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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업률 1위' 라스베이거스도 기지개... 美 경기 '바닥론' 확산

코로나19로 폐쇄된 후 2개월 반 만의 영업 재개를 하루 앞둔 3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의 한 카지노에서 마스크와 장갑을 착용한 직원이 소독제를 이용해 의자를 닦으며 손님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셧다운(폐쇄) 후폭풍에 흔들리던 미국 경제가 조금씩 살아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일자리 감소 추세 완화에 소비 증가가 맞물리면서 경기가 바닥을 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3일(현지시간) 오토매틱에디터프로세싱(ADP)의 전미고용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5월 미국의 민간 부문 고용이 276만명 감소했다. 이는 시장 전망치(875만명)의 3분의1 수준이다.

5일에 나올 노동부의 고용보고서가 공식지표지만 ADP 자료는 추세 파악에 도움이 된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기대감은 한껏 부풀어 있다.

금융시장도 바닥론에 힘을 싣고 있다. 이날 다우지수가 2% 급등한 것을 포함해 지난주 말 소요 사태 이후 3일 연속 증시가 상승했다. 대규모 유동성에다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겹친 결과다. 미 10년물 국채금리도 연 0.761%까지 올라 4월8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채권에 비해 위험성이 큰 주식시장에 자금이 몰리면서 상대적으로 채권가격은 떨어지고 있다. 증시는 물론 경제 전반의 전망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줄고 있다는 뜻이다.

실물경제 상황을 역력히 보여주는 소비 역시 증가세다. 지난달 미국 내 비자카드 이용실적은 전년 대비 -5%로 4월(-18%)보다 감소폭이 줄었다. 경제재개에 원유 수요가 급증하는 점도 긍정적인 요인이다. 경기회복의 바로미터인 구리 가격도 최근 강세 추세다. 구리 소비 1위국인 중국이 경기부양에 나서면서 수요가 급증한 결과라는 점에서 미국 경제와 연결짓기에 무리가 있다는 시각도 있지만 시장에서는 주목하는 분위기다. 존 힐 BMO 채권전략가는 “최악의 상황이 지나갔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코로나19의 2차 유행 가능성과 정국 불안, 미중 갈등 같은 변수가 남아 있다. 미셸 메이어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수석이코노미스트는 “경제활동 재개로 초기 반등이 있겠지만 우리가 보게 될 것은 코로나19 전보다 훨씬 낮은 수준의 경제”라며 “코로나19로 인한 손상을 치유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업률 1위였던 라스베이거스도 꿈틀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사는 마크 배스씨는 이번 주말 3일을 가족들과 함께 라스베이거스에서 보내기로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78일 동안 셧다운(폐쇄)됐던 라스베이거스 카지노가 4일(현지시간) 0시1분부터 다시 문을 열기 때문이다. 현지 매체인 라스베이거스 리뷰 저널은 “고객들의 수요가 예상보다 훨씬 강력하다”며 “지난달 라스베이거스에 하루 평균 5회 운항했던 저가항공사 스피리트가 이달부터는 하루 11회, 다음 달에는 최대 39회로 횟수를 늘리기로 했다”고 전했다.

코로나19로 폐쇄된 후 2개월 반 만의 영업 재개를 하루 앞둔 3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의 한 카지노에서 마스크를 쓴 블랙잭 딜러가 손님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 미국의 50개주가 모두 경제활동을 부분적으로나마 재개하면서 미 경제가 바닥을 쳤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라스베이거스는 소비와 서비스업이 지탱하는 미국 경제가 바닥을 지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지금까지 라스베이거스는 수천명의 웨이터와 바텐더, 호텔 청소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잃으면서 실업률이 25%가량으로 대도시권 가운데 1위였다. 하지만 경제활동 재개로 항공과 관광 같은 관련 업종으로 온기가 서서히 퍼져 나가는 것이다.

월가에서는 모든 활동이 중단됐다가 다시 영업을 시작하면 상황이 나아질 수밖에 없다는 데는 모두가 동의하고 있다. 이미 50개 주 전체가 부분 경제활동 재개를 시작한 상태다. 실제로 경기가 바닥을 쳤다고 볼 수 있을 만한 지표들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3일(현지시간) 발표된 미 공급관리협회(ISM)의 5월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5.4로 전달보다 3.6포인트 올랐다. 여전히 기준점인 50을 밑돌아 위축 국면을 보이고 있지만 시장 예상치(44.0)를 웃돌았다. 5월 제조업 PMI도 43.1로 11년 만의 최저치였던 4월(41.5)보다 상승했다.



고용시장도 최악은 지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많다. 민간 고용정보업체 오토매틱데이터프로세싱(ADP)의 전미고용보고서에서 5월 고용 감소가 예상보다 양호한 것으로 나왔고 주간 실업수당 청구 건수도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다. 5일 발표되는 최근 자료를 봐야 하지만 지난달 17~23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212만건으로 8주 연속 감소세다. 코로나19 백신 개발 가능성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지난 4월 마이너스까지 떨어졌던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감산과 수요확대에 대한 기대감에 최근 한 달 새 80% 이상 폭등했다. 산업 전반에서 광범위하게 사용하기 때문에 경기 회복 지표로 인식되는 구리 가격의 경우 최근 두 달 연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경기 부양에 나선 중국의 수요가 부쩍 늘어난 영향이지만 시장에서는 눈여겨보고 있다.

"바닥 지나도 긴 터널은 남아"
금융시장은 이미 앞서 가고 있다. 증시 버블 우려에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은 지난달 말 200일 이동평균선을 넘어섰다. 이평선을 상향 돌파하는 것은 장기적 상승세를 뜻한다. 마크 모비우스 모비우스캐피털 공동 창업자는 “시장은 빠른 회복이 있을 것이라는 점을 우리에게 말해준다”며 추가 상승을 점쳤다. 미국 경제성장 전망에 따라 움직이는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도 최근 한 달 반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오르며 “최악은 지났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고 미 경제매체 CNBC는 보도했다.

하지만 우려가 만만치 않다. 당장 다음 달 말로 끝나는 주당 600달러의 추가 실업수당 지급기간 연장 여부가 관건이다. 민주당은 내년 1월까지 연장하자는 입장이지만 공화당이 급증하는 부채 탓에 대규모 추가 부양책에 회의적이다. 이 때문에 내년에 재정지출이 급격하게 줄어드는 ‘재정절벽’이 올 수 있다는 지적도 끊이지 않는다. 이 경우 경기가 회복하다 다시 꺾이는 ‘더블딥’이 올 가능성이 있다. 코로나19 책임론 및 홍콩 국가보안법 제정 등을 놓고 중국과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것도 미국 경제에 부담이다. 경제활동 재개에 따른 코로나19의 재유행 가능성도 배제하기 힘든 상황이다.

미 경제가 바닥을 찍고 회복이 시작되더라도 느린 속도로 이뤄질 것이라는 예측도 여전히 많다. 앞서 미 의회예산국(CBO)은 미국 경제가 코로나19 이전의 경제성장 속도를 따라잡기 위해서는 10년이 걸린다고 지적했고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회복과정이 내년 말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때문에 ‘U자형’이나 ‘나이키형’ 회복 가능성이 거론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과 유럽· 아시아의 지표를 보면 제조업이 바닥을 찍었다는 희망을 준다”면서도 “미국 경제는 장기 회복 과정에 직면해 있다”고 강조했다. /뉴욕=김영필특파원 노희영기자 susop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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