하면서 파열 정도가 수술이 필요할 정도로 악화됐을 가능성은 충분하다”며 “A씨가 교통사고로 피해자에게 공소사실과 같은 상해를 입게 한 사실이 충분히 인정된다”고 지적했다. 결과적으로 피해자와 합의로 사건을 마무리할 수 있었던 A씨는 교통사고처리특례법위반으로 벌금 300만 원까지 물게 됐다.

음주운전 처벌을 강화하는 ‘윤창호법’이 시행된 지 약 2년이 다 돼간다. 술을 먹고 한 운전이 아니더라도 운전자들은 도로 위에서 자신의 과실이 타인에게 심각한 피해를 줄 수 있음을 다시 한 번 인지할 때다.
/이경운기자 clou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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