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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원 삼대' 황석영 "작가는 죽을 때까지 새 정신으로 글 써야"

■신작 장편소설 '철도원 삼대' 출간

한반도 100년 역사 속 노동자의 삶 조명

"우리 문학, 산업노동자 삶 반영 드물어"

황석영 작가가 2일 서울 마포구 창비서교빌딩에서 열린 신작 장편소설 철도원 삼대 출간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사진제공=창비




지난 2017년 6월 작가 황석영은 일흔 다섯의 나이로 자전(自傳) ‘수인’을 완성했다. 5·18 광주 민주화 운동, 방북과 망명 그리고 귀국 후 수감 생활까지 자신의 굴곡 진 삶을 글로 풀어냈다. 책이 나오자 간과 쓸개가 몸 안에서 떨어져 나가는 듯한 느낌이 들었고, 할 만큼 했다는 생각에 막막해졌다. 결국 다시 집필에 몰두했다. 30년 동안 잊지 않고 간직해온 이야기를 완성하기로 했다. 하루에 여덟 시간, 열 시간씩 쓰고 또 썼다. 마치 삼십 대 청년 황석영이 대하소설 ‘장길산’을 쓰던 때처럼 집중했다. 그리하여 일흔여덟 나이에 다시 장편 소설을 새로 내놓았다. 철도원의 가족사를 통해 일제 시대부터 오늘날까지 한반도 100년 역사를 관통하면서 노동자의 삶을 조명한 작품 ‘철도원 삼대’다.



"우리 문학사에 산업 노동자 빠져 있어"
2일 서울 마포구 창비서교빌딩에서 신작 출간을 기념해 기자간담회를 가진 황석영 작가는 “2,400매짜리 장편 소설”이라며 “확실히 기운이 달리고, 기억력도 떨어져서 주인공 이름들이 자꾸 혼돈이 되기도 해서 고생했다”고 소회를 밝혔다.

하지만 황 작가는 “작가에게는 은퇴 기간이 따로 있는 게 아니다. 죽을 때까지 써야 한다”며 “작가가 세상에 가지는 책무이기에 기운이 남아 있는 한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그런데 마구 쓰는 게 아니라 죽을 때까지 새로운 정신으로 새로운 길을 가고 새로운 작품을 써야 한다”고 덧붙였다.

신작 ‘철도원 삼대’는 철도원 가족사를 중심으로 한반도 100년 역사 속 노동자의 투쟁과 민중의 삶을 조명한 작품이다. 황 작가가 1989년 방북했을 당시 평양에서 직접 들은 이야기가 소설의 출발점이 됐다. 황 작가의 말대로 “요즘 젊은이들은 감당하기 힘든 분량”이지만 특유의 필력으로 속도감 넘치게 이야기를 전개한다. 황 작가는 “우리 문학사에서 빠진 산업 노동자를 전면에 내세워 그들의 근현대 백여 년에 걸친 삶의 노정을 거쳐 현재 한국 노동자 삶의 뿌리를 드러내 보이려 했다”고 설명했다.





다음 작품은 어른, 어린이 함께 보는 철학동화
다음 작품으로는 “어른과 어린이가 함께 볼 수 있는 철학 동화를 구상 중”이라고 황 작가는 밝혔다. 그는 “코로나 19로 인해 말년에 굉장히 중요한 화두가 생겼다”며 “운명적으로 늘 어떤 시대의 변화가 있을 때마다 같이 가는 인생이었다고 생각해 왔는데 (이번에도) 그에 대한 응답으로 작품 활동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출간 기자간담회는 당초 지난달 28일 열릴 예정이었으나 늦잠을 잔 황 작가의 불참으로 취소·연기했다. 황 작가는 이날 간담회 시작에 앞서 “당시 광주에서 5·18 민주화운동 40주년 관련 행사 후 후배들과 막걸리를 한잔 한 후 익산 집으로 돌아왔다. 탁상시계 알람을 맞추긴 했는데 (버튼을) 누르지 않았다”고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큰 대형사고를 쳤다. 죄송하다”고 거듭 사과했다.

황 작가는 1943년 만주 장춘에서 태어나 동국대 철학과를 졸업했다. 이미 고교 재학 시절 단편소설 ‘입석 부근’으로 사상계 신인문학상을 수상했고, 단편소설 ‘탑’이 1970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면서 본격적인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주요 작품으로는 ‘객지’ ‘가객’ ‘삼포 가는 길’ ‘장길산’ 등이 있다. 1989년 베트남 전쟁의 본질을 꿰뚫은 ‘무기의 그늘’로 만해문학상을 받았고, 2000년에는 ‘오래된 정원’으로 단재상과 이산문학상을 받았다. ‘오래된 정원’은 프랑스와 스웨덴에서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작가 본인은 “큰 관심이 없다”고 밝혔지만 현대 한국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중 한 명으로서 노벨문학상 후보로 늘 주목받고 있다./정영현기자 yhchu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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