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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 후 '한 점 부끄럼 없었다' 할 수 있게…" 떠나는 검사장들의 '마지막 인사'

양부남 부산고검장. /연합뉴스




법무부가 7일 검사장 등 검찰 고위 간부 인사를 단행한 가운데, 지난달 사의를 표명한 양부남(연수원 22기) 부산고검장이 “너무 기죽지 말고 지금까지 국가발전과 사회 안정에 기여한 점에 대해 자긍심을 잊지 말자”며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그는 “검찰이 거악을 척결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심장한 말도 남겼다.

양 고검장은 이날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요즘 수사 관련 법률 개정 등으로 검찰 조직원들의 사기가 떨어진 게 참으로 가슴이 아프다”면서 “대한민국은 세계 제일의 법치주의 국가, 범죄로부터 가장 안전한 나라고 형사법 체계는 세계 최고의 수준이다. 여기에는 검찰이 지대한 역할을 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아무리 여건이 어려워도 인권보장, 정의실현, 진실발견이라는 검찰의 사명을 충실히 수행하자”며 “누가 알아주고 말고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검찰인에게 주어진 숙명”이라고 당부했다. 또 “정의 실현과 진실발견에 매몰되어 인간애가 사라진 수사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뒤돌아보자”며 쓴소리도 했다.

양 고검장은 창공을 날아다니며 맹금을 잡는 능력 있는 포수에 비해 새장에 있는 새의 정체를 파악하겠다며 털을 뽑고 뼈를 깎고 껍질을 벗기다 결국 새를 죽이고 마는 ‘옹졸한 포수’ 이야기를 전하며 “검찰이 거악을 척결하지 못하고 너무 엄격하게 검찰권을 행사함으로써 옹졸한 포수의 우를 범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뒤돌아보자”고 했다.

이어 증자의 ‘죄를 지은 각 사람이 왜 지었는지 그 정을 알게 된다면 슬퍼하고 긍휼히 여겨야지 기뻐하지 말라’는 말을 인용하며 “사건 하나 했다고 기뻐할 게 아니고 개개의 사건에 있어서 범죄의 동기와 범죄자의 처한 형편을 잘 살펴봐야 한다”며 “형편에 따라 검찰권을 유연하게 행사하는 것이 실질적인 인권보장이라는 생각이 든다”고도 밝혔다.

조상준 서울고검 차장검사(검사장). /연합뉴스




지난달 말 사직서를 제출한 조상준(연수원 26기) 서울고검 차장검사(검사장)도 이날 이프로스에 ‘검찰을 떠나며 인사드립니다’라며 사직 인사를 올렸다.

조 검사장은 “일희일비하지 마시고, 절대로 스스로를 비하하거나 경시하지 않으시길 바란다”며 “제도적 한계와 일부 운용상의 문제에도 불구하고 제가 아는 검찰은 정의롭고, 유능하며, 무한한 잠재력을 가진 조직”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도 전국 각지에서 기록에 파묻혀 범죄와 싸우고 있는 구성원 한분 한분의 정성과 노력은 그 자체로서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것들이 축적돼 검찰의 여러 바람직한 성과를 이뤄낼 것이라고 믿는다”고 검찰 구성원들을 격려했다.

그러면서 “무거운 책임감과 함께 태산 같은 자부심으로 업무에 임하시고, 업무를 마치신 후 ‘한 점 부끄러움 없었다’며 스스로 미소 짓는 여유를 가지시면 좋겠다”며 “저도 밖에 나가 검찰에, 특히 후배님들께 부끄럽지 않게 처신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퇴임식을 가진 김영대 서울고검장(연수원 22기)도 후배들을 향해 “여러 현안들에 걱정이 많은 것도 사실이지만, 위기도 잘 헤쳐나갈 것이라 생각한다”며 “위기일수록 가장 중요한 것은 진실이다. 진실에 따라 공정하게 사건 처리를 하면 장애물이 될 것은 없다”고 마지막 메시지를 전했다.

한편, 이날 법무부는 대검검사급 검사 26명에 대한 인사를 11일 자로 단행했다. 고검장 승진자는 조남관(55·연수원 24기) 법무부 검찰국장과 장영수(53· 연수원 24기) 서울서부지검장 등 2명으로 각각 고검장급인 대검찰청 차장검사와 대구고검장으로 승진했다. 검사장 승진자는 27기에서 3명, 28기에서 3명 등 모두 6명이다. /조예리기자 sharp@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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