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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수에게 듣는다]“항공주 매도, 버핏의 실수? 코로나 전으로 못돌아가…'제2의 아마존' 찾아 투자할 때”

‘1세대 해외펀드매니저’ 목대균 미래에셋운용 글로벌운용본부장

글로벌 혁신기업 집중투자 펀드 4년만에 출시

"버핏 매도후 항공주 오르자 트럼프 핀잔 줬지만 구경제는 결국 한계"

"성장주 프리미엄 꺼지지 않을것…지금은 제2 애플,아마존 찾을때"

"글로벌 초대형 IT주 이미 많이 올라…인덱스펀드 투자와 유사"

"중대형 글로벌 혁신 기업 투자 수익률이 장기적으로 낫다"





“2008년 이후 뉴노멀 시대에는 애플,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페이스북 등이 주도주였지만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이후 넥스트노멀 시대에는 언택트, 전자상거래, 클라우드, 원격의료분야의 혁신 기업 중 새로운 주도주의 활약이 예상됩니다. 이미 주가가 많이 오른 초대형 정보기술(IT)주보다 이런 중대형 혁신기업의 장기 수익률이 앞설 것입니다.”

목대균(사진) 미래에셋자산운용 글로벌운용본부 본부장은 해외투자 1세대 펀드매니저다. 지난 2005년 미래에셋자산운용에 합류, 2007년부터 해외 주식형 펀드를 운용해온 그는 글로벌그레이트컨슈머 펀드(2011년~), 미래에셋글로벌그로스펀드(2014년~), 미래에셋G2이노베이터펀드(2016년~) 등 미래에셋이 내로라하는 주요 해외 펀드의 운용 책임을 맡고 있다. 그의 글로벌 성장주 투자 실패담과 성공담을 담은 ‘글로벌 혁신전쟁’은 업계 선수들 사이에선 유명한 글로벌 혁신기업 투자 지침서다.

그가 4년 만에 처음으로 ‘미래에셋글로벌넥스트노멀 펀드’를 출시했다. 이 시점에 새로운 펀드를 내놓은 이유는 포스트코로나 시대, 새로운 경제질서 속에서 승자가 될 기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면 좋은 수익률을 거둘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목 본부장은 “이미 4차 산업혁명의 큰 흐름은 시작됐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언택트 기업들의 성장은 가속화 될 수 밖에 없다”며 “전자상거래, 원격의료, 온라인 교육, 홈 액티비티 등의 분야에서 로컬 대장주들은 성장 여력이 크다”고 설명했다. 지난 10년간 증시를 주도한 애플·아마존·페이스북 등 초대형 IT기업의 주가가 600~1,000% 오른 만큼 이제는 제2의 애플과 아마존을 찾을 시점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다음은 일문일답.

Q. 오랜만에 새로운 펀드를 내놨다. 배경은 ?

: 포스트코로나 이후 새로운 경제질서에서 승자가 될 기업을 찾아내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펀드다. 물론 4차 산업혁명의 큰 흐름에서 성장해 온 기업들은 있었다. 흐름이 바뀌는 것은 아니고, 언택트 기업을 중심으로 변화가 가속화될 수 밖에 없다. 다만 넥스트노멀시대에는 초대형 IT주식, 즉 이미 왕이 된 기업들이 아니라 앞으로 왕이 될 기업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적어도 지역에서 골목대장이라도 되려는 기업들을 찾아내려고 한다.

Q. 코로나 수혜 성장주는 이미 주가가 많이 오르지 않았나

:금리와 성장률이 낮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하지만 예금, 채권, 원자재, 부동산은 이제 더 오르기 힘든 상황이다. 반면 성장이 희귀한 시대에 성장주에 대한 프리미엄은 과하지 않다고 본다. 성장주의 주가수익배율(PER)이 높다고들 하지만 PER은 금리와 성장률의 함수다. 금리가 낮으면 고PER이 정당화된다.

Q. 최근에는 오히려 은행, 에너지 등 구경제 주식들이 오히려 많이 올랐다.

: 가파르게 오른 대형 IT주들 비싸 보이자 에너지, 은행, 항공주들이 저가 매력이 부각되고 있다. 그러나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ㆍ전염병연구소(NIAID)소장이나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과 같은 최고의 전문가들은 이제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고 말했다. 경제도 코로나19 이전의 성장 경로로 돌아갈 수 없다. 이코노미스트紙도 코로나가 끝나도 경제가 90%까지만 회복하고 10%는 잃어버릴 것이라고 했다. 워런 버핏이 항공주를 팔았다. 항공주가 반등했다고 버핏이 잘못된 판단을 했을 것인가? 그는 장기 투자자인데 일시적으로 안 좋다고 주식을 처분하지는 않는다. 그의 눈에는 코로나19로 인해 항공주가 이전과는 달라 보이기 때문에 팔았을 것이다. 수십년 간 투자세계에서 정상을 지켜온 고수들조차 올드 인더스트리의 포지션을 줄였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금리는 2~3년 후에도 낮게 유지되고 성장주에 대한 수요는 계속될 것이다.

Q. 실물경제는 안 좋은데 주가는 빠르게 오르다 보니 조정에 대한 우려도 커진다.

: 메인스트리트와 월스트리트간 체감이 다르다. 아직도 확진자가 대규모로 나오고 있는데 주가는 오르고 있다. 주식시장은 6개월, 12개월 이후를 본다. 지금은 힘들지만 백신과 치료제에 대한 기대감이 있다. 주식은 걱정의 벽을 타고 오른다. 불확실한 게 남아 있어야 상승 여력이 있다.

