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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지원, 제조업은 '뒷전'

중기부 '아기 유니콘' 40곳 중

플랫폼·바이오헬스가 55.4%

일반 산업 분야는 35%에 그쳐

정부의 스타트업 지원이 기술 스타트업보다 플랫폼 스타트업에 쏠려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술 스타트업은 성과를 내는 데 시간이 걸리다 보니 ‘단기 성과’를 보여주기 위해 상대적으로 쉬운 플랫폼 스타트업 지원만 늘리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장 엔진을 담당할 스타트업에 대한 정부의 지원이나 투자가 기술 스타트업보다 식음료나 패션 등 서비스 플랫폼에 급격히 몰리고 있다. 정부가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숫자’에 매달리다 보니 성장 속도가 상대적으로 빠른 플랫폼 스타트업 지원에 더 집중한 결과다. 최근 중소벤처기업부가 선정한 ‘아기 유니콘(기업가치 1,000억원 이상 비상장 기업)’ 40곳 중 정보통신기술(ICT)·데이터·네트워크·인공지능(AI) 기반 플랫폼 기업을 비롯해 바이오·헬스 기업이 55.4%(26곳)를 차지했다. 반면 일반 제조업 분야는 15곳으로 35%다. 이렇다 보니 플랫폼 외의 산업군에서는 ‘정책 소외’를 호소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플랫폼 스타트업의 경우 정부 지원이 아니더라도 벤처캐피털(VC) 등의 다양한 투자자들이 줄을 서서 기다릴 정도지만 기술제조 스타트업의 경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매출이 급락한데다 3·4분기에는 운영자금 부족 등으로 생존을 장담할 수 없을 정도로 극한의 위기감을 느끼고 있어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코로나 사태가 1월 말부터 왔고 2월·3월 들어서는 우려 정도였지만 1·4분기와 2·4분기를 지나면서는 ‘이러다가는 줄폐업할 수 있겠구나’라는 위기감이 현실화되고 있다”며 “성장성이 크고 성과가 단기에 나올 수 있는 플랫폼에 대한 정부의 지원이나 VC들의 투자는 더욱 커져 상대적 박탈감마저 느낀다”고 토로했다. VC 업계 내부에서도 스타트업 투자에 대한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갈수록 심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투자 대상 기업을 정할 때 자금회수가 쉽고 성장이 빠른 플랫폼 기업 위주로 하다 보니 기술 스타트업이 상대적으로 소외되고 있다는 것이다. VC 업계의 한 관계자는 “고용도 많이 하고 기술력이 뛰어난 기업에 투자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지만 성공이나 이익을 내는 게 어렵다 보니 상대적으로 투자 매력이 떨어진다”며 “국내 대부분의 VC는 서비스 플랫폼 스타트업 투자에 주력하고 정부 지원도 이런 쪽에 맞춰져 있다”고 말했다. 실제 기술 기업들은 플랫폼 스타트업과 달리 자금 유치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자율주행 관련 라이다(LiDar) 개발 스타트업의 대표는 서울경제와의 통화에서 “라이다 분야 스타트업은 전 세계에서 40여개가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며 “기술기업이 (정부나 VC로부터) 펀딩을 받는 것은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안산에 있는 플랜트 관련 기술 중소기업의 경우 창업 이후 지난해까지 적자를 낸 적이 한 번도 없지만 올 들어 코로나19 영향으로 투자 유치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매출 300억원에 영업이익률이 5%대를 유지하고 있지만 제조업이라는 이유로 펀딩이 어려운 상황이다. VC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미 수천억원대 가치를 인정받는 플랫폼 스타트업들은 적자가 나더라도 국내외 민간 투자자들이 막대한 지원을 한다”며 “정부 등 공공 부문에서 도와주지 않아도 되는 (플랫폼) 기업에 자금·정책 지원을 굳이 왜 더 해주려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정부가 ‘유니콘 숫자’에 집착하면서 단기 치적으로 내세울 수 있는 플랫폼 스타트업 지원을 강화하다 보니 양극화 결과를 낳는 역설이 생겨나고 있다는 것이다. /박호현·연승기자 greenl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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