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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런' 와인장터 첫날 매출만 17억...이쯤되면 '와인의 민족'

대형마트 '2병 1만원' 대중화 앞장

이마트 소비뇽 2종 160만병 팔려

롯데마트·홈플도 4,000원대 와인

온라인 픽업 서비스도 '노쇼' 없어

혼술·홈술 트렌드 타고 제2 전성기

대규모 와인 할인 행사 ‘와인장터’가 시작된 지난 14일 이마트 용산점이 와인을 구매하려는 고객들로 붐비고 있다. /박민주기자




# 지난 14일 오전 8시 이마트(139480) 용산점 입구에 20여명의 사람들이 차례로 길게 줄을 서기 시작했다. 직장인부터 학생, 주부까지 다양한 사람들의 손에 들린 것은 번호표. 프리미엄 와인을 현지가로 판매하는 일명 ‘줄서기 와인’을 사기 위해 오픈 2시간 전부터 마트를 찾은 것이다. 같은 시간 여의도점 앞에는 새벽 대기를 위한 텐트까지 등장하며 주요 점포에 ‘오픈런’ 행렬이 이어졌다. 프리미엄 와인은 물론 유명 인플루언서가 추천한 중저가 와인들까지 모두 일찌감치 동이 나며 이날 하루에만 17억원의 판매고를 올렸다. 일주일간 진행한 와인장터 총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0% 이상 올라 10년래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대형마트가 대량 구매로 현지보다 낮은 초저가 와인을 공수하면서 가격장벽을 깨고, 편의점이 와인 구색을 늘리며 접근성까지 높이자 와인 소비는 더욱 급증하는 추세다. 여기에 52시간 근무제와 집에서 즐기는 ‘홈술’ 증가는 와인의 대중화에 불을 지폈다. 이제 온라인에서 예약은 물론 결제까지 가능해지면서 비대면 소비 트렌드를 타고 와인 판매는 더욱 날개를 달 것으로 보인다.

2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와인 수입 규모는 2억5,925억달러를 기록하며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2000년대 중반 레드와인 열풍에 수입량이 1년 만에 70% 증가하는 등 제1의 전성기를 맞았던 와인 시장은 ‘4캔에 1만원’을 내세운 해외맥주 공세에 주춤했지만 2017년 2억달러를 넘어선 뒤 매년 최대치를 새로 쓰고 있다.

◇‘2병에 1만원’...대중화 물꼬 튼 대형마트=와인의 제2 전성기는 앞다퉈 초저가 와인을 선보인 대형마트가 열었다. 1캔에 4,000원대의 와인을 출시하며 ‘와인은 비싼 주류’라는 인식을 깨고 대중에 문턱을 낮췄다. 이마트가 지난해 8월 출시한 도스코파스 카베르네 소비뇽과 레드블렌드 2종은 지금까지 누적 160만병이 팔렸다. 지난 4월 2탄으로 선보인 화이트와인 ‘도스코파스 샤도네이’도 출시 2주 만에 5만병이 팔려나갔다. 롯데마트가 지난해 12월 선보인 4,800원짜리 레드와인 ‘나투아’ 2종은 현재까지 누적 14만병이 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마트가 판매하는 4,000원대 와인 ‘나투아 카베르네 쇼비뇽’. /사진제공=롯데마트


이처럼 대형마트가 가격장벽을 무너뜨리는 초저가 와인을 선보이자 구매층도 한층 다양해졌다. 특히 집에서 혼자 술을 즐기는 ‘혼술’족이 증가하면서 2030 세대의 와인 구매도 크게 늘었다. 이마트 관계자는 “가성비 좋은 중저가 와인 인기로 와인 소비자층이 확대됐다”며 “매출 비중이 높아지면서 일부 점포는 리뉴얼을 통해 와인 코너를 확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집 앞 편의점서 ‘픽업’...온라인 ‘노쇼’도 없어=가격과 함께 와인의 전성시대를 다시 부른 요인은 접근성이다. 대형마트나 백화점은 물론 집 앞 편의점에서도 쉽게 다양한 종류의 와인을 구매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편의점 이마트24는 지난해 주류 특화매장을 1,400여개를 오픈한데 이어 올해도 300여개 매장을 추가했다. 주류 특화매장은 80여종의 와인을 취급하는 매장으로 편의점을 통한 와인 소비가 막걸리를 넘어설 정도로 급증하자 와인 매대 확충에 나선 것이다.



온라인 주문 후 매장을 방문해 찾아가는 온라인 예약 서비스도 ‘노쇼’ 없이 인기를 끌고 있다. 편의점 GS25가 지난해 12월부터 선보인 와인 온라인 예약 주문은 98% 이상이 현장 결제로 이어지고 있다. GS25 관계자는 “점포에서 취급하는 와인은 18종인데 온라인 예약 와인은 30종에 달해 점포를 방문해야 하는 번거로움에도 고객들의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세븐일레븐도 지난달 와인 온라인 예약 주문을 도입한 후 한 달만에 이용률이 2배 이상 증가하고, 와인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54%나 뛰었다.

◇치즈, 감바스…안주도 와인 페어링이 대세=와인의 매출이 늘면서 안주류 판매에도 변화가 일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지난달 와인의 온라인 판매 이후 와인과 함께 곁들일 수 있는 수입식품 매출은 지난해 대비 11% 증가했다. 이처럼 와인과 함께 곁들일 수 있는 사이드 메뉴의 매출이 늘어나자 와인 매장 안에 관련 상품을 진열하는 코너를 만들거나 스테이크 등 와인과 어울리는 신선식품 매장에 와인을 진열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GS25에서는 와인과 함께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축산 제품의 종류가 작년 5월 초 6개에서 올해 13개로 약 2배 늘었다. 축산 제품뿐만 아니라 와인과 함께 즐기기 좋은 간편한 스낵치즈와 육포의 신상품도 인기다. 올해 4월 선보인 덴마크 인포켓치즈트러플맛은 출시 한달만에 치즈 전체카테고리 매출 10위권에 올랐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달 주류 판매법 개정으로 온라인으로 결제까지 가능해지면서 편의점을 비롯한 다양한 유통채널들이 결제 시스템 도입에 나서고 있다”며 “와인 소비 수준이 높아지면서 대중화를 넘어 고급화와 다변화 시대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민주기자 parkm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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