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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 사업했다고…'상장 퇴짜' 맞은 벤처

 코인 발행한 OTT업체 '왓챠'

 거래소서 "IPO 어렵다" 통보

 암호화폐는 사실상 상장 불허

 블록체인 생태계 고사 우려

암호화폐 관련 사업을 하고 있는 벤처·스타트업들의 기업공개(IPO)가 사실상 어렵게 됐다. 한국거래소가 암호화폐 발행 등의 사업을 하는 기업에 대해 IPO 심사 등을 까다롭게 해 사실상 불허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서다. IPO 준비에 나섰던 암호화폐 관련 벤처·스타트업들에 비상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9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한국판 넷플릭스로 불리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스타트업 왓챠는 최근 자사가 발행한 암호화폐인 CPT를 95% 이상 회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CPT 사업 정리에 나선 것이다. 왓챠의 CPT는 일종의 포인트로 이용자들이 콘텐츠를 시청하거나 평점을 매기면 CPT로 보상해주고, 이용자들은 CPT를 활용해 다른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왓챠가 CPT 사업을 종료하려는 것은 거래소가 CPT 발행 모델을 고집하면 IPO가 어렵다는 통보를 직간접적으로 해왔기 때문인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투자 업계 관계자는 “상장 준비를 하던 왓챠에 (거래소가) 암호화폐 사업을 유지하는 한 IPO가 어렵다는 내용의 통보를 한 것으로 안다”며 “CPT를 전량 회수해 폐기하는 것은 거래소 상장 불확실성을 미리 없애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산타토익’으로 유명한 인공지능(AI) 기반 에듀테크 업체인 뤼이드도 자사가 발행한 ‘산타토익 코인(STOEIC)’ 서비스를 중단했다. 왓챠처럼 IPO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 미리 암호화폐 사업을 접은 것이다. 거래소가 암호화폐 관련 사업을 하는 기업의 IPO를 사실상 불허하면서 관련 업체들의 추가 투자 유치는 물론 장기적으로 IPO 계획에도 비상이 걸렸다. 블록체인 기술개발을 위해서는 암호화폐 사업이 따라붙어야 하는데 IPO가 어렵게 되면 관련 기업들의 엑소더스가 현실화되고, 막 싹트기 시작한 블록체인 산업 생태계도 고사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거래소 관계자는 “(암호화폐 관련 사업을 하는 기업의 상장 여부에 대해) 내부적으로 깊이 논의하거나 정해진 방침은 없다”면서도 “상장 청구 회사의 (암호화폐 관련) 사업 내용을 살펴볼 필요는 있다”고 설명했다. 일부에서는 암호화폐에 대한 사회인식이 부정적인데다 정부가 암호화폐에 대한 법적 지위나 규제안 등을 검토하는 상황에서 거래소가 관련 기업의 IPO를 상당 기간 보수적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박호현·박경훈 기자 greenl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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