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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ANT 등에 올라탄 개미들.. '그래픽칩' 제조사가 AI업계 1인자?[양철민의 인더스트리]

엔비디아, AI 시장 성장에 반년새 몸값 2배 뛰어

GPGPU로 AI기술 주도.. CUDA로 생태계까지 강화

자율주행에서도 테슬라 등과 시장 선도

ARM 인수 성공할 경우 'CPU·GPU' 통합강자로 부상

엔비디아 산타클라라 본사 사옥.




미국의 테크 업체인 이른바 ‘A·N·T(애플·엔비디아·테슬라)’ 주가 급등으로 국내 개미 투자자들이 웃음 짓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들 ANT 기업 중 글로벌 시가총액 1위 기업인 애플 및 국내 개미 투자자들 사이에서 가장 ‘핫’한 기업인 테슬라 대비 인지도가 낮지만 최근 몇달 새 거래 순위가 급상증 중인 엔비디아에 주목한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올 상반기 한국 투자자들의 미국 증시 거래액 (매수결제 기준) 순위에서 5억2,068만달러로 11위를 기록했지만, 이달 순위만 놓고 보면 3억6,332만 달러로 4위까지 껑충 뛰어올랐다. 이달 거래액이 올 상반기(6개월) 전체 거래액 70% 수준에 달할 정도로 최근 거래액이 대폭 늘어난 셈이다.

엔비디아 사옥.


같은 기간 엔비디아의 몸값도 껑충 뛰었다. 지난 28일기준 엔비디아의 시가총액은 3,116억달러로 연초 대비 2배 이상 뛰었다. 엔비디아의 이 값은 시가총액은 반도체 업계에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1위 업체인 TSMC(3,840억달러)에 이은 2위 규모로 인텔(2,101억달러)은 물론 삼성전자(005930)(2,800억달러·보통주 기준) 보다도 높다.

불과 몇년전까지만 하더라도 PC 게임용 그래픽처리장치(GPU) 업체 또는 ‘비트코인 채굴’ 열풍으로 반짝 주목 받았던 업체 정도로만 인식됐던 엔비디아는 어떻게 반도체 업계의 ‘톱2’ 자리에 오를 수 있었을까.

AI 등에 올라탄 엔비디아.. 훨훨 날아오르다


엔비디아의 몸값이 이렇게 높아진 배경은 다름아닌 인공지능(AI) 덕분이다. AI는 엄청난 량의 빅데이터를 학습해 사물이나 정보를 인식한다. 각종 정보를 알고리즘 기반의 직렬연산으로 판단하는 중앙처리장치(CPU) 대비 비교적 단순 연산에 최적화된 GPU가 AI 인지 능력 고도화에 압도적으로 효과적이다.

현재 AI는 머핀과 치와와를 구분하지 못한다. 빅데이터 학습을 통한 인지능력 고도화가 필요한 이유다. /구글캡쳐


실제 사람은 ‘치킨-푸들’ 또는 ‘머핀-치와와’의 차이를 직관적으로 구별하지만, 컴퓨터는 얼핏 유사해 보이는 이들의 모양새 때문에 구별을 잘 하지 못한다. 이 때문에 개별 사물의 특징을 하나하나 입력해 구분토록 하는 직렬연산 방식은 오류 가능성이 높은 반면, 수많은 사물을 학습해 이를 직관적으로 판단토록 하는 병렬연산 방식은 계속되는 인식률 향상으로 AI 시장의 대세가 됐다.

이 같은 AI 학습 방식이 보편화 되면서 세계 최고 GPU 기술을 보유한 엔비디아의 몸값 또한 높아지고 있다. 엔비디아는 GPU를 활용한 ‘GPGPU 컴퓨팅’ 등으로 AI 분야에 최적화된 제품 및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엔비디아는 GPU기반의 자체 소프트웨어 플랫폼인 ‘쿠다(CUDA·Compute Unified Device Architecture)’를 통해 수많은 AI 개발자들을 끌어들여 향후에도 ‘AI 생태계’를 주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자율주행 시장도 엔비디아가 주도한다
엔비디아가 AI 시장의 선두업체로 자리잡은 데는 인공지능 기술의 비약적인 발전을 가져 온 ‘인공신경망’ 기법 대중화와 관련이 깊다. 제프리 힌튼 토론토 대학 교수는 지난 2012년 GPU를 활용해 연산 속도를 비약적으로 높인 ‘AI 알고리즘’을 선보였다. 이후 인공신경망을 활용한 딥러닝 기반의 구글 ‘알파고’가 지난 2016년 이세돌 선수를 바둑 대국에서 제압하며 ‘AI 기술력’의 인지도가 크게 높아지게 된다. 또 아마존의 음성인식 스피커 ‘에코’ 출시 이후 애플·구글·마이크로소프트 등이 잇따라 AI 스피커를 내놓으며 AI 대중화에 한층 힘이 실린다.



