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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계문제·무노조 논란과 결별…'뉴 삼성' 환골탈태 속도낸다

이재용 "승계 않겠다" 선언 이어

사내 노조 인정·준법감시 강화

협력사 지원 등 상생에도 온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5월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대국민 사과를 하기 위해 회견장에 들어서고 있다./서울경제DB




“대한민국의 국격에 어울리는 새로운 삼성을 만들겠습니다.”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은 지난 5월6일 경영권 승계 및 노조 문제와 관련해 직접 대국민 사과를 하며 이같이 강조했다. 이른바 ‘뉴 삼성’ 선언이다.

이 부회장이 밝힌 뉴 삼성은 ‘준법경영’과 ‘건전한 노사문화’에 방점이 찍혀 있다. 이 부회장은 “준법은 결코 타협할 수 없는 가치”라며 “준법이 삼성의 문화로 확고하게 뿌리내리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또 “이제 더 이상 삼성에서 무노조 경영이라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이 부회장은 그간 발목을 잡아온 경영권 승계 문제에 대해서도 “자녀들에게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겠다”며 향후 논란의 여지를 차단했다.

준법경영과 노조 문제는 삼성이 겪고 있는 사법 리스크의 주요 원인이 된 사안들이다.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이들 문제에 대해 진솔한 사과와 함께 향후 비전을 제시한 뒤 삼성이 환골탈태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9일 재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의 ‘뉴 삼성’ 선언 이후 삼성의 변화가 가장 두드러진 부문은 노사문화다. 뉴 삼성을 선언한 지 한 달이 채 지나지 않아 삼성은 서울 강남역 사거리 철탑 위에서 복직을 요구하며 농성을 벌여온 삼성 해고 노동자 김용희씨와 전격적으로 합의했다. 김씨가 철탑에 오른 지 1년여 만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당시 합의에 대해 “이 부회장이 밝힌 노조에 대한 전향적 입장이 삼성의 협상 실무자들에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지난달에는 삼성디스플레이가 사내 노조 활동을 공식 인정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회사에 노조 사무실을 마련하고 노조위원장 등 전임자를 두기로 했다. 이 부회장이 무노조 경영 폐기를 공식화한 뒤 삼성 계열사에서 나온 첫 노사 합의다.



삼성 사장단은 6월 국내 노동계를 대표하는 인물인 문성현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을 초청해 노사관계에 대한 강연을 듣기도 했다. 삼성 사장단이 한자리에 모여 외부 인사의 강연을 들은 것은 2017년 2월 이후 3년여 만이다. 이 자리는 이 부회장이 “외부의 질책과 조언을 열린 자세로 경청하겠다”고 한 약속에 따라 마련됐다.

이 부회장의 대국민 사과를 이끌어낸 삼성 준법감시위원회도 준법경영이 삼성에 정착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준법감시위는 삼성그룹의 준법경영을 감시하는 외부 독립기구로 김지형 전 대법관이 위원장을 맡고 있다. 준법경영과 관련한 구체적 실현 방안을 마련해 삼성 7개 관계사 이사회에 직접 권고하거나 의견을 제시하고 삼성 최고경영진의 법 위반 행위에 대한 신고도 받는다. 실제 준법감시위가 2월 출범 직후 “임직원의 시민단체 후원 내역을 무단열람한 사실을 사과하라”고 요구하자 삼성은 이를 즉각 수용해 공식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지난달에는 준법감시위와 삼성전자·삼성전기(009150)·삼성SDI(006400) 등 삼성 7개 관계사 관계자들이 워크숍을 열어 부패 스캔들에 휘말렸던 지멘스가 체질 개선을 통해 존경받는 기업으로 거듭난 비법을 공유하기도 했다.

삼성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속에서 상생경영도 강화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코로나19로 전국적인 마스크 대란이 벌어졌을 때 제조 전문가들을 마스크 생산업체에 파견해 스마트공장 구축을 지원, 마스크 생산량을 크게 늘린 바 있다. 밀려드는 해외 주문에 물량을 맞추지 못하던 코로나19 진단키트 생산업체에도 제조 전문가들을 보내 생산성 향상을 도왔다. 지난달에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협력사에 역대 최대 규모의 인센티브를 지급했다. 삼성전자가 297개 반도체 1·2차 우수 협력사 직원 2만3,000여명에게 지급한 인센티브는 365억원에 이른다. 반도체 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반도체 생태계를 육성하는 동시에 내수경기 활성화에 도움을 주자는 취지다.

이 부회장은 1월 사장단 간담회에서 “우리 이웃, 우리 사회와 같이 나누고 함께 성장하는 것이 우리의 사명이자 100년 기업에 이르는 길”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이재용기자 jyl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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