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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진압 예고에도 美시위 격화…뉴욕시 77년만에 '최강 통금'

워싱턴DC 육군 1,600명 배치

전국 州방위군 투입 2만명 육박

'낮 평화집회, 밤 폭력' 되풀이

뉴욕 맨해튼 코리아타운 등서

한인상점 약탈·화재 피해 빈번

'오후 8시부터' 통금 시간 연장





미국 전역의 인종차별 반대시위가 격화하며 2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야간통행금지령이 연장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낮에는 평화집회가 주를 이루지만 날이 어두워지면 약탈 등 폭력 행위가 잇따르고 있어서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워싱턴DC 인근에 현역 육군병력 1,600명을 배치해 강경진압을 예고했다.

미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은 이날 “평화로운 도시를 유지하기 위해 필요하다”면서 뉴욕시에 대한 야간통금을 이번 주말까지 연장한다고 밝혔다. 전날 밤11시부터 이날 오전5시까지 처음으로 야간통금을 실시한 뉴욕시는 이날부터 통금 시간을 밤8시부터 다음날 오전5시까지로 확대하기로 했다. CNN방송은 “이번 조치는 지난 1943년 8월 백인 경찰관의 흑인 병사 총격사건으로 할렘에서 대규모 소요사태가 벌어졌을 당시 내려진 통금령 이후 가장 강력한 수준”이라고 전했다.

전날 밤 시위에서는 맨해튼 시내와 브롱크스의 가게들이 약탈당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했다. 뉴욕시는 경찰 병력을 기존 4,000명에서 약 8,000명으로 두 배가량 늘렸지만 통금 이후에도 시위는 계속됐으며 약탈을 막지 못했다. 특히 코리아타운이 있는 맨해튼 32번가와 한인들이 주로 모여 사는 퀸스의 플러싱, 베이사이드 지역은 시위현장과 다소 떨어져 있지만 브롱크스에 위치한 한인 운영 상점이 화재 피해를 당한 것으로 알려져 교민들이 긴장하고 있다. 다만 이날부터 통금 시간이 앞당겨지면서 전날만큼 약탈이 빈번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타임스스퀘어 달군 추모 열기 미국 뉴욕 맨해튼 타임스스퀘어 거리에 2일(현지시간) 코로나19 대응 의료진과 이들을 응원하는 시민들, 흑인 사망사건에 항의하는 시위대가 한데 모여 경찰의 과잉진압으로 사망한 조지 플로이드를 추모하고 있다. /UPI연합뉴스


교민 7만명이 사는 펜실베이니아에서는 50개 안팎의 현지 한인 점포가 시위대의 공격을 받았다. 한인 소유의 한 대형상가는 4~5시간 동안 300만~400만달러어치의 물건을 모두 털렸다. 길가에 트럭을 세워두고 박스째 물건을 실어갔지만 경찰은 수차례 신고에도 나타나지 않았다. 샤론 황 필라델피아한인회장은 “주 방위군이 나서면서 상황이 다소 나아졌다”면서도 “한인이 운영하는 한 약국은 시위대가 전기톱으로 철문을 뜯고 들어갔다”고 전했다. 일리노이주 최대 도시인 시카고의 흑인 대상 한인사업체 소유주들도 “시카고 한인 업계가 이렇게 큰 피해를 보기는 처음”이라고 입을 모았다.

미 전역에는 2만명 가까운 주 방위군이 투입된 상태다. 조지프 렝겔 주 방위군 사령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1만8,000명의 주 방위군 병력이 현재 29개 주에서 지역 내 법 집행을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인디애나·사우스캐롤라이나·테네시주에 있던 주 방위군 병력 1,500명이 워싱턴DC에 추가 투입된다고 설명했다. CNN은 “이번 시위사태에 따른 주 방위군 투입 규모는 이라크·시리아·아프가니스탄에 파견된 병력과 거의 동일하다”고 전했다. 이에 더해 미 국방부는 워싱턴DC 인근에 현역 육군병력 1,600명을 배치했다. 국방부 측은 시위 대응을 위한 작전에 참여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연방군대를 동원한 강경진압 방침을 밝힌 만큼 연방군을 투입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2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시위대가 말을 타고 미국 백인 경찰의 가혹행위로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가 사망한 사건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80여일간 중단해온 대선 선거운동을 재개한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필라델피아에서 “숨을 쉴 수 없다”고 운을 뗀 뒤 인종차별과 경제적 불평등을 해소하겠다고 강조했다. ‘숨을 쉴 수 없다’는 말은 백인 경찰의 무릎에 목이 눌려 숨진 흑인 조지 플로이드가 남긴 마지막 절규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오랜 원망과 새로운 공포로 나라를 전쟁터로 만들었다”며 “이 나라는 지도력에 울부짖고 있다”고 꼬집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오는 9일 휴스턴에서 열리는 플로이드 장례식에도 참석할 것이라고 CNBC가 플로이드 측 변호사를 인용해 보도했다. CNBC는 “트럼프 대통령의 장례식 참석 여부도 물었지만 명확한 대답은 돌아오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에 앞서 플로이드가 숨진 미니애폴리스에서도 시민단체가 주관하는 추모식이 4일 열리며 6일에는 그가 태어난 노스캐롤라이나주 클린턴에서 추모행사가 개최될 예정이다. /뉴욕=김영필특파원 김기혁기자 susop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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