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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파식적] 엘리펀트 하우스





영국 북부 스코틀랜드의 수도 에든버러는 베스트셀러 소설 ‘해리포터’ 팬들의 성지다. 작가 J K 롤링이 이곳에서 아이와 함께 지내며 작품의 상당 부분을 집필했기 때문이다. 가장 주목받는 곳은 첫 번째 작품인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을 쓴 곳으로 알려진 ‘엘리펀트 하우스’라는 작은 카페다. 가난했던 싱글맘 롤링은 에든버러성이 보이는 창가에 앉아 신들린 듯 이야기를 풀어나갔다고 한다. 카페의 빨간색 정문에는 ‘해리포터의 탄생지’라는 문구가 큼지막하게 붙어 있어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엘리펀트 하우스 벽면에는 해리포터와 관련된 신문 기사와 함께 롤링의 서명이 담긴 커다란 사진도 걸려 있다. 화장실에는 세계 각국의 언어로 해리포터 인용구를 적은 팬들의 낙서가 빼곡히 채워져 있다. 카페 측은 또 영국 최고의 추리소설 작가인 이언 랜킨이 에든버러에 살면서 ‘레버스 경위’를 썼고 알렉산더 맥콜 스미스도 이 지역에서 ‘넘버원 여탐정 에이전시’를 집필했다고 자랑한다.

에든버러에 있는 카페들의 해리포터 관련 마케팅도 뜨겁다. 롤링은 당시 제부가 운영하던 ‘니컬슨 카페’에도 자주 들러 집필에 몰두했다고 한다. 저마다 해리포터 탄생지를 자처하며 논쟁을 벌이는 곳도 적지 않다. 엘리펀트 하우스의 맞은편 한 가게에는 ‘해리포터가 (어쩌면) 여기에서 탄생했을 수 있다…’는 안내문을 내걸었다. 심지어 롤링이 절대 다녀간 적이 없다는 특이한 광고를 내건 카페도 적지 않다. 해리포터가 출간된 후에야 가게가 생겼다는 얘기다.



롤링이 최근 팬들과의 대화에서 해리포터 탄생지가 엘리펀트 하우스가 아니라고 밝혀 팬들을 충격에 빠트렸다. 롤링은 이곳에서 해리포터를 쓰기는 했지만 탄생지는 아니라면서 맨체스터에서 런던으로 향하는 기차 안에서 처음으로 아이디어를 떠올렸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또 작품을 본격적으로 쓰기 시작한 어느 스포츠용품점 위의 임대주택이 진짜 탄생지라고 설명했다. 작가가 뒤늦게 사실을 공개한 배경도 궁금하지만 에든버러 카페들이 어떤 마케팅 전략을 새롭게 들고나올지 지켜볼 일이다.

/정상범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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