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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과 도시]"건물 운명을 가르는 건 효용…공간·시간을 동시에 재구성"

■옛것을 품은 ‘종로의 병풍’ 센트로폴리스

김태집 간삼건축종합건축사 대표이사

김태집 간삼건축종합건축사사무소 대표이사




“건축의 생명력에 대해 생각할 때가 있습니다. 다양한 조형과 소재로 땅 위에 선 건축은 사람이 드나드는 것만으로도 가치를 인정받는 듯 보입니다. 그러다 시간이 지나 낡게 되면 리모델링을 통해 생명을 연장하다가 종국에는 철거 또는 보존의 갈림길에 서게 됩니다. 건물의 운명을 가르는 것은 ‘효용’입니다. 효용은 사용가치와는 달리 주관적이어서 이해당사자 간의 합의가 중요합니다.”

김태집(사진) 간삼건축종합건축사 대표이사는 ‘센트로폴리스’가 종로 공평동에 들어서는 과정을 ‘효용’의 측면에서 평가했다. 종로 공평동은 그 안의 문화재 등 역사적 의의가 큰 공간이다. 동시에 서울 도심의 핵심지로 고층 오피스빌딩의 수요 또한 넘치는 곳이다.

센트로폴리스는 이 두 가지의 ‘효용’을 모두 잡았다. 그는 “공평동 도시환경 정비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조선 한양에서 근대 경성에 이르는 건물터와 생활 유물이 다량 출토됐다”며 “종로의 랜드마크로 떠오른 센트로폴리스는 건축 전에도 큰 주목을 받은 건물”이라고 말했다. 또한 “600년 동안 한 나라의 수도로 기능한 서울에는 역사적·문화적 자산이 무궁무진하다”면서 “그러나 이런 자산이 박물관이 아닌 살아 있는 건물 속에서 시민과 함께 호흡하는 것은 무척 드문 일”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센트로폴리스는 현대와 근대, 현재와 과거, 유적지와 고층 빌딩이라는 공존할 수 없을 것 같던 가치를 한 건물 내에 성공적으로 녹여냈다. 김 대표는 “센트로폴리스는 지울 수 없는 과거이고 현재이며 다가올 미래”라며 “공간의 재구성인 동시에 시간의 재구성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이 같은 결과물을 낼 수 있었던 공(功)이 여러 이해관계자의 이해와 배려에 있었다고 봤다. 그는 “건축주는 수익성에 다소 불리할 수 있는 대지의 특성을 과감하게 포용했다”며 “주무 관청인 서울시는 용적률 인센티브라는 합리적 대안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또한 “수차례에 걸친 설계 변경을 묵묵히 인내한 건축가들도 빼놓을 수 없다”며 “모든 합의를 통해 현대적 감각의 첨단 빌딩에 전통의 가치를 더할 수 있었으며 묻혀 있던 역사를 열린 공간으로 끄집어낼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김 대표는 “과거와 현재가 끊임없이 대화를 나누며 새로운 혁신을 덧씌워가는 과정이 이곳을 기점으로 이뤄지기 바란다”며 “옛것에 대한 향수가 아닌 효용 측면에서 센트로폴리스를 누릴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권혁준기자 awlkw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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