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정상회담은 핵잠수함에서 시작된다.”
영화 ‘강철비2: 정상회담’이 흥미로운 소재를 앞세워 여름 극장가 대전에 뛰어들었다. 여기에 배우 정우성, 곽도원, 유연석이 일으킬 특별한 시너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일 오전 영화 ‘강철비2: 정상회담’의 제작보고회가 온라인을 통해 생중계됐다. 양우석 감독과 배우 정우성, 곽도원, 유연석이 참석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영화는 남·북·미 정상회담 중 북의 쿠데타로 세 정상이 북의 핵잠수함에 납치된 후 벌어지는 전쟁 직전의 위기 상황을 그린다.
‘강철비2: 정상회담’은 2017년 개봉한 ‘강철비1’와 내용으로 연결되는 속편이 아닌 상호보완적인 속편을 표방한다.
양우석 감독은 “흔히 속편이라고 하는 건 같은 배우분들이 같은 배역으로 이야기를 하는데, ‘강철비’는 상호보완적 속편이라고 얘기한다”며 “2017년에 전쟁 위기가 필연적으로 다가올 수 있다고 생각했다. 만약 그렇다면 그 속에서 우리나라가 할 수 있는 결정이 뭐가 있을까 하는 질문에서 시작한 영화가 ‘강철비’ 1편이었다. 사실 분단은 우리가 하고 싶어서 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통일도 우리만 할 수 있는게 아니다. 그래서 그런 분단 문제, 평화 문제, 전쟁 문제를 조금 더 냉정하게 들여다보고 싶었고 1편보다 더 냉정하게 바라본 작품이 이번 영화”라고 전했다.
정우성, 곽도원은 ‘강철비1’과 달리 각각 진영을 맞바꿔 출연한다. ‘강철비1’에서 북한군이었던 정우성은 대한민국 대통령으로, ‘강철비1’에서 외교안보수석이었던 곽도원은 북한 호위총국장으로 분했다. 이에 대해 양우석 감독은 “남북의 진영을 싹 바꿔서 남과 북이 바뀐다 하더라도 현 체제가 바뀌지 않는다는 걸 웅변하는 캐스팅이라고 생각한다. 단 1편에서도 미국, 일본, 중국의 역할을 맡은 분들은 그대로 나온다. 강철비 1편은 두 철우라는 인물을 통해 상황이 바뀔 수 있었는데 ‘강철비2’는 남북만으로 바뀔 수 없다는 걸 보여주므로 더 슬픈 상황일 수 있다”라고 소개했다.
‘강철비2’는 정우성의 대통령 변신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정우성은 “출연 제안을 받았을 때 그 안에 담겨있는 무게는 상당했다”며 “‘강철비2’에서 갑자기 나보고 대통령을 하라 하니까 감독님이 나한테 왜 자꾸 시험에 드는 숙제를 던져주시나 그런 생각이 들면서 같이 하겠다고 마음먹기까진 상당한 고민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정우성이 대통령 캐릭터를 만들어가기 위해 할 수 있는 건 ‘상상’ 뿐이었다. 그는 “역대 남북 정상회담 했던 대통령들을 살펴보고 그분들이 어떻게 한반도를 바라봤는지 개인적인 철학이나 정치인으로서 사명을 생각했다”며 “얼마만큼 역사에 대한 연민을 갖고 있고, 그것을 통해 민족과 한반도의 미래를 어떤 식으로 바라봤는지, 어떻게 대통령들이 남북정상회담을 주도했는지를 생각하면서 정서를 찾아간 것 같다”고 설명했다.
1편에서 남한 외교안보수석을 연기했던 곽도원은 ‘강철비2’에서 북한호위총국장을 맡았다. 그는 “감독님이 ‘강철비2’를 하신다고 하셔서, 그러면 제가 대통령이 되는 거냐고 했다. 급이 올라가서 대통령이 되는 줄 알았다”고 운을 뗐다.
생애 첫 북한군 역할을 맡은 곽도원은 사투리 때문에 고생을 많이 했다고. 그는 “고민을 많이 했는데 시나리오가 너무 재미있었다. 그리고 ‘강철비2’라 1편과 이어지는 게 많았는데 ‘역할 두 개를 바꿔 할 때 어떨까’라는 생각을 했다. 북한군 역할을 처음 해 봐 호기심도 많았다”며 “악역이 아니란 생각을 해 감독님과 이야기를 많이 나눴고, 북한 사투리가 낯설어서 너무 어려웠다. 준비하는데 애를 먹었다”고 털어놨다.
새롭게 ‘강철비2: 정상회담’에 합류한 유연석은 북의 젊은 최고 지도자 북 위원장으로 분해 강렬한 변신을 선보일 예정이다.
유연석은 “1편을 재미있게 봤다. 제안하셔서 시나리오를 봤는데, 북 위원장 나한테 제안하신 게 맞나 했다”며 “망설이기도 했다. 한 나라의 지도자 역할을 한다는 게 스스로 상상이 안됐다. 감독님을 만나 뵙고 이야기를 나눴다. 한반도 정세 이야기를 실감나게 하지만 위트있게 그리는 재미있는 요소도 많고 볼거리도 많다 보니까 도전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겁도 났지만 저에게도 도전과 같은 캐릭터라고 생각했다. 도망치지 말고 도전해보자 해서 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북한 지도자 캐릭터를 그려내기 위해 중점을 둔 부분에 대해서는 “실제로 젊은 나이에 그런 체제에 놓여서 지도자를 한다 했을 때 벌어지는 갈등을 내 일이라고 생각하니 굉장히 어깨가 무겁고 중압감이 크더라”며 “그런 고민하는 모습이 그대로 담기면 어떨까 했다. 비단 체제가 다르더라도 청년이 어떤 심각한 문제에 놓였을 때 하는 갈등, 고민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했다. 청년의 고민을 표현한다고 생각하고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양우석 감독은 “강철비1‘에서 정우성 곽도원이 케미, 로맨스를 보여줬다면 이번엔 거의 죽일 듯 붙는다. 극과 극 연기를 두 분이 잘해주셨다. 두 분에 대한 믿음이 있어 확신했고 잘 나왔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정우성은 “코로나19로 인해 우리 생활이 영향을 받고 있다. 이런 시기에 영화 개봉하는 것이 불안한 건 사실이다. 관객분들이 영화를 편안히 즐기셔야 할 텐데라는 노파심, 걱정도 있다.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극장을 찾아주시는 분들이 마스크를 착용하시고 영화를 잘 즐겨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한편 ‘강철비2: 정상회담’은 오는 29일 개봉한다.
/이혜리기자 hyer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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