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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워치]역사 왜곡 논란에 소송 휘말리기까지…말많고 탈많은 국내 전직 대통령 회고록

윤보선, 국내 첫 대통령 회고록 시작

2000년대 들어 출판 활발해졌지만

노태우 '비자금 의혹' 선긋기에 주력

전두환은 '5·18' 명예훼손으로 기소

노무현 회고록은 서거직후 나와 주목







1868년 제임스 뷰캐넌 전 미국 대통령의 회고록이 출판된 후 미국은 그야말로 회고록의 나라가 된다. 급작스러운 총격으로 사망한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을 제외하면 거의 모든 대통령이 퇴임 5년 내로 회고록을 발간했다. 2017년 퇴임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도 미국 출판사 펭귄랜덤하우스와 회고록 출판계약을 맺은 상태다.

이에 비해 한국의 대통령 회고록 역사는 턱없이 짧다. 기록과 불가분의 관계인 민주주의 역사가 짧을뿐더러 하야·암살·탄핵 등 권력의 말미가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고 윤보선 전 대통령은 역대 대통령 중 처음으로 회고록 ‘외로운 선택의 나날’을 발간했지만 이마저도 퇴임 후 29년이 흐른 뒤였다. 2000년대에 들어 대통령의 회고록 출판은 점차 활발해졌다. 2001년 ‘김영삼 회고록’ 출판을 시작으로 2017년에는 전두환 전 대통령의 회고록이 퇴임 37년 만에 발간됐다.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은 퇴임 후 자서전을 집필했고, 2007년 자서전을 남겼던 박근혜 전 대통령은 탄핵 후 책을 집필하지 않았다.







회고록의 역사가 짧은 탓일까. 굵직한 사건의 이면을 드러내며 역사의 한 획을 그었다고 평가받는 회고록을 찾기는 쉽지 않다. 회고록 대부분이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하거나 자신을 추켜세우기 위한 목적으로 쓰였기 때문이다. 노태우 전 대통령은 회고록 서문에서부터 “퇴임 후 보관하고 있던 돈이 결코 축재용이 아니었다는 사실만은 지적하고 싶다”며 자신을 둘러싼 비자금 의혹에 대한 억울함을 호소했다. 고 김영삼 전 대통령은 자신을 민주화의 산증인이라고 강조하며 민주화 과정에서 자신의 역할을 부각시키는 데 집중했다. “자서전은 수치스러운 점을 밝힐 때만 신뢰를 얻을 수 있다”는 영국 소설가 조지 오웰의 말에 비춰보면 우리나라 대통령 회고록의 대부분이 ‘신뢰 낙제점’을 받는 이유다.

회고록을 둘러싼 정치적 논란이 여전히 진행 중인 경우도 있다. 전 전 대통령은 ‘전두환 회고록 1’에서 5·18 광주민주화운동의 의미를 헐뜯고 계엄군의 헬기 사격을 증언한 고 조비오 신부를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비난했다. 결국 2018년 9월 광주지방법원은 회고록 1권의 판매와 배포를 중단하라고 명령했다. 현재 전 전 대통령은 고 조비오 신부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대통령 회고록 중 가장 많은 판매 실적을 올린 책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성공과 좌절’이다. 회고록에서 노 전 대통령은 “나는 실패한 대통령”이라고 자책하는 등 다른 대통령들과 차이를 드러냈다. 친인척 비리 논란에 대한 사죄는 물론 집권 시 비판을 받았던 정책들에 대한 고뇌를 담았다. 다만 많은 관심에는 회고록 자체의 완성도보다 서거 직후 출판돼 뜨거웠던 추모 열기가 한몫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곽윤아기자 or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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