엔비디아의 매출 규모도 빠르게 늘고 있다. 엔비디아의 ‘2021년 2분기(2020년 5~7월) 회계기준’ 매출은 38억6,6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50% 가량 늘었으며,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14% 증가한 6억5,100만 달러를 기록했다. 특히 데이터센터 부문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67% 늘어난 17억5,000만 달러를 기록하며 엔비디아의 핵심 수익원으로 자리잡는 모습이다. 엔비디아는 지난 4월 데이터센터용 칩 제작 업체인 이스라엘의 멜라녹스를 70억 달러에 인수하며 데이터센터 부문을 확실한 미래 성장 축으로 삼는 모습이다. 기존 핵심 사업인 게이밍 분야는 전년 동기 대비 26% 증가한 16억 5,000만 달러를 기록하며 엔비디아의 ‘캐시카우’ 역할을 해주고 있다.

엔비디아는 특히 자율주행 부문에서 테슬라와 함께 시장을 선도할 업체로 분류된다. 엔비디아는 테슬라의 자율주행용 시스템인 ‘HW2’와 ‘HW2.5’를 설계하는 등 테슬라 FSD(완전자율주행) 기술의 한 축을 담당한 바 있다. 또 도요타, 다임러, 폭스바겐 등 완성차 업체 뿐 아니라 우버와 같은 승차공유 플랫폼 사업자들의 자율주행기술 관련 러브콜이 잇따르고 있다.

ARM 인수하면 CPU 생태계까지 장악.. 성사 가능성은 "글쎄"
엔비디아는 현재 ‘팹리스(반도체 설계전문)의 팹리스’라 불리는 영국 ARM 인수를 검토 중이다. ARM의 몸값은 소프트뱅크가 지난 2016년 인수했던 액수(320억)를 감안하면 400억 달러 이상이 될 전망이다. 엔비디아로서는 ARM 인수 시 데이터센터 및 PC용 CPU 시장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가질 수 있어 인텔이나 퀄컴의 자리를 넘볼 수 있게 된다.

ARM의 핵심 경쟁력은 저전력이다. ARM은 반도체 설계를 위한 언어로 각종 명령어를 단순화한 ‘RISC(Reduced Instruction Set Computer)’를 사용해, 고도화된 연산에 적합해 인텔 진영이 사용하는 ‘CISC(Complex Instruction Set Computer)’ 기반의 ‘x86’ 대비 낮은 전력으로 각종 연산이 가능토록 한다.

젠슨황 엔비디아 창업자.


이 때문에 ARM은 스마트폰 시대 도래 이후 퀄컴, 삼성전자, 애플 등에 모바일에 최적화된 CPU 설계용 명령어를 판매해 라이선스 비용을 받고 있으며, 최근에는 자체 CPU 코어 기술까지 고도화하며 수익성 제고에 애쓰고 있다. ARM은 애플의 노트북인 맥북용 CPU를 애플과 공동 개발한다고 최근 발표하는 등 PC용 CPU 시장으로까지 영업을 넓히고 있다. ARM은 저전력의 장점을 앞세워 인텔이 독과점하고 있는 데이터센터용 반도체로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다.

엔비디아가 ARM을 인수할 경우 CPU와 GPU 묶어팔기는 물론, 주요 업체에 최적화된 반도체 제작 등 다양한 전략 구사가 가능하다. 인텔이 낸드플래시와 D램의 장점을 합친 메모리 반도체인 ‘옵테인 반도체’를 업계 최고 경쟁력을 보유한 CPU와 ‘묶어 팔기’를 시도하고 있는 것과 것과 비슷한 전략을 구사할 수 있는 셈이다.

엔비디아의 CPU 시장 진출설은 이전부터 꾸준히 제기된 바 있다. 젠슨황 엔비디아 창업자 및 최고경영자(CEO)가 한때 AMD에서 CPU 개발을 담당한데다, 엔비디아가 CPU와 GPU 등이 함께 탑재된 시스템온칩(SoC)인 ‘테그라’를 내놓은 것 등이 이 같은 관측에 힘을 실어준다. 엔비디아는 지난해 AI에 최적화된 엣지컴퓨팅 칩인 ‘자비에’를 내놓기도 했다.

물론 엔비디아의 ARM 인수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우선 엔비디아 분기 매출의 10배가 넘는 ARM 인수가가 부담이다. 독과점을 우려한 중국 당국의 반대로 퀄컴이 전장용 반도체 1위 사업자인 네덜란드 NXP 인수에 실패했듯이, 각 국의 기업결합심사를 넘지 못할 가능성도 높다. 엔비디아가 ARM의 지적재산권(IP)을 무기로 수익 확대 전략에 나설 경우, CPU 설계를 위한 오픈 플랫폼인 ‘RISC-V’ 진영의 기술 고도화에 속도가 붙을 것이란 관측도 부담이다.
/양철민기자 chop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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