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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보다 2배 비싼 신재생·LNG로 대체...전기료 인상 불보듯

[[9차 전력수급계획-탈원전 정책 가속]

석탄발전 56기서 37기로 줄여 미세먼지 감축

전력공급 불안한 태양광 등 비중 15 → 40% 확대

年 수요 증가율 '8차 계획'보다 0.3%P 후퇴 논란

경북 경주시 양남면에 위치한 월성 원전 4호기 전경. 8일 발표된 제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는 오는 2034년까지 원전 비중을 현재의 19.2%에서 9.9%까지 대폭 줄이는 방안이 담겼다. /경주=연합뉴스




제9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수립 자문기구인 총괄분과위원회가 8일 공개한 9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초안은 ‘친환경 발전’과 ‘안정적 전력수급’을 표방한다. 이를 위해 탈원전 기조를 유지해 국내 원자력발전소 숫자를 오는 2034년까지 17기만 남기고 석탄발전기는 현재(60기)의 절반인 30기를 줄이는 대신 이 가운데 24기를 액화천연가스(LNG)발전기로 전환한다는 것이 골자다. 그러나 학계와 에너지 업계에서는 9차 전력계획이 ‘장밋빛 미래’만 그리고 있다고 지적한다. 전기요금 인상, 초미세먼지 확대, 수급 불안정 같은 부작용에는 눈을 감고 있다는 비판이다.



원전, 2034년엔 17기만 남아



정부는 미세먼지 감축을 위해 지난해와 올해에 걸쳐 겨울(12~2월)·봄(3월) 총 4개월 동안 최초로 미세먼지 계절관리제를 시행했다. 그러면서 전력발전 부족분을 LNG로 충당했다. 문제는 LNG의 발전단가가 비싸다는 점이다. 올해 2월 현재 한국전력 전력통계속보에 따르면 LNG의 구입단가는 kwh당 115원6전으로, 이는 91원29전인 유연탄(석탄), 107원83전인 수력보다 높으며 원자력(60원84전)과 비교하면 2배 가까이 비싸다. 대통령 직속 기구인 국가기후환경회의 역시 가구당 평균 한 달 전력사용량(228kwh)을 고려하면 미세먼지 계절관리제 시행 시 월 전기요금이 1,200원씩 더 나올 수 있다고 분석한 바 있다.

최근 사상 초유로 ‘마이너스’를 찍은 초저유가가 얼마만큼 계속될지가 변수라는 분석도 있다. LNG 가격이 국제유가와 연동된 만큼 LNG 가격이 낮아지면 전기요금 인상 압력이 예상보다 크지 않다는 목소리다. 실제 동북아시아 LNG 가격지표인 JKM은 지난해 1월 초 열량 단위(MMBtu·25만㎉를 낼 수 있는 가스양)당 9달러에서 올 1월 말 3.73달러로 떨어졌고 지난달 말에는 2달러까지 하락했다. 그러나 국제유가가 다시 반등할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는 만큼 장기적으로 LNG발전 확대에 따른 비용 증가는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LNG를 외국에서 전량 수입하는 만큼 수급 불안이 언제든 발생 가능하다는 점도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발전사, 정책비용 눈덩이

또 신재생발전 비중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각종 정책비용이 늘어날 수 있다는 점도 문제다. 신재생발전 규모를 늘리기 위해 정부는 신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제(RPS·대규모 발전사업자가 발전량의 일정 비율을 신재생에너지로 공급해야 하는 제도)를 활용하고 있는데 RPS 비율이 늘어날수록 전력을 발전사들로부터 사들이는 한국전력의 재무 부담은 가중될 수밖에 없다. 한전의 재무 부담은 고스란히 전기요금 인상 압박으로 전가된다.

9차 전력계획이 올해부터 2034년까지 우리나라의 전력수요가 연평균 1%씩밖에 늘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 것도 문제다. 이는 2017~2031년이 기간인 직전 8차 전력계획(연평균 1.3% 증가)보다 오히려 후퇴한 것으로, 향후 전력수요가 감소하리라는 전망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많다. 각종 경제·산업활동을 위축시키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이 전력수요에 미치는 영향 역시 올해를 넘기지 않을 확률이 높다. 유승훈 총괄분과위원장(서울과학기술대 교수) 역시 이날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개최한 브리핑에서 “(사스·메르스 등) 감염병 당시 전력수요가 일시적으로 줄었지만 이후에는 반등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이덕환 서강대 명예교수는 “아직 공급 기여도가 역부족인 신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해 전력수요를 낮게 잡은 측면이 있다”며 “LNG는 신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벌충하기 위한 대책이지, 친환경과는 거리가 멀다”고 꼬집었다.
/조양준·세종=김우보기자 mryesandn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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