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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의 '반도체 베팅'...올 사상최대 30조 투자

삼성, 상반기만 14.7조 시설투자

경쟁사 부진 틈타 '초격차' 고삐





삼성전자(005930)가 올 상반기 반도체로 벌어들인 돈의 80% 가량을 반도체 설비에 재투자하며 ‘초격차’에 한층 힘을 준다. 일각에서는 올해 삼성전자 반도체 설비투자액이 역대 최고인 30조원에 육박할 것이란 전망까지 나온다.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70% 가량을 차지하는 D램 가격이 올 하반기 하락세로 접어드는 등 실적 반등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이재용(사진) 삼성전자 부회장이 막대한 투자를 기반으로 한 ‘승부수’를 던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2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 상반기에만 반도체 부문 시설투자에 14조7,000억원을 집행했다. 지난해 상반기 반도체 부문 투자 금액이 8조8,000억원 가량이라는 점에서 1년새 투자액을 2배 가까이 늘렸다. 이 같은 투자 기조에 발맞춰 삼성전자의 2·4분기 차입금 또한 16조6,848억원으로 직전분기(15조6,652억원) 대비 1조원 이상 늘었다. 이 같은 투자가 지속될 경우 올해 삼성전자 반도체 설비 투자 금액은 역대 최고를 기록했던 지난 2017년의 27조3,456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반도체 슈퍼사이클’을 기대할 수 없는데다 주요 기업들이 장기불황에 대비해 ‘현금확보’에 주력하는 상황에서 삼성이 다시한번 ‘초격차’ 카드를 꺼내들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실제 삼성전자는 2018년(23조7,196억원)과 2019년(22조5,649억원)에도 반도체 부문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며 초격차 기조를 이어갔지만 올해는 보다 공격적인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설비 투자는 D램 등 주력제품 업그레이드 및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도입을 통한 파운드리 공정 고도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삼성전자 측은 올 2·4분기 콘퍼런스콜에서도 “메모리는 향후 수요 증가 대응을 위한 공정 전환 및 증설용 설비 중심으로 투자가 집행됐으며 파운드리는 선단 공정 수요 대응을 위한 5나노 라인 증설을 중심으로 투자가 이뤄졌다”고 밝힌 바 있다. 삼성전자의 웨이퍼 투입 기준 반도체 생산량은 75%이상이 ‘1세대 10나노급(1x)’ 이하일 정도로 미세공정 기반 D램 출하량이 늘고 있다.

삼성전자는 향후 EUV 장비를 활용한 D램 양산에 박차를 가하며 D램 제조사인 SK하이닉스(000660)·마이크론과의 이익 격차를 더욱 벌린다는 계획이다. 서버용 D램(DDR4 32GB 기준) 고정거래 가격이 전월 대비 6.4%, PC용 D램(DDR4 8Gb 기준) 가격은 5.4%씩 각각 하락했지만삼성전자의 압도적 ‘원가 경쟁력’을 감안하면 올 하반기 이익 하락폭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또 낸드플래시 부문에서는 중국 시안 라인 증설과 평택캠퍼스 2라인 착공 외에 ‘1xx’ 기반 제품 공급을 늘려 수익성을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서버에 탑재되는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을 기술을 보유하고 있어, 올 상반기 메모리 반도체 업체 중 낸드플래시 부문에서 유일하게 흑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라인에도 투자를 집중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EUV 장비를 독점 생산하는 네덜란드 ASML의 올 2·4분기 매출에서 38% 가량의 비중을 차지하며 관련 장비를 싹쓸이 하는 모습이다.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는 올 하반기 5나노 기반 반도체를 대거 양산한다는 계획이며 4나노 1세대·2세대 공정 개발에도 힘을 쏟고 있다.

특히 글로벌 1위 파운드리 업체인 대만 TSMC가 올해 설비투자 예상액을 기존 150~160억 달러에서 최근 10억 달러 가량 추가로 늘려 잡으며 투자 확대 기조를 지속하고 있다는 점도 삼성전자가 투자를 늘리는 이유다. TSMC가 최근 인텔의 일부 반도체 물량을 위탁생산하기로 했다는 소문까지 나도는 상황에서 TSMC 수준의 공격적 투자 없이는 점유율 격차가 더욱 벌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투자 확대는 인텔 시가총액을 뛰어넘은 그래픽처리장치(GPU) 부문 절대강자 엔비디아의 부상과, 파운드리만으로도 글로벌 반도체 업계 시총 1위에 등극한 대만 TSMC의 강세 등 시장 판도 급변과 관련이 깊다”며 “최근 현장경영 행보에 힘쓰고 있는 이재용 부회장의 이른바 ‘위기론’이 엄살이 아닌 절박함의 발로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라고 밝혔다. /양철민기자 chop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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