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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미국 국채 매각 현실화하면 달러 시장 흔들릴수도

中, 美국채 쥐어야 '무기' 활용

"G2 말폭탄에 그칠 수도" 분석

트럼프, 연일 中책임론 불붙여

"9·11 능가하는 역대최악 공격"

中은 폼페이오 비난 등 맞대응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둘러싼 미중 간 책임공방 격화로 양국 갈등이 역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는 가운데 미국 국채 이슈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 2018년 미중 1차 무역전쟁이 본격화할 당시 중국 내에서 미국 국채 매각을 지렛대로 삼아 미국의 대중 압박에 맞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컸던 만큼 이번 코로나19 사태 이후 미중 패권전쟁에서도 미 국채 문제가 또다시 핵심 갈등 요인이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7일 중국 매체들은 충칭시장을 지낸 황치판 중국 국제경제교류센터 부이사장이 “미국이 국채를 상환하지 않는다면 미국의 신용이 먼저 파산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중국의 대표적 관영 경제연구소의 핵심 브레인인 황 부이사장은 “미국이 자국 국채 상환을 거부하는 동결의 날이 진짜 온다면 이는 곧바로 달러 제국이 붕괴하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황 부이사장의 이 같은 언급은 최근 미국 정부 내에서도 중국에 코로나19의 책임을 묻는 방안 중 중국이 보유한 미국 국채 상환 거부가 포함됐다는 보도가 나온 데 대한 중국의 반발로 해석된다.

글로벌 금융시장에서는 황 부이사장의 이 같은 언급이 현실화할 공산은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홍콩 매체인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내에서는 미국에 대한 보복으로 미국 정부를 고소하는 방안, 향후 2년간 미국산 상품과 서비스를 2,000억달러어치 추가 구매한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는 방안, 미국산 농산물 구매를 줄이거나 보복관세를 검토하는 방안 등 다양한 방법이 거론되고 있지만 다들 현실적으로는 쉽지 않다”고 전했다. 중국으로서도 미국 국채 매각은 달러가치 하락에 따른 자산가치 추락으로 이어지는 만큼 자금 운용에도 큰 문제가 발생한다. 미국에 타격을 주려는 목적의 미국 국채 매각이 되레 중국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점에서 중국이 이를 단행하기는 쉽지 않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다만 도널드 트럼트 미 대통령의 대중 압박 수위가 점점 거세지고 있다는 점이 변수다. 트럼프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금까지 우리가 받은 최악의 공격이다. 진주만보다 더 나쁘고 세계무역센터보다 더 나쁘다”며 “중국에서 멈춰졌을 수도 있었고 그래야 했지만 그러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의 미국 내 확산을 사실상 중국의 ‘공격(attack)’에 비유한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중국의 1단계 무역합의 이행 가능성에 대해 “약 1주나 2주 내에 보고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중국이 무역합의를 지킬 수도, 지키지 않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는 최소한 오는 11월 대선 때까지 중국에 미국 제품을 어느 정도 사게 하면서 코로나19 확산에 대한 중국의 책임론을 부각시켜 선거에 활용하는 것이 최상의 시나리오다. 이 때문에 트럼프 정부는 중국을 상대로 압박 수위를 최대한 높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유럽연합(EU)과 다른 동맹국들에 18~19일 열리는 세계보건총회에 대만이 옵서버로 참여할 수 있도록 지지해달라고 압력을 넣고 있다. 대만의 국제기구 행사 참석은 중국 정부가 가장 꺼리는 일이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도 이날 우한 바이러스연구소 유래설과 관련해 “확실하지는 않다”고 한발 물러섰지만 “우한 연구실에서 왔다는 상당한 증거가 있다”며 중국 때리기를 이어갔다.

코로나19 확산 책임에 대한 설전이 격해지면서 양국 간 갈등도 최악의 수위에 이르고 있다. WSJ는 미국 여론조사기관 퓨 리서치센터의 조사를 인용해 미중 관계가 역대 최악의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3월 미국인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약 3분의2가 중국에 비우호적이라고 답했는데 이는 2005년 첫 조사 이후 가장 부정적인 평가였다. 앞서 SCMP도 미국과 중국 정부의 전현직 고문을 인용해 양국관계가 수십년 래 최악으로 떨어졌다며 사실상 신냉전 시대에 접어들었다고 보도했다.

문제는 양국이 이 같은 갈등 상황에서도 코로나19 사태 해결을 위한 협력이 아닌 포스트 팬데믹 시대의 패권 확장에 집착하고 있다는 점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현재의 미중 갈등은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2년여간의 관세 갈등을 종식시킨 상황에서 발생했다는 점에서 더욱 부정적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정부가 중국 중심의 글로벌 공급망과 각국의 대중국 투자 흐름을 억제하기 위해 중국에 반하는 수사를 활용하고 있는데 미국 경제에 더 많은 피해를 줄 것이라는 공포로 이 같은 움직임이 어디까지 이어질지는 불분명하다고 FT는 전했다.

반면 중국도 시진핑 리더십을 유지하고 중국의 국제적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미국의 대중국 압박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하고 있다. 중국 지도부의 의중을 반영하는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트럼프 대통령과 폼페이오 장관은 아무 증거 없이 코로나19의 중국 기원설을 퍼뜨리고 있다”며 “미 행정부가 루머를 확산시키는 이유는 (대선을 앞둔) 정치적 목적”이라고 비난했다. /베이징=최수문특파원 뉴욕=김영필특파원 chs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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