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SE★초점]방송가는 지금…소재·내용·출연진 '트로트'의 무한 반복ing

트롯팬들의 큰 인기를 받고 있는 예능 프로 ‘미스터트롯’과 ‘뽕숭아 학당’. / 사진=TV조선 제공




소재부터 내용, 그리고 출연진까지 온통 ‘트로트’.

TV조선의 예능 ‘미스트롯’과 ‘미스터트롯’의 흥행 속에 뒤따라 특수를 노린 대다수의 방송 프로그램들이 엇비슷한 트로트 프로그램들을 쏟아내면서 생긴 현상이다.

가히 ‘트로트 전성시대’라고 불릴 정도로 지상파부터 케이블까지 트로트 열풍에 합류하지 않은 곳이 없다.

TV조선이 후속으로 내놓은 ‘뽕 따러 가세’와 ‘뽕숭아학당’, MBN ‘트로트퀸’, MBC에브리원 ‘나는 트로트가수다’, SBS ‘트롯신이 떴다’ 등 제목에서부터 해당 프로그램은 트로트를 전적으로 표방하고 숨김없이 드러낸다.

프로그램 제목에 ‘트로트’란 단어를 애써 사용하지 않아도 트로트를 소재로 한 프로그램들이 차고 넘친다. 일반인의 도전을 응원하고 중계하는 예능프로 MBC ‘편애중계’는 홍진영과 박현빈 등을 내세워 ‘20대 트로트 가수왕 대전’을 방송 중이다. KBS 악(樂)인전은 송가인과 김요한의 콜라보를 담은 ‘힙합 트롯’이란 콘셉트를 선보였다. JTBC ‘뭉쳐야 찬다’는 축구와 전혀 관련 없는 ‘오늘도 어쩌다 트롯’ 코너를 배치하기도 했다.

KBS2 ‘악(樂)인전’에서 콜라보를 선보인 송가인과 김요한, MBC 최애엔터테인먼트를 이끌어갈 장윤정과 김신영, 이특. / 사진=KBS2, MBC 제공


편성을 기다리고 있는 트로트 오디션 프로그램들도 부지기수다. SBS플러스의 ‘내게 ON트롯’은 라인업을 확정했고 내달 16일 처음 공개된다. MBC는 ‘트로트의 민족(가제)’ 제작 소식에 이어 장윤정을 필두로 최강 트로트 드림팀을 만든다는 ‘최애엔터테인먼트’의 7월 첫 방송을 알렸다. 같은 달 MBN의 ‘보이스트롯’도 첫 방송된다. KBS는 송가인과 대국민 트로트 가수 오디션 프로그램 ‘트롯전국체전’을 준비하고 있다.

채널을 바꿔봐도 어제 본 그 트로트 가수들이 오늘 다른 프로에서 며칠 전에 부른 노래, 했던 이야기를 또 하고 있다. MBC ‘전지적 참견 시점’, ‘라디오스타’, ‘복면가왕’, KBS2 ‘불후의 명곡’, ‘슈퍼맨이 돌아왔다’, SBS ‘동상이몽’, ‘미운 우리 새끼’, JTBC ‘아는 형님’, ‘유랑 마켓’, ‘77억의 사랑’, Olive ‘밥블레스 유2’, MBC에브리원 ‘비디오스타’ 등 트로트 앞에 지상파, 종편, 케이블 모두 한 마음이다.



미니시리즈 드라마 OST도 트로트가 대세다. ‘미스터트롯’ 출신 영탁과 이찬원, 김희재는 MBC 수목드라마 ‘꼰대인턴’의 OST를 참여해 화제몰이를 하고 있고, 이들 음원도 이미 발매된 상태다. 영탁은 드라마 특별출연까지 했다.

MBC ‘꼰대인턴’ 출연진과 드라마 OST에 참여한 영탁, 이찬원, 김희재. /사진=마운틴무브먼트, 서경DB


트로트 장르가 프로그램을 넘어 모든 세대가 즐길 수 있는 하나의 문화가 되었다는 건 반가운 일이다. 실제 ‘미스트롯’과 ‘미스터트롯’은 이에 크게 기여했다는 점에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많지 않다. 공정한 경연을 통해 무명의 트로트 신인 가수들을 발굴해냈고, 전 세대를 아우르는 호응을 이끌어냈다. 특히 젊은 층에게만 인기 있던 Mnet ‘슈퍼스타K’, ‘쇼미더머니’ 같은 가요·힙합·랩 등의 오디션 장르를 트로트로 변경해 트로트 음악의 변신 가능성을 증명했다.

그러나 일각에서 힘을 얻고 있는 트로트 소비의 정도가 지나치다는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여야 할 때가 됐다는 점 역시 간과할 수 없다. 다양해져야 할 시청자의 선택권이 제한받게 되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새 프로그램을 향한 기대감과 신선함, 재미도 반감된다. 새로운 형식과 형태의 프로그램, 새 인물을 찾고자 하는 시청자들은 되려 극도의 피로감을 느낄 수 있다. 말그대로 똑같은 방송을 여러번 보는 느낌이어서다.

영원한 프로그램은 없다. 지금 잘나가는 ‘트로트’만 고집하면 트로트 열풍이 반짝 인기로 그칠 수도 있다. 한 때 트로트가 틈새시장이었던 것처럼 또다른 유망한 시장을 발굴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트로트가 온 방송가를 점령한 지금 트로트로 인해 또 다른 장르가 소외되는 현상이 나타나지 않도록, 방송 프로그램에 변화가 필요하다. 다양성을 중점에 둔 새로운 시도를 해야한다. 손쉬운 선택만 하다가는 “그렇게 우려먹다 금세 호시절 다갔다”는 말이 들려올 수도 있다. 예상보다 아주 빨리. /안정은기자 seyoung@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