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언유착 의혹 관련 尹 '독립적 수사본부' 건의 즉각 거부한 秋

"사실상 수사팀 교체·변경 포함… 지시 이행 볼 수 없어"

향후 '감찰→집단반발' 등 법무부-검찰 간 전면전 불가피

8일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청사 앞에 검찰 깃발과 태극기가 휘날리고 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이날 ‘검언유착 의혹’ 수사지휘에 대한 윤석열 검찰총장의 최종 건의를 거부함에 따라 법무부와 검찰 간 전면전이 불가피해졌다. /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8일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과 관련 윤석열 검찰총장이 제시했던 독립 수사본부를 구성하고 수사 결과만 보고 받겠다는 건의를 거부했다. 윤 총장의 건의를 추 장관은 사실상 지난 2일 발동했던 수사지휘권에 대한 항명으로 간주했다고 해석된다. 향후 지시 불이행을 이유로 윤 총장에 대한 직접적 감찰 등이 예상되고 있어 법무부와 검찰 간 갈등이 전면전 양상을 띠게 됐다.

법무부는 이날 오후 7시50분경 윤 총장의 건의사항에 대해 “사실상 수사팀의 교체, 변경을 포함하고 있으므로 문언대로 장관의 지시를 이행하는 것이라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윤 총장이 법무부에 최종 건의안을 제시한 지 약 1시간 남짓 만에 나온 결정이다. 당초 추 장관은 이날 연차휴가 중이라 휴가에서 복귀하는 오는 9일에 입장을 발표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으나 전격적으로 발표한 것이다.



윤 총장은 앞서 이날 오후 6시경 법무부에 추 장관의 수사지휘에 대한 공식 입장을 전달했다. 대검찰청은 윤 총장이 현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이 포함된 독립적 수사본부를 김영대 서울고검장의 지휘로 구성토록 하고, 본인은 지휘감독에서 빠지고 수사 결과만 보고 받는 방안을 건의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제안이 사실상 특임검사를 지정하자는 검찰 내부의 의견을 법무부에 우회적으로 제시한 것으로 해석됐다. 추 장관이 지시한 수사팀의 독립성 보장과 검찰 내부의 특임검사 지정 요구 사이 절충을 시도했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 경우 윤 총장뿐 아니라 기존 수사팀을 지휘감독했던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도 지휘감독에서 배제되기 때문에 논란의 소지가 있다는 분석도 있었다.
/박준호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