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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현대重 임원 20% 감축…체질 확 바꾼다

이르면 이달 말 인사조치 단행

카타르發 '대박'으로는 역부족

수주가뭄·안전사고 극복 다져

일감 바닥난 해양플랜트부문도

조직 재정비·경쟁력 높이기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대중공업그룹이 이달 예정된 상반기 임원인사에서 임원 20%를 감축하며 조직 ‘슬림화’에 나선다. 수주부진과 안전사고가 잇따르자 조직을 재정비해 위기를 돌파한다는 방침이다.

16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그룹은 현대중공업과 현대삼호중공업·현대미포조선(010620) 등 계열사의 임원 20% 이상을 사퇴시키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현대중공업그룹의 전체 임원 수는 기존 260여명에서 50명가량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이르면 이달 말 이 같은 인사 조치가 발표될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 업계 한 고위관계자는 “현 조직의 효율성을 높이는 방안을 면밀하게 검토하면서 우선적으로 전체 임원 수를 줄일 필요성이 제기됐다”면서 “어려움에 처해 있는 회사에 변화를 주고 체질개선을 통해 경쟁력을 회복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의 한 관계자는 “통상적인 경영활동의 하나로 반기마다 조직 효율성을 검토하는 것”이라며 “올해 상반기 인사 숫자를 정해놓고 진행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이 이 같은 초강도 인사 조치를 예고한 것은 극심한 수주 가뭄으로 조선 업계가 전반적인 침체에 빠져 있는 것과 관련이 있다. 최근 카타르발(發) 액화천연가스(LNG)선 대규모 수주가 있었지만 코로나19로 촉발된 조선 업계의 피해를 모두 상쇄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실제 수주계약까지 1년 이상이 걸리는데다 오는 2027년까지 장기로 발주가 진행되기 때문이다. 선박정보제공업체인 클락슨에 따르면 올해 새로운 선박에 대한 투자는 지난해 대비 60% 줄어든 100억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올 1·4분기 세계 누계 선박 발주량은 233만CGT(환산톤)으로 지난해 1·4분기(810만CGT)보다 71.3% 쪼그라들었다. 코로나19로 글로벌 수요와 물동량이 추락하고 선박 발주 심리에 큰 영향을 끼치는 유가가 급락한 탓이다. 조선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일부 선주들이 앞서 주문된 선박의 대금과 납기일을 늦춰달라고 요청하는 상황”이라며 “언제든 상황이 다시 악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저유가 기조에 일감이 바닥난 해양플랜트 사업부도 이번 임원 인사 구조조정의 주요 타깃 중 하나인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유가가 배럴당 30달러대를 회복하기는 했지만 원유 시추선 같은 해양플랜트 사업이 정상적으로 이뤄지는 손익분기점인 배럴당 60달러까지는 갈 길이 멀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8월부터 상선건조물량을 해양플랜트 야드로 옮겨와 유휴인력 발생을 막고 있다.

사업장에서 사망사고가 연이어 발생한 데 대한 ‘문책성’이 짙다는 의견도 나온다.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에서는 올해 들어서만 근로자 4명이 잇따라 숨지면서 사내 안전문제가 지적됐다. 이에 회사는 지난달 조선사업대표의 직급을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격상하고 이상균 사장을 신임 조선사업대표에 선임했다. 전임자인 하수 부사장은 안전사고 발생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자진 사임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이 위기 타개를 위해 초고강도 인력 구조조정 카드를 꺼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저가 수주로 몸살을 앓던 2014년에 임원 30% 이상을 사퇴시키는 인사를 단행했고 2016년에도 조선업 불황이 계속되면서 5개 계열사 임원 25%를 줄이는 구조조정을 실시했다. 조선 업계에서는 당시 임원 인사에 이어 조직개편 등이 이어졌던 것을 고려하면 이번에도 추가 구조조정 조치가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 계열사의 한 직원은 “전 조직에 긴장감을 불어넣고 내부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추가 조치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동희기자 dwis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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