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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걸 "아시아나 무산땐 모든 책임 현산에" 직격탄

■산은, 현산에 최후통첩

"재실사 요구, 의도 이해못하겠다

결렬땐 국유화 대신 산은서 관리"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3일 서울 여의도 산은 본점에서 열린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산업은행




3일 온라인 기자간담회에 등장한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의 표정은 불과 한 달 반 전인 지난 6월17일 간담회 때와 전혀 달랐다. 당시 HDC현대산업개발에 “1960년대 연애편지 하는 것도 아니고 일단 만나자”고 특유의 농담 섞인 발언을 했지만 이날은 웃음기가 싹 사라지고 목소리도 간간이 떨렸다.

이날 산은이 HDC현산에 최후통첩을 했지만 산은 스스로도 HDC현산에 큰 기대를 걸고 있지는 않은 것이 브리핑의 전반적인 분위기였다. 이 회장은 “현산이 재실사를 요구했는데 7주 동안에 엄밀한 실사를 한 상황에서 자꾸 재실사를 요구하는 의도가 무엇인지 이해할 수 없다”며 “남은 기간 현산에서 심사숙고해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더 이상 결정을 미룰 수 없는 결단의 시점에 와 있다”며 “그동안 제기된 쓸데없는 공방은 마무리 짓고 양측이 마지막 협상을 해서 종결을 지을 때가 됐다”고 말했다.



최대현 산은 부행장 역시 “그동안 수많은 인수합병(M&A)을 해왔지만 당사자 면담 자체가 조건인 경우는 처음”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회장과 정몽규 현산 회장이 두 차례 만난 적이 있다”며 “산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을 감안해 (인수조건) 조정 가능성을 충분히 열어놓았고 만남을 통해 협상에 응해달라는 기본적인 요구를 했다”고 그간의 상황을 전했다.

다만 이 회장은 미국의 시어스와 몽고메리워드사(社)의 희비를 언급하며 HDC현산을 회유하는 등 일말의 희망은 놓지 않았다. 이 회장은 “1945년 두 회사는 다른 판단을 해 몽고메리는 쇠락의 길을 걷고 시어스는 30~40년간 미국 및 전 세계 리테일 시장을 평정했다”고 예를 들었다. 미국 소매체인 몽고메리는 2차 세계대전 후 참전용사들이 실업자가 돼 공황에 빠질 것으로 보고 투자를 가능한 한 줄인 반면 경쟁업체였던 시어스는 은행 대출을 통해 교외로 사업을 확장하며 수요 증가에 대비했다. 전후 미국 경제는 크게 성장했고 몽고메리는 쇠락에 빠졌다. HDC현산이 지난해 말 인수 결정을 할 때 항공산업의 미래를 밝게 봤으므로 시어스의 사례를 교훈 삼아 결단을 내려달라는 의미다.



산은은 M&A가 무산된다면 일단 아시아나를 채권단 관리하에 두겠다고 했다. 최 부행장은 “아시아나는 기간산업안정기금 지원 대상 요건을 충족한다. 유동성 지원 및 영구채의 주식 전환 등을 통한 채권단 주도의 경영관리 방안을 마련 중”이라며 “우선 아시아나의 경영정상화가 목표가 될 것이고 시장여건이 허락하면 재매각을 빨리 추진해 제대로 된 인수주체가 나타나는 것이 가장 적합하다”고 설명했다. 또 “대형 사모펀드(PEF)가 인수하는 것은 정부의 투자적격성 검토가 선행돼야 한다”며 “다른 대기업 그룹도 인수주체가 되는 것을 열어놓고 진행할 것”이라고 전했다. 아시아나 국유화에 대해서는 “산은이 출자전환을 통해 아시아나의 일부 지분을 보유하는 것을 국유화로 표현하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며 “신용도, 다른 영업사항 등에 영향이 있을 수 있으므로 산은의 관리하에 둔다는 표현이 정확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저비용항공사(LCC)에 대해 최 부행장은 “2월에 3,000억원을 지원하기로 했고 현재 2,500억원이 지원됐다”며 “각 LCC가 내년 1·4분기까지 추가로 필요한 자금에 대한 회계법인 실사를 완료했다”고 말했다. 다만 최 부행장은 “지원도 중요하지만 각 사의 경영정상화를 위한 자구노력 등이 병행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추가 지원을 하겠지만 사업부 매각, 통폐합, 자회사 정리 및 대주주 책임이행 등 인력 구조조정을 뺀 자구안이 같이 이뤄져야 한다는 뜻이다.
/이태규·이지윤기자 class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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