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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머니] 네이버통장, 찻잔 속 태풍이냐 돌풍이냐… 금융권도 반격 카드 '만지작'

네이버통장 이자매력 작지만

페이와 연동 포인트혜택 장점

은행·카드사, 고객이탈 경계

신한카드-11번가와 제휴 등

이종업체간 신상품 줄이을듯

# 30대 직장인 이모씨는 최근 네이버통장 개설을 두고 고민이다. 이씨는 신용카드를 연동한 네이버페이로 평소 먹을거리부터 옷·화장품·신발까지 필요한 물건의 대부분을 구매했다. 구매할 때마다 결제금액의 일부를 포인트로 적립해 포인트 모으는 재미도 쏠쏠했다. 네이버페이로 대부분 온라인 쇼핑을 하다 보니 포인트가 순식간에 쌓여 포인트로만 물건을 산 경우도 많았다. 네이버통장을 통해 페이를 충전하고 사용시 3%나 적립해준다는 소식에 이씨는 당장 신용카드와 연동된 페이 사용을 줄여야 하는지 고민됐다. 이씨는 “네이버페이만 놓고 보면 네이버통장을 사용하는 게 이익이지만 그렇다고 카드 사용을 줄이면 카드 혜택이 줄어들게 된다”며 “뭐가 더 나에게 이익일지 따져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8일 베일을 벗은 네이버통장을 두고 은행·카드 등 금융권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높은 금리에 간편결제 포인트 지급 등 각종 혜택을 내세워 네이버통장이 이용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으면서다. 네이버통장이 찻잔 속 태풍에 그칠지, 금융시장을 재편하는 신호탄이 될지 아직 불투명한 가운데 시중은행·카드사도 전통적인 상품에서 벗어나 다른 업종과 제휴를 모색하며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네이버통장을 두고 은행·카드사 등 금융권에서 경계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일단 은행권에서는 네이버통장이 고객의 수신 수요를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는 반응이다. 네이버통장은 수시입출금 CMA통장으로 간편결제 서비스인 네이버페이 월 결제금액과 연동해 100만원까지 연 3%의 금리가 적용됐다. 시중은행의 예금금리가 0%대인 점을 고려하면 네이버통장의 금리가 높아 보이나 한도가 적어 정작 고객 손에 쥐어질 이자는 적다. 오히려 저축은행의 파킹통장 상품이 더 많은 이자를 받을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파킹통장으로 유명한 SBI저축은행의 사이다뱅크는 연 1.7% 금리로 네이버통장보다 금리가 낮으나 예치 금액에 제한이 없다.

업계에서는 네이버통장의 매력이 금리보다 간편결제·쇼핑 등 네이버 플랫폼과의 연동성에 있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카드사를 중심으로 네이버통장이 네이버 플랫폼을 기반으로 각종 기능과 연동해 혜택을 제공하면 카드 결제 수요를 뺏길 수 있다며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이미 네이버통장은 연 3% 금리 외에 통장에서 페이 포인트를 충전해 결제하면 최대 3%를 다시 포인트로 적립해주고 있다. 네이버페이를 자주 이용하는 사람이라면 신용카드를 네이버페이에 연동해 쓰는 것보다 네이버통장에서 충전해 쓰는 게 유리하다. 전월 이용 실적에 상관없이 카드 이용액의 0.5~1%를 네이버페이 포인트로 적립해주는 카드를 판매해온 카드사로서는 당장 네이버통장과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카드사의 한 관계자는 “이전에는 네이버페이에 카드가 연동돼 네이버페이 이용이 많을수록 카드사도 이익을 보는 구조였다”면서 “네이버가 자체 플랫폼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갈수록 플랫폼이 약한 카드사는 불리할 수밖에 없다”고 언급했다.

금융권이 최근 다른 업권과 제휴해 새로운 상품을 판매하는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다. 신한카드가 온라인 쇼핑업체인 11번가와 함께 연 3.3% 금리의 정기예금을 출시한 게 대표적이다. 이 상품은 ‘11번가 신용카드’를 발급받아 11번가에서 결제하면 통장에 금리를 높여주도록 설계됐다. 기존 전통적인 은행 고객 외에 온라인 쇼핑 고객을 신규로 확보하기 위한 전략이다.

KDB산업은행 역시 핀크를 통해 SK텔레콤 고객을 대상으로 최대 연 2% 금리를 제공하는 파킹통장 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이전에도 산업은행은 핀크·SK텔레콤과 5% 적금 상품을 판매해 상당수의 고객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5% 금리는 산업은행 계좌에 SK텔레콤 통신비 자동이체를 설정한 고객에 한해 제공했다.

금융권에서는 향후 생존경쟁이 더 치열해지면서 이전에 보지 못한 새로운 상품이 쏟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네이버가 전통적인 예대마진에 기대지 않은 새로운 수익구조로 금융시장에 뛰어들어 금융권에도 이미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며 “기존 금융사들도 더 많은 사람이 더 쉽고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새로운 방식의 금융 서비스나 상품을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지영·송종호기자 ji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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