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한 달 동안 주요 은행의 신용대출이 2조원 넘게 급증한 것으로 드러났다. 6월에 이어 두달 연속이다. 최근 부동산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주택담보대출이 어려워지자 상대적으로 느슨한 신용대출로 수요가 몰린 결과로 풀이된다. 향후 신용대출 역시 조건이 강화될 수 있다는 불안감에 대출을 받아놓고 보자는 불안 심리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KB국민·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개 시중은행의 지난달 신용대출 잔액은 120조2,043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월 대비 2조6,810억원 늘었다.
지난 6월의 경우 신용대출 잔액은 117조5,232억원으로 전달보다 2조8,374억원 증가했다. 이는 올해 최대 증가세로 기록됐다. 6월에 이어 7월에도 한달 새 신용대출이 2조원 이상 뛴 것이다.
월별로 보면 코로나19 확진자가 쏟아지기 시작한 3월 전월 대비증가 규모가 2조2,409억원을 기록했다. 이후 4월에 4,974억원, 5월에 1조689억원으로 대출 증가세가 주춤하는 추세였다. 작년 말과 비교하면 신용대출은 약 10조2,935억원이 뛰었다.
반면 지난달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452조8,230억원으로 1조3,671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지난 5월 450조6,098억원, 지난 6월 451조4,559억원을 기록하는 등 주담대 잔액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은행권에서는 최근 고강도 부동산 규제로 인해 주담대 증가세가 둔화된 대신 신용대출이 급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정부는 6·17부동산대책과 7·10 주택시장 안정대책을 통해 주택담보 대출시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을 현행 70%에서 시가 9억원 이하 주택은 40%, 9억원 초과는 20%, 총부채상환비율(DTI)는 40%로 제한했다. 부동산 대책으로 주담대가 사실상 어려워지자 신용대출로 몰렸다는 것이다. 나아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금융당국이 조만간 신용대출도 강화할 계획이라며 금리가 낮을 때 최대한 신용대출을 최대한 받아놓아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에 따른 생활비 용도, 주식 투자용, 주택 구입 용도 등 최근 다양한 이유로 신용대출을 받는 경우가 늘었다”며 “각 은행에서 대출 부실로 이어지지 않도록 각종 조치들을 고민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영기자 ji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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