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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백서' vs '조국흑서'…출판계는 베스트셀러 대리전쟁 중

조국 지지자들의 '검찰개혁과 촛불시민' 이어

反조국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 출간

"검찰·언론 탓" vs "568세대가 기득권 됐다"

'조국백서' 출간 즉시 베스트셀러 1위 등극

후발주자로 나선 '조국흑서' 대한 반응도 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지지자들이 쓴 ‘검찰개혁과 촛불시민(오마이북 펴냄)’과 반(反) 조국 진영에서 낸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천년의상상 펴냄)’.




지난 해 하반기 우리 사회를 둘로 나뉘게 했던 ‘조국 사태’를 다시 조명하는 책이 이 달 들어 출판가에 잇따라 등장했다. 이달 초 출간 된 ‘검찰개혁과 촛불시민(조국백서추진위원회 지음, 오마이북 펴냄)’과 25일 나온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진중권 등 5인 지음, 천년의상상 펴냄)’가 각각 조국백서, 조국흑서로서 서로의 주장을 내놓고 다시 팽팽하게 맞붙었다. 조국백서는 검찰 수사와 언론의 보도 행태를 문제 삼았고, 조국흑서는 소위 ‘566세대’로 불리는 기존의 진보세력이 기득권으로 둔갑했다고 맹렬히 비판했다.

지난해 9월 2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초동 중앙지검 앞에서 열린 검찰 개혁 촛불 문화제에서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조국백서-‘검찰개혁과 촛불시민’

‘검찰개혁과 촛불시민(오마이북 펴냄)’은 역사학자 전우용 교수 등 조국 백서추진위원회가 작성한 ‘조국백서’다. 출판사의 책 소개 자료에 따르면 “ 2019년 8월 조국 법무부 장관 지명으로 촉발되어 검찰개혁을 둘러싸고 벌어진 우리 사회의 갈등, 촉발된 검찰 수사와 언론 보도, 촛불시민의 진화 과정을 충실하게 기록한 책”이다.

책은 당시의 검찰 수사는 정치적 목적에 따른 기획 수사로 ‘검찰 쿠데타’ 수준이라고 주장한다. 조 전 장관의 언행 불일치에 실망한 이들을 향해선 개혁을 하려면 불가피한 부분이라고 말하고 있다. 지지자들이 그간 주장해 온 내용을 재확인했다.

4부로 이뤄진 이 책의 부제는 ‘조국 사태로 본 정치검찰과 언론’으로, 1부 ‘총론-조국 정국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2부 ‘검란-조국 사태와 정치검찰’, 3부 ‘언란-조국 사태와 언론’, 4부 ‘시민의 힘’ 으로 구성됐다.

추진위는 앞서 지난 1월 8일 백서의 출간 계획을 밝히고 제작 후원금 모금에 들어갔다. 방송인 김어준씨가 후원회장을 맡아 홈페이지 개설 4일 만에 9,330명이 참여해 목표액 3억원을 채웠다. 김민웅 경희대 교수가 추진위원장을, 최민희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집행위원장을 맡았다. 전우용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 고일석 더브리핑 대표, 박지훈 데브퀘스트 대표, 이종원 시사타파TV 대표, 1인 미디어 ‘아이엠피터’ 운영자 임병도 씨, 김유진 민주언론시민연합 이사가 필진으로 참여했다.

백서를 보면, 우선 조 전 장관이 그간 언행과 달리 위선적이었다는 주장에 대해 “존재와 의식의 불일치를 비난하면 개혁은 불가능하다”고 반박한다. 백서는 “예로부터 지배 세력 내 개혁운동가들은 한편으로 자기 존재 자체에 주어진 혜택을 받으면서 다른 한편으로 자기 존재를 부정하려는 이율배반적 면모를 보이곤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어느 시대나 반개혁 세력은 존재와 의식의 불일치를 문제 삼아 개혁 세력을 위선적이라 비난했다”고 지적했다.

조 전 장관에 대한 비판, 각종 의혹에 대해선 부풀려졌거나 본질과 거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조 전 장관 딸의 입시 문제를 두고 백서는 “언론은 불공평과 불공정 모두를 문제 삼았지만 불공평한 상황은 조국 후보자가 아니라 한국 사회의 계층구조와 입시제도가 만든 것”이라며 “문제의 핵심은 학부모와 학생 개개인의 도덕성이 아니라 특수목적고등학교를 매개로 맺어지는 연줄”이라고 지적했다. 언론에 대해서는 “어느 때보다 언론개혁에 대한 요구가 높다”면서 “아마도 조국 국면에서 드러난 언론 보도 행태에 절망하면서 급기야 ‘언론 망국론’이라는 표현까지 등장한 것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라고 짚었다.

