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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의 '뉴롯데' 구상에.. 물러나는 '2인자' 황각규

롯데그룹, 사장단 교체 등 고위 임원 인사 단행

지주 조직 및 그룹 전체 슬림화도 병행

사드문제와 코로나19 등에 따른 위기돌파 카드

황각규 롯데지주 이사회 의장




‘롯데그룹의 2인자’인 황각규 롯데지주(004990) 부회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나며 롯데그룹이 대대적인 인사쇄신을 단행했다. 황 부회장의 퇴임은 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 사업 환경 악화, 지난해 일본불매운동에 이어 올 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까지 이어지며 불어닥친 ‘롯데 위기론’에 대한 대응 차원이다. 일각에서는 ‘뉴롯데’를 만들기 위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던진 ‘쇄신카드’라는 분석도 나온다.

14일 재계에 따르면 롯데지주는 지난 13일 오후 이사회를 열어 황 부회장 사임과 후임 인선 안건 등을 의결했다. 롯데가 정기인사철이 아닌데도 고위급 인사를 단행한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이날 물러난 황 부회장은 지난 1979년 호남석유화학(현 롯데케미칼(011170))에 입사해 40년 넘게 ‘롯데맨’으로 일했으며 신동빈 회장 체제 출범 이후 ‘오른팔’로 불리기도 했다. 황 부회장의 롯데지주 사내이사 임기는 오는 2022년 3월까지지만 이번 이사회 결정으로 중도사퇴하게 됐다.

황 부회장의 후임으로는 이동우 롯데하이마트(071840) 대표가 선임됐다. 이를 통해 롯데지주는 신 회장, 송용덕 부회장, 이동우 사장 등 3인 대표이사 체제로 전환된다. 롯데지주 경영전략실은 ‘경영혁신실’로 개편됐다.

이번에 개편된 롯데지주 경영혁신실장에는 롯데렌탈 대표인 이훈기 전무가, 롯데인재개발원장에는 윤종민 현 경영전략실장(사장)이 각각 임명됐다. 롯데물산 대표인 김현수 사장은 롯데렌탈 대표로 이동했으며 롯데물산 대표에는 류제돈 롯데지주 비서팀장이 내정됐다. 전영민 롯데인재개발원장은 롯데액셀러레이터 대표를 맡게 됐으며 롯데하이마트는 황영근 영업본부장이 신임 대표로 선임됐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롯데는 지속적으로 전문성 있는 새로운 리더들을 발굴해 미래 성장을 위한 준비를 계속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롯데그룹이 정기 인사철이 아닌 시기에 대규모 임원 인사를 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로 재계에서는 “그만큼 롯데그룹이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롯데그룹 측은 지난 13일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의 사임과 관련해 “황 부회장은 그룹에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판단해 경영 일선에서 용퇴했다”며 “황 부회장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비즈니스 환경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서는 젊고 새로운 리더와 함께 그룹의 총역량을 집중해야 한다며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알렸다. 황 부회장은 롯데지주 이사회 의장으로서의 역할은 계속 수행할 예정이다.

황 부회장의 갑작스러운 사임 소식에 롯데그룹 내부에서도 당황해 하는 흐름이 감지된다. 그만큼 황 부회장의 존재감이 컸기 때문이다. 황 부회장은 지난 2018년 신동빈 회장의 구속으로 8개월가량 이어진 ‘사령탑 공백’ 당시 신 회장의 빈자리를 훌륭히 메웠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 롯데는 2018년 그룹 매출 100조원을 돌파한데다 해외진출 국가도 36개로 늘리는 각종 악재 속에서도 성장을 지속해왔다. 황 부회장은 올 초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의 장례위원장을 맡는 등 롯데그룹 대소사에 앞장서기도 했다.



이 때문에 이번 황 부회장의 사임은 롯데그룹의 절박함을 잘 드러낸다는 평가가 나온다. 롯데는 2017년 중국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악재를 시작으로 수년째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같은 위기의식은 신 회장의 올해 발언에서도 잘 드러난다. 신 회장은 올 1월 열린 ‘2020년 상반기 LOTTE VCM(Value Creation Meeting)’에서 “현재 경제 상황은 과거 우리가 극복했던 외환위기, 글로벌 금융위기와는 완전히 다르다”며 “저성장이 뉴노멀이 된 지금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 지속 성장이 아니라 기업 생존이 어려울 수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또 지난달 열린 롯데그룹 하반기 VCM에서는 “올해는 2019년 대비 70~80% 수준으로 경제활동이 위축될 것이며 ‘70% 경제’가 뉴노멀이 됐다”며 “이러한 ‘70% 경제’에서 살아남을 길을 찾아야 한다”며 ‘새판짜기’를 주문하기도 했다. 롯데그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비대면’ 시대가 도래하면서 유통·식품·레저 같은 기존 주력 사업의 이익이 대폭 감소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올 들어 그룹 누적 영업손실만 1조원에 달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롯데타워


신성장동력도 딱히 보이지 않는다. 화학 부문은 최근 1년여 동안 지속된 유가하락으로 3조6,000억원을 들여 미국 현지에 준공한 에탄크래커(ECC) 공장 수익률이 감소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나프타분해시설(NCC)과 ECC 기반의 ‘규모의 경제’ 확보로 국내 화학사 중 가장 가격경쟁력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나 그만큼 글로벌 수요 감소와 같은 경기 변동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롯데는 올 4월 7개 유통계열사의 온라인몰을 한데 모은 ‘롯데온(ON)’을 선보이며 ‘디지털 롯데’로의 전환에 속도를 냈지만 이 또한 시장 반향이 크지 않았다.

롯데그룹은 이날 황 부회장 사임 소식 외에 8명의 대표이사 및 단위조직장 보임 인사를 단행하며 확실한 쇄신 의지를 보여줬다. 롯데지주 경영전략실은 ‘경영혁신실’로 개편돼 그룹의 미래 먹거리가 될 신사업 발굴과 계열사 간 시너지 창출 전략 등을 모색하는 데 집중한다. 롯데그룹은 이와 함께 신 회장이 강조하는 ‘디지털 롯데’ 구축을 위한 조직 슬림화 전략도 병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양철민기자 chop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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