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이 글로벌 도시끼리 연대해 감염병에 공동 대응하는 국제기구 설립을 제안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전세계 도시들이 전대미문의 위기에 내몰린 가운데 이번 제안이 서울시의 우수한 방역체계를 전수하고 국제적인 공조를 이끌어내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박 시장은 2일 오후 서울시청에서 ‘CAC(Cities Against Covid-19) 글로벌 서밋 2020’의 부대행사로 열린 ‘도시정부 시장회의’를 온라인으로 주관하고 감염병 대응을 위한 도시정부의 국제기구 설립을 제안했다. 감염병으로 인한 피해가 인구밀집도가 높은 도시에 집중되는 상황에서 서울시가 글로벌 표준도시로서의 역할을 자처하겠다는 포석이다.
CAC 글로벌 서밋은 서울시가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올해 처음 마련한 온라인 국제행사다. 세계 40여개국 주요 도시 시장과 석학, 각 분야 전문가 등 약 120여명이 참여한다. 이날 열린 도시정부 시장회의는 이번 행사의 핵심 세션이다.
박 시장은 이날 회의의 기조연설자로 나서 42개 글로벌 도시 시장들에게 도시정부의 역할과 연대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감염병 대응 국제기구 설립을 제안했다. 미국 로스엔젤레스, 러시아 모스크바, 중국 텐진, 영국 런던 등 주요 도시 시장들은 박 시장의 제안에 공감하며 서울시의 코로나19 방역성과에 깊은 관심을 나타냈다.
박 시장의 기조연설에 이어 각 대륙별 도시가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한 주제 발표도 진행됐다. 유럽에서는 사디크 칸 런던 시장과 세르게이 소바닌 모스크바 시장이 발표자로 나섰다. 미주에서는 한국산 코로나19 진단 키트 구입으로 화제를 모은 래리 호건 메릴랜드 주지사가 메릴랜드주의 코로나19 대응 사례를 집중 소개했다.
글로벌 도시정부 시장들은 대륙별 주제 발표 이후 감염병 대응 국제기구인 ‘CAAP(Cities Alliance Against Pandemic) 설립에 뜻을 모았다. 참여 도시들의 역할을 각각 담은 ‘서울선언문’도 채택됐다. 서울선언문에는 감염병 선제적 대응을 위한 협력, 도시정부의 감염병 정보공유, 감염병 발생 시 인적·물적 자원 신속 지원, 감염병 대응 전문인력 육성을 위한 교류 등이 담겼다.
박 시장은 “감염병은 국경과 인종을 가리지 않고 언제든 발생할 수 있고 특히 많은 사람이 거주하는 대도시에서 전파력이 매우 강하다”며 “전 세계가 연대와 협력으로 공동 대응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필수적인 도시 간 감염병 대응 국제기구를 설립하고 더 안전한 도시환경을 구축할 수 있도록 세계 도시들과 함께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이지성기자 engin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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