글로벌 투자자들이 코로나 사태가 터진 이후 주식을 많이 팔았다. 대신 채권과 현금을 많이 갖고 있다. 부동산도 오를 대로 오른 상태다. 자산배분 관점에서 보면 수익을 낼 수 있는 자산이 없다. 만약 주가의 조정국면이 오면 팔아야 되는 사람보다 사야 하는 사람이 많다. 그래서 그동안 조정다운 조정 없이 나스닥이 올랐다.

Q. 개인투자자들이 직구로 미국의 FANG기업들을 대거 사들였다. 이들 기업의 주가, 어떻게 전망하나.



: 그동안 증시를 주도해왔던 신산업 기업들은 코로나19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았고 오히려 이후에 수혜를 더 크게 볼 여지가 있다. 페이스북의 경우 SNS광고가 위축되니까 실적에 영향을 받았다. 그러나 사업의 본질에는 영향이 없다. 앞으로 언택트 문화속에서는 페이스북 같이 인터넷을 통해 사람을 연결하는 회사가 더 잘 적응할 것이다. 일례로 페이스북은 향후 10년 내 직원의 절반이 재택근무를 하게 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올드 인더스트리는 새로운 환경에 대한 적응력이 떨어진다. 과거의 관점에서 보기 때문에 신경제 기업들의 주가가 비싸 보일 뿐이다. 초대형 IT기업들의 성장은 이어질 것이고 주가 역시 상승세가 이어지겠지만, 최근에 가파르게 오른 점은 부담이다. 이들 기업의 주가가 시장 수익률을 크게 웃돌기는 힘들다. 사실상 지수화됐다고 볼 수 있다.

Q. 지수화됐다는 것이 무슨 의미인가.

: 운용하는 펀드에서 테슬라를 400달러선에서 샀다. 사고 나서 얼마 뒤에 주가가 오르는 게 가장 행복한 투자다. 지금 800달러 선이데, 여기서 주가가 오르려면 한참을 기다려야 할 지 모른다.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은 주식은 이제 인덱스다. 큰 기업들이 엄청난 수익을 줄 것 같지는 않다. 대형주식들은 이제 인덱스펀드 투자와 비슷해져 버렸다.

Q. 그렇다면 어떤 주식들이 더 유망한가.

: 앞으로는 초대형주보다는 중대형주들이 주가 상승의 중심이 될 것이다. 2008년 이후 뉴노멀 시대에는 애플, 페이스북, 아마존 등이 주도주였다. 지금까지 이들 기업의 주가는 600~1000%가 올랐다. 추가 상승 탄력이 둔화될 수 밖에 없다. 2020년 코로나 이후 넥스트노멀 시대에는 ‘제2의 애플, 페북, 아마존’이 나타날 것이다. 예컨대, 미국 외 지역에서는 전자상거래가 이제 시작됐다. 한국은 30대, 미국은 10%, 그외 지역은 3~4%대다. 아직 침투율이 낮은 지역에서 전자상거래 로컬 대장주들은 성장여력이 크다. 또 원격의료, 온라인 교육, 전자상거래, 개인맞춤형 서비스 등은 잠재력이 풍부하다. 특히 이런 산업은 공급망 체인이 지역별로 나뉘어 있다. 글로벌보다는 로컬의 강자를 차자야 한다. 다만 이런 기업들을 개인투자자들이 찾기도 힘들지만 한두 종목씩 보유하면서 변동성을 견디기가 쉽지 않다. 페이스북도 한때 주가가 50%씩 빠지면서 ‘쓰레기 주식’이라며 욕을 먹은 적도 있다. 주가가 많이 오를 수 있는 기업들은 작은 기업들인데, 관리하기가 어렵다. 20~30개 종목을 묶어서 투자하면 변동성을 줄일 수 있다. 그런 생각에서 이번에 펀드를 내놨다. 다만 고수익을 누리려면 몇 년 간 길게 보고 투자해야 한다.

Q. 중국도 이미 많이 올랐는데, 다른 이머징 국가들 투자는 어떨까.

: 정보 접근이 어려운 지역에 투자하기는 어렵다. 베트남어를 모르는 데 베트남 기업에 투자하는 일은 쉽지 않다. 알 수 있는 지역에 투자하는 게 낫다. 또 미국과 중국은 성장하는 기업이 많다는 점에서도 유리하다.

Q. 미중간 무역갈등이 첨예해지면서 반도체 산업의 지각변동 가능성이 제기된다. 반도체 산업 전망 어떻게 보는가

: 결국 4차 산업이 고도화될수록 반도체가 많이 필요하다. 중국도 한국이나 미국에서 사다 써야 한다. 미국에서는 반도체 안 주겠다며 압박하고 있다. 미국의 압박에 굴복해 대만 TSMC도 미국에 공장 짓겠다고 했다. 글로벌 공급망이 재편되고 있어 중국 입장에서는 반도체 기업을 키우지 않을 수 없다.

파운드리가 중요한데, 중국 업체의 기술력이 삼성전자와 TSMC만큼 올라올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중국은 정부차원에서 육성을 추진하고 미국은 이를 방해하고 반도체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중국의 반도체 산업의 성장이 순탄치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한국의 반도체 산업도 지속적으로 성장의 여력이 있고 주가도 괜찮을 것으로 본다.

Q. 현재 운용하고 있는 펀드들은?

: 그로벌그레이트컨슈머펀드는 글로벌 브랜드를 가진 소비재기업에 투자한다. 글로벌그로스펀드는 성장 기업에, G2이노베이터는 미국과 중국의 혁신 기업에 집중 투자한다. G2펀드의 경우 매니저로서 운용하기 상당히 어려운 펀드다. 펀드 종목 숫자가 15개 안팎으로 압축적인 포트폴리오로 구성해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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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진기자 has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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