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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포럼 2020] "AI시대에도 인사이트는 인간 몫…전문가 경험·지식 중요"

■ 스튜어트 러셀 UC버클리 교수 특별강연

확률론적 모델로 팬데믹 예측 등 AI 효용 무궁무진하지만

데이터 맥락 이해하고 문제 해결하는 건 결국 사람이 할 일

어떻게 기계 통제할 지, 삶의 목적 무엇인지 고민 필요

1일 서울 광장동 그랜드&비스타워커힐서울에서 열린 서울포럼2020에서 윤종록(오른쪽) 한양대학교 특훈교수가 특별강연을 마친 스튜어트 러셀 UC버클리대 교수에게 질문을 하고 있다. /이호재기자




“인공지능(AI)이 내놓은 데이터를 통해 인사이트를 얻는 것은 결국 인간의 몫입니다. AI 시대에도 전문가의 경험과 지식은 여전히 중요합니다.”

‘AI의 아버지’로 불리는 세계적인 석학 스튜어트 러셀 미국 UC버클리 교수는 1일 그랜드&비스타워커힐서울에서 열린 ‘서울포럼 2020’ 특별강연에서 AI가 적용된 미래 사회에서 인간의 역할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서울포럼 2020’은 지난 6월 30일부터 이틀간 ‘포스트 코로나 국가생존전략:과학기술 초격차가 답이다’를 주제로 열렸다. 러셀 교수는 전 세계적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한국에 오지 못하고 미국에서 실시간 화상 강연을 진행했지만 현장과 랜선을 통해 뜨거운 반응이 이어졌다. 한국의 로보어드바이저 기업 대표 등 현장 청중들은 러셀 교수의 강연을 들으며 중요한 대목을 적거나 고개를 끄덕였다. 러셀 교수는 UC버클리 인공지능연구소(Center for Human-Compatible Artificial Intelligence)를 이끌고 있으며 128개국 1,400개 이상 대학에서 교재로 사용되는 AI 분야의 교과서로 불리는 ‘인공지능: 현대적 접근방식(AIMA)’의 공동 저자로 유명하다.

러셀 교수는 먼저 AI를 적용한 확률론적 모델을 소개하며 앞으로 AI의 역할과 그에 따른 긍정적인 효과를 언급했다. 그는 “이 모델은 핵확산방지조약 모니터링에 효과적이었는데 2013년 북한이 핵실험을 했을 당시 실제 핵실험 장소를 유사하게 추론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확률론적 모델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도 사용할 수 있다”며 “개인과 지역 등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데이터를 통합하는 방식으로 활용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러셀 교수는 이 같은 확률론적 프로그램과 딥러닝을 통해 사람과 로봇이 인간의 언어로 쉽게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을 것이며 이 경우 활용 가능성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AI가 우리의 언어를 완벽히 이해할 수 있게 되면 똑똑한 개인 비서가 생기는 것이고 구글과 같은 서치 엔진보다 훨씬 더 뛰어난 결과를 도출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랜드&비스타워커힐서울에서 1일 열린 ‘서울포럼 2020’에서 특별강연을 마친 스튜어트 러셀(왼쪽) UC버클리 교수와 윤종록 한양대 특훈교수가 영상 플랫폼을 통해 대담하고 있다./오승현기자




러셀 교수는 강연 후 박근혜 정부 시절 미래창조과학부 차관을 지낸 윤종록 한양대 특훈교수와의 대담에서 인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인사이트는 인간의 몫이며 AI 시대에는 전문가의 경험과 지식이 더욱 중요하기 때문에 AI가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더라도 인간은 여전히 중요한 위치를 차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AI 시대에 AI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생존하기 위해서는 어떤 자세가 필요한가”라는 윤 교수의 질문에 러셀 교수는 “AI는 단순한 규칙이나 반복되는 것을 큰 데이터 내에서 알아내는 것은 잘할 수 있지만 데이터를 통해 인사이트를 도출하는 것은 하지 못한다”며 “전문가의 경험과 지식이 AI가 기존 데이터를 통해 맥락을 읽고 주어진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필수적인 요건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AI의 역량이 높아질수록 사람들이 물리적이거나 반복적인 노동을 하지 않게 되는 만큼 인간적인 것에 대한 가치가 올라가고 더 많은 사람이 사람 대 사람 간의 서비스를 찾게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았다. 러셀 교수는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와 전혀 다른 세계에서 사람들은 ‘사람 그 자체’에 더욱 집중할 것으로 본다”며 “동료의식이나 관계를 증진하는 가이드를 제시하는 사람, 손 글씨를 잘 쓰는 사람이 더 중요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AI 시대에 기계를 통제하는 방법이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그는 ‘기계가 언젠가 우리를 통제할 것’이라고 내다본 컴퓨터공학 및 정보공학의 이론적 토대를 마련한 수학자 앨런 튜링을 언급하며 “인간이 어떻게 기계를 통제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AI에 고정된 임무를 부여할 때 다른 것들을 완전히 배제한다면 예기치 못한 결과가 나올 수 있다”며 “가령 산업화 이전 수준으로 이산화탄소 농도를 줄여야 한다는 목적을 부여한다면 AI 시스템이 산소도 같이 줄이고 사람을 죽일 수도 있다. 이것은 우리가 잘못된 목적을 부여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인간의 존재에 대한 철학적인 고민도 등장했다. 러셀 교수는 “AI가 인간을 대신해 모든 것을 할 경우 인간은 삶의 목적을 고민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까지 우리는 먹고살기 위해 매일 일했는데 만약 살아가는 데 필요한 문제들이 사라진다면 일할 필요가 없어진다”며 “미래의 두 로봇의 로맨스를 다룬 애니메이션 ‘월-E’를 보면 그저 크루즈에 앉아서 노는 사람들이 나오는데 미래 인류의 모습이 이렇게 되길 기대하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그는 “우리 삶의 목적이 무엇인지, 이 목적을 어떻게 이룰지, 그리고 우리의 문명을 어떻게 더 발전시키고 자율권을 획득할지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김현진기자 star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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