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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널] 딜 무산 전조?...HDC현산, 아시아나 인수용 회사채 대거 미달

수요예측 1,000억 규모 3년물 0원

2년물 10억·5년물은 100억 그쳐

아시아나 인수전 부담...투자자 외면





HDC현대산업개발이 회사채 발행을 위해 진행한 사전청약에서 수요 확보에 실패했다.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앞두고 ‘승자의 저주’가 우려되면서 신용도 하향 압박이 커진 탓이다.

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현대산업개발은 이날 3,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위해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110억원의 자금을 받는 데 그쳤다. 2년물에 10억원, 5년물에 100억원이 각각 들어왔다.

현대산업개발은 지난달까지만 해도 이달 만기 회사채 1,400억원을 차환하기 위해 1,500억~2,000억원어치를 발행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이달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면서 최종적으로 아시아나항공 인수자금을 함께 조달하기로 결정했다. 발행 규모가 커진 만큼 회사는 이번 회사채 공모 성사를 위해 희망금리밴드 상단을 크게 늘리고 인수단으로 산업은행을 초청하는 등 만반을 기했다. 만기도 당초 계획했던 7년물을 제외하고 2년물 발행으로 선회했다.

시장에서는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앞두고 회사의 신용도 하락 가능성이 커진 것이 부담이었던 것으로 해석했다.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한 후 일제히 현대산업개발의 신용등급을 하향 검토 대상에 올렸다. 전 세계 하늘길이 막히면서 아시아나항공의 손실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매수자로 나선 현대산업개발의 지원부담이 클 것이라는 분석에서다. 한국신용평가는 “인수 확정 시 2조원의 인수대금 중 1조6,800억원의 자금을 보유 현금과 차입금을 통해 조달할 예정”이라며 “유동성과 재무 여력 저하가 불가피하다”고 평가했다.



시장에서는 현대산업개발의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대해 ‘승자의 저주’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는 분위기다. 사실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따른 재무부담을 제외하면 현대산업개발의 영업수익성은 우수한 상태다. 회사의 1·4분기 영업이익은 1,37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3% 늘었다. 특히 채산성이 좋은 주택 분양실적에 힘입어 영업수익성과 현금창출능력이 우수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금융투자 업계의 한 관계자는 “HDC현산의 자체적인 재무역량은 건설사 중 우량한데, 문제는 아시아나”라고 지적했다.

대개 기업들은 인수합병(M&A) 자금조달 시에도 운영자금이라고 공시하는 경우가 많다. 시장 투자자들이 반기지 않기 때문이다. 회사채를 발행해 자금이 유입되고 나면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현금과 섞어 사용하기 때문에 사실상 강제성이 적다. 그러나 현대산업개발은 이번 발행을 앞두고 아시아나항공 제3자배정 유상증자 참여 자금이라고 명확히 공시했다. 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시장에서 관심이 많은 딜이니만큼 관례처럼 ‘퉁치는’ 것이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며 “결과적으로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따른 리스크를 크게 본 것”이라고 분석했다.

A급 회사채에 대한 투심이 예전만 못하다는 점도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코로나19가 예상보다 장기화되면서 올해 기업들의 실적악화 우려가 커진 탓이다. 5월 말부터 현대건설기계와 한화건설·GS건설·사조산업·OCI 등 실적악화 전망이 짙은 A급 기업들을 중심으로 연이어 투자수요 확보에 실패했다.
/김민경기자 mk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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