지난 해 10월 3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바라본 광화문광장 주변에 자유한국당(현 미래통합당) 관계자와 범보수단체 등이 각각 개최한 집회로 시민들이 가득 차 있다. /연합뉴스




■조국흑서-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천년의상상 펴냄)’ 역시 올 초 기획된 책이다. 책의 공동 집필자는 강양구 미디어 전문 재단 TBS 과학 전문 기자, 권경애 법무법인 해미르 변호사, 김경율 경제민주주의21 공동대표, 서민 단국대 의대 교수,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등 5명이다. 책은 대담 형식을 통해 조국사태를 통해 드러난 정치·사회·경제적 변화를 짚었다. 이들의 대담은 연초부터 추진돼 지난 7월까지 7차례에 걸쳐 진행됐다. 공동 집필자가 돌아가면서 사회를 맡고, 이들 중 두 명이 대담을 하는 식으로 구성됐다.

1장에서 3장까지는 미디어와 지식인 그리고 팬덤 정치를 다룬다. 강양구, 진중권, 서민이 대담에 참여했고, 2019년 8월 조국사태를 통해 드러난 정치인과 미디어, 여론의 역할과 세력 다툼 등에 대한 의견을 상호 교환한다. 이들은 “청와대, 여당, 행정부는 물론 유사 매체와 어용 관변 세력까지 총동원하여 벌어진 이 상황에서 확인한 것은 ‘우리가 선출된 권력이니 우리 뜻대로 하는 것이 촛불 정신’이라는 논리였다”며 “미래 사회의 비전에 대한 토론과 합의는커녕 ‘청와대냐 검찰이냐’는 선택을 강요하고, 정의와 상식의 기준 자체를 바꿔버리는 언어도단과 ‘비상식의 상식화를 체험했다”고 비판했다.

4장과 5장의 주제는 ‘금융자본과 사모펀드’다. 신자유주의, 금융시장, 사모펀드, 돈의 흐름, 무자본 인수합병(M&A), 주식 등의 경제 분야와 횡령과 세탁, 주가 조작, 자본시장법, 공직자윤리법, 백지신탁의무 등 법리 영역까지 살폈다. 김경율은 “민정수석은 정보를 취급하는 곳인데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사모펀드가 투자하기 좋은 기업정보를 얻을 수 있다”고 지적했고, 권경애는 “공직자윤리법은 다양한 자본시장의 등장에 전혀 부응하지 못하는 낡은 규정들이 많다. 특히 사모펀드의 규제는 전무하다”고 비판했다.

마지막으로 6장과 7장은 ‘586정치엘리트와 무너진 정의와 공정의 회복’을 주제로 삼았다. 공동 집필자 5인이 모두 대담에 참여했다. 일종의 종합 토론 성격이다. 이들은 한때 진보의 주축이었던 586세대가 이제 새로운 보수 세력이 됐다고 진단했다.

서민은 “사회를 바꾸겠다는 사람들이 기존 권력자들보다 더 부패하면 말이 안 된다”며 “그런데 이번 정권이 진보의 이미지를 완전히 망쳐놨다”고 주장했다. 또 권경애는 “원한 감정과 피해 의식 속에서 기득권 유지, 정권 유지에만 집착하는 것 같아요. 이제는 꿈이 사라져 버렸다”고 비판했다.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를 공동집필한 진중권(왼쪽부터), 김경율, 서민, 강양구, 권경애가 토론하는 모습./사진제공=천년의상상


■조국백서 이어 조국흑서도 베스트셀러 되나

출간 전부터 화제를 모은 ‘검찰개혁과 촛불시민’은 시중에 선보이자마자 바로 베스트셀러로 등극했다. 예스24 8월 3주차 종합 베스트셀러 차트 1위에 올랐다. 교보문고 8월 3주 온·오프라인 종합 베스트셀러 차트에서도 책 제목이 확인됐다. 출간 직후 종합 20위를 기록한 데 이어 한 주 만에 9위로 뛰어올랐다.

조국흑서에 대한 관심도 크다. 예스24에서는 이날 판매 시작과 함께 최근 1주일 주문 기준 베스트셀러 종합 19위에 올랐다. 인터넷 교보문고에서도 곧장 국내도서 주간베스트 18위, 정치·사회 주간베스트 2위를 기록했다.
/정영현·박준호기자 yhchu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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