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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혼의 로맨스 '연극같은 영화'로 만나세요

■ 예술의전당, 스테이지 무비 '늙은 부부 이야기' 先공개

연극 무대에 영상 더한 '新 장르'

다양한 카메라 앵글로 생동감 UP

알콩달콩한 노부부 일상 담아내

상업영화 수준 흥행 목적 아닌

우수 공연 발굴·해외 홍보 초점

예산 확보·라인업 구축은 과제로





연극 같으면서 또 영화 같다. 무대와 영상 사이 그 어느 지점에 선 이 애매한(?) 장르에는 ‘스테이지 무비’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예술의전당이 지난 6일 공개한 스테이지 무비 ‘늙은 부부 이야기’는 코로나 19를 계기로 활성화된 공연 실황 영상의 진화를 보여줬다. 연극 ‘늙은 부부 이야기’를 영화관 상영용으로 제작한 이 작품은 무대의 생생함을 영상 언어로 한층 세밀하게, 다양한 각도에서 담아내며 새로운 콘텐츠의 가능성을 엿보게 했다.

스토리는 연극과 동일하다. 30년 전 남편을 먼저 떠나보낸 뒤 세 딸을 홀로 키워 출가시킨 이점순(차유경)의 집에 박동만(김명곤)이 불쑥 찾아와 월세를 살겠다고 한다. 동만은 점순이 과거 국밥집을 할 때 알게 된 사이로 그 역시 부인과 사별하고 두 아들을 키웠지만, 자식들의 무관심에 외롭게 살고 있다. 옥신각신하던 두 사람은 함께 계절을 나며 ‘빌어먹을 영감탱이’, ‘독 바짝 오른 욕쟁이 할망구’에서 어느 커플보다 더 달콤한 신혼부부가 된다. 사랑의 설렘이 어디 청춘만의 것이더냐. 노부부가 그려내는 알콩달콩한 일상은 그 자체로 예쁘고, 또 예쁘다.

스테이지 무비 ‘늙은 부부 이야기’의 인트로는 야외 촬영 영상이다./사진=예고편 영상 캡쳐


인트로와 계절 변화를 알리는 일부 장면은 야외 촬영으로 만든 영화 영상이다. 그러나 주된 이야기는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무대 세트를 배경으로 전개된다. 전환 없는 단일 세트지만, 다양한 카메라 워킹과 앵글을 통해 인물의 감정과 움직임을 생동감 있게 담아낸다. 이를 위해 영상 촬영은 실제 관객 대상으로 진행된 공연, 근접 포착을 위한 무관객 공연 등의 여러 형태로 진행됐다. 깨끗한 음질을 위해 후반 녹음 역시 추가 진행했다. 코로나 19로 많은 공연 단체가 선보인 기존 공연 영상은 관객 유무에 상관없이 객석에서 무대의 공연을 단일 시점으로 촬영한 게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스테이지 무비는 인물의 표정이나 세트를 다양한 시선으로 비추는 것은 물론이요, 슬로모션 같은 속도감 조절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스테이지 무비 ‘늙은 부부 이야기’는 다양한 카메라 앵글과 기법을 활용했다. 주인공 점순과 동만이 달빛 아래 춤을 추는 장면도 여러 시점에서 영상에 담아내 주인공들의 세세한 표정과 몸짓을 볼 수 있다./사진=예고편 영상 캡쳐




당장 상업영화 수준의 흥행과 수익 창출을 목표로 하지는 않겠다는 게 예술의전당의 입장이다. 애초 스테이지 무비의 시작이 된 예술의전당 ‘싹온스크린’ 사업도 공연 관람이 어려운 계층이나 군부대, 도서 지역, 그리고 한국 문화 홍보가 필요한 해외 문화원 등에 생생한 무대를 전달한다는 데 목적을 두고 2013년부터 이어져 왔다. 유인택 예술의전당 사장은 “상업 영화처럼 대규모 상영관 개봉으로 흥행하겠다고 접근한 게 아니다”라며 “공연과 영화가 만나고 발전하는 하나의 시도로써 그 가능성을 평가해달라”고 설명했다. 한정된 예산 탓에 올해는 소극장 작품을 중심으로 스테이지 무비를 제작한다는 계획이다. 연극 ‘여자만세 2’와 오페라 ‘춘향2020’ 등의 영상화를 논의 중이다. 유 사장은 “장기적으로 IPTV 등을 창구로 조금이라도 수익이 나는 구조가 정착되면 대학로에서 어렵게 창작하는 예술가들에게 (수익이) 돌아가는 선순환 생태계를 구축해보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극복해야 할 과제도 많다. 편당 제작비가 최소 1억 원 이상이기에 지속적인 라인업 구축과 질 향상을 위한 예산 확보는 필수다. 여기에 타깃 관객층이 애매하다는 점도 당장 넘어야 할 산이다. 스테이지 무비가 기존 공연 관객과 영화 관객을 제대로 흡수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이번 작품의 영상 감독을 맡은 신태연 예술의전당 문화영상사업부 PD는 “스테이지 무비가 공연도 영화도 아닌 중간 지점서 새 장르로 자리 잡고 새 마니아층 만들어가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작품은 21회 전주국제영화제 코리안시네마 부문 초청작으로 19일 전국 26개 CGV 상영관에서 개봉한다.
/송주희기자 ssong@sedaily.com 사진=예술의전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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