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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노동유연성 높여야 할 판에 해고금지 입법 추진한다니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함께 연내 ‘해고금지법’ 입법을 추진하기로 했다. 정문주 한국노총 정책1본부장은 3일 “민주당과의 정책협의를 거쳐 하반기 중 해고금지법을 발의하기로 했다”고 의지를 밝혔다. ‘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의 제한’이 담긴 근로기준법 24조를 강화해 해고를 더욱 어렵게 하겠다는 것이다. 민주당과 정책협약을 맺은 한국노총은 4·15총선에서 국회의원을 9명이나 배출한 만큼 해고금지 입법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해고금지법의 핵심은 우선 해고를 위한 경영상의 조건을 강화하자는 것이다. 또 경영권 변동 시에는 고용승계를 보장하고 비정규직을 많이 쓰거나 해고를 많이 하는 기업에는 일종의 벌과금을 부과하자는 것이다. 그러나 근로기준법에는 지금도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 해고회피 노력 등 네 가지 엄격한 조건이 있어 정리해고가 거의 불가능하다. 코로나19 쇼크로 생존이 힘들어진 기업들이 비용을 줄여야 할 판에 해고가 더 어려워진다면 기업 파산으로 일자리가 사라질 수도 있다. 기업들의 신규 채용이 줄어들면서 고용시장이 더 얼어붙을 수밖에 없다.

더 큰 문제는 노동시장의 경쟁력이 떨어져 국내외 투자자들이 한국 투자를 피한다는 점이다. 지난해 세계경제포럼(WEF)에서 국가경쟁력을 평가할 때 한국의 노동 분야 경쟁력은 국가부도 상태인 베네수엘라 등과 꼴찌를 다툴 정도였다. 한국은 노사협력 부문 130위, 고용·해고 유연성 102위, 임금결정 유연성이 84위에 그쳤다. 노동시장 유연화가 악화할 경우 해외자본의 한국 이탈도 확산되고 해외에 있는 국내 기업의 국내 복귀는 더욱 어려워진다. 기업이 살아야 일자리도 지킬 수 있다. 여당과 한국노총은 해고금지 입법화는 고통 분담이 아니라 노사 공멸의 길로 갈 우려가 있다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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