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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파식적]데즈카 오사무

“푸른 하늘 저 멀리 랄랄라 힘차게 나는 우주소년 아톰 용감히 싸워라.” 1970년대 초 서울에 사는 아이들은 오후5시30분이 되면 텔레비전이 있는 집에 삼삼오오 모여 화면조정시간이 끝나기를 기다렸다. 이윽고 시작하는 첫 프로그램은 아이들이 제일 좋아하는 만화였고 ‘우주소년 아톰’은 그중 하나였다. 아톰이 에너지가 떨어져 쓰러져 있을 때면 발을 동동 굴렀고 다시 힘을 내 우주의 악당을 물리치면 손뼉을 쳤다. 당시 한국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준 아톰은 ‘일본 만화의 신’으로 불리는 데즈카 오사무가 만들어낸 캐릭터다. 아톰은 그의 최고 히트작으로 1952년 연재를 시작한 후 한때 단행본 판매 부수가 1억 부를 돌파할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1928년생인 데즈카는 1946년 ‘마아짱의 일기장’이라는 4컷 만화로 데뷔한 뒤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작품을 남겼다. 최초의 의학만화인 ‘블랙잭’에서는 수술 장면을 사실적으로 묘사해 화제를 불러일으켰고 ‘밀림의 왕자 레오’에서는 어린이만화에 주인공이 죽는 비극을 최초로 도입하는 등 일본 만화계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공이 있으면 과도 있는 법. 1963년 데즈카가 잡지에 연재하던 아톰을 TV 애니메이션으로 만들 때 일본 방송사와 애니메이션 업계는 제작비를 놓고 줄다리기를 했다. 방송사는 편당 제작비를 50만엔 이하로 못 박았고 애니메이션 업계는 그 돈으로 제작이 불가능하다며 버텼다. 당시에 데즈카는 이른바 리미티드 기법을 활용해 방송사 요구를 수용했다. 이는 제작비를 줄이기 위한 고육책으로 1초에 들어가는 컷 수를 줄이는 방법이다. 일본의 유명 애니메이션 감독인 미야자키 하야오는 일본 애니메이션 제작비가 지금까지 극도로 낮은 원인을 데즈카가 제공했다며 그를 강하게 비판했다.

데즈카의 작품과 세계관을 인공지능(AI)에 학습시켜 플롯과 캐릭터를 만들고 사람이 이를 바탕으로 최종 시나리오를 쓴 만화가 ‘파이돈’이라는 제목으로 나왔다. 지금은 하늘나라에 있는 데즈카가 만화를 계속 그렸다면 이것과 똑같은 작품을 만들었을까. 그의 품평이 궁금해진다.



/한기석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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