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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칼라’가 사라진다

코로나 19 이후 평생 재택 근무 선언하는 기업들

도시의 중심 '오피스' 근무 방식도 큰 변화

오피스 시대의 종말

AI 기술도 화이트칼라 붕괴 가속화에 한몫

코로나 19는 화이트칼라 계층의 붕괴를 가속화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지투데이




‘화이트칼라(White-Collar)’는 현대 도시 근로자의 상징으로 여겨졌다. 육체 노동이 아닌 두뇌 노동을 주로 하는 사무직 계층을 뜻하는 화이트칼라는 자본주의가 발달하면서 점점 더 비중이 높아졌다. 미국에서는 1950년대 중반에 처음으로 화이트칼라 노동자가 블루칼라 노동자를 넘어섰다는 통계도 있다. 우리가 사는 도시는 오랫동안 화이트칼라가 주인공이었다. 그런데 화이트칼라가 설 자리가 점점 좁아지고 있다. 화이트칼라가 점유하던 단순 사무직이 기술 발달로 대체되고 있는 가운데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사태 이후 일하는 방식과 오피스 근무 환경의 변화로 화이트칼라 계층의 소멸이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AI 등장으로 서류 작업하는 '화이트칼라' 자리 잃어


인공지능(AI) 기술의 발달이 화이트칼라 계층의 붕괴를 가속화시키고 있다. /이미지투데이


사실 화이트칼라 계층의 몰락은 코로나 19 이후 갑작스럽게 나타난 현상은 아니다. 이미 기술의 발달로 화이트칼라 계층의 붕괴가 일어나고 있다. 지적 생산 능력이 높은 골드칼라 계층이 부상하고, 화이트칼라는 자동화·로봇·AI로 대체되고 있다. 기존에 화이트칼라로 통칭되던 사무직 근로자들은 IT기업 중심의 그레이칼라(화이트칼라+블루칼라)와, 높은 생산성을 내는 자율적 노동자인 골드칼라로 분화되고 있다.코로나 19는 이 같은 변화에 가속도를 붙일 것이다. 코로나 19로 인해 일하는 방식이 가장 큰 영향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서준원 노무라종합연구소 팀장은 “기본적으로 화이트칼라는 기업의 생산성을 담당하는 부분이 아니었기 때문에, 생산성을 담당하는 새로운 계층이 등장함에 따라 화이트칼라의 영향력이 약해지고 있다”며 “AI가 등장함에 따라 모호한 서류작업을 담당하던 화이트칼라의 역할이 더욱 더 줄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노무라종합연구소와 옥스포드 대학이 2015년에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10~20년 후 일본 노동인구의 49%가 AI와 로봇으로 대체된다고 전망했다. 또한 대학원 학위를 받은 자는 고등학교만 졸업한 사람에 비해 AI의 영향을 받을 확률이 5배 정도 높다는 브루킹스연구소의 연구 결과도 있다. 실제 일본 최대 은행인 미쓰비시도쿄UFJ은행은 AI를 활용한 디지털화 등을 통해 국내 종업원의 30%에 해당하는 9,500명의 업무량을 대체할 방침이다. 또한 미쓰이스미토모은행도 IT를 활용해 4,000명을 감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서 팀장은 “일본의 경우 다른 나라에 비해 화이트칼라의 생산성이 낮기 때문에 화이트칼라 업무 자동화에 대한 관심이 높다”며 “이미 여러 벤처기업들이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뛰어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애프터 코로나' 시대는 재택근무가 표준


‘애프터 코로나’ 시대에는 재택근무가 보편적인 형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지투데이


코로나 19 이후 확산되고 있는 재택근무도 화이트칼라의 소멸을 앞당기고 있다. 하얀 와이셔츠를 다려 입고 사무실로 출근하는 근로자 자체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잭 도시 트위터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2일 5,100여명의 전 직원에게 이메일을 보내 무기한 재택근무 계획을 발표했다. 또한 트위터는 코로나 19 사태가 끝나도 직원이 원하면 영원히 집에서 일할 수 있다고 선언했다. 마크 저커버그 CEO도 최근 직원들에게 “10년 내에 50% 이상의 직원이 재택근무를 하게 될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정보기술(IT) 기업뿐만이 아니다. 그간 변화에 무뎠던 한국의 대기업들도 빠르게 변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최근 일부 부서를 대상으로 1주일은 사무실에서 근무하고 3주일은 집에서 근무하는 실험을 시작했다. ‘애프터 코로나(After Corona)’ 시대에 대비해 최적의 근무 환경을 찾기 위함이다. 또한 롯데그룹은 국내 대기업 중에서 처음으로 재택근무를 의무화한다고 밝혔다. 롯데지주는 임직원 150여명은 앞으로 주 하루는 의무적으로 재택근무를 해야 한다.

사실 재택근무는 1990년대 인터넷이 널리 쓰이게 되면서 조금씩 확산되기 시작했다. 인터넷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사무실 근로자들이 집으로 일을 가져가기 시작한 것이다. 오피스 근무 환경이 갈수록 악화 된 것도 재택근무가 증가한 요인이다. 대중교통으로 출근하는 것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면서 업무 공간도 갈수록 좁아졌다. 파이낸셜타임즈(FT)에 따르면 미국 사무직 근로자의 업무 공간은 1994년부터 2010년 사이에 평균 6분의 1 정도 줄었다. 오피스 내 상호작용도 갈수록 줄면서 오피스로 출근하는 의미가 점점 사라지고 있다. 이메일 사용이 보편화 되면서 같은 사무실 바로 옆자리에 앉아 있으면서도 이메일을 주고 받으며 일을 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 19는 이 같은 변화를 가속화시켜 애프터 코로나 시대에는 재택근무가 보편적인 근무 형태가 될 가능성이 있다.



도시의 중심 '오피스', 근무 방식도 큰 변화


코로나 19로 텅빈 런던의 도로에서 한 시민이 자전거를 타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말레이시아의 수도 쿠알라룸푸르에서 시민들이 텅빈 도로를 건너고 있다. /AFP연합뉴스


한산한 뉴욕 맨해튼 거리 /로이터연합뉴스


화이트칼라 계층의 주 생활 공간인 오피스 공간의 물리적 변화도 화이트칼라의 몰락을 앞당길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몇 년간 도시의 중심은 오피스 건물이었다. 오피스는 현대 도시를 상징하는 건축물이었다. 뉴욕 맨해튼의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 처럼 도시를 얘기할 때 오피스 빌딩이 떠오르는 경우도 많다. 또한 오피스는 현대인들의 삶의 중심이 되는 공간이다. 그런데 코로나 19로 오피스 형태가 크게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FT는 최근 ‘오피스의 흥망(The rise and fall of the office)’라는 기사를 통해 애프터 코로나 시대의 오피스 근무 환경의 변화를 전망했다. FT는 “언젠가는 오피스가 다시 문을 열겠지만 코로나 19 이전과는 완전히 새로운 규칙이 적용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금의 오피스 근무 환경은 코로나 19와 같은 팬데믹 시대를 살아가기 위해 중요한 사회적 거리 두기와 양립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앤드류 쿠오모 미국 뉴욕주 주지사는 “도시의 밀도를 줄이기위한 즉각적인 계획이 필요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불과 몇 개월 만에 오피스에서 근무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던 시대는 사라졌다. 2020년을 기점으로 오피스 시대는 끝났다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다. 그리고 오피스를 주 무대로 활동하던 화이트칼라도 사라지고 있다. /고병기기자 staytomorro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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