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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으로 이사…외환위기 때 쌓은 경험이 성장 밑거름됐죠”

[서경이 만난 사람- 태평양 40년 변천사]

서소문시대 접고 강남으로 이전

외환 위기 때 다양한 업무 경험

M&A 많지 않던 시절…美 리포트 공부

40명 식구가 500여명으로 늘어

성공 안주 않고 올 종로에 새둥지

김성진(왼쪽) 법무법인 태평양 대표변호사와 안영수 변호사가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기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오승현기자




“태평양에 있으면서 대(對)고객 서비스 질을 향상시키는 등 내외적으로 성장한 시기는 강남으로의 이사와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시기였습니다. 이사하자마자 업무가 크게 늘었고 그 과정에서 여러 경험을 쌓았습니다. 특히 업무를 진행하면서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지 등을 파악하는 방법도 제대로 배우게 됐습니다. 강남에서 자리 잡으려면 오래 걸릴 줄 알았는데 3년 만에 확실히 자리를 잡게 됐습니다. 저도 당시 이전에 반대했는데 돌아보면 당시 2~3년 만에 성공할 줄 몰랐다는 말을 했어야 하지 않았나 생각해요.”

김성진 법무법인 태평양 대표변호사는 최근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오랜 기간 태평양에 몸담으며 가장 큰 변화의 순간이 언제였는지를 묻자 이같이 답했다. 그는 “당시 변호사가 40명뿐이라 전원 토론을 통해 강남 이전을 결정했는데 간발의 차이로 이전을 결정했다”며 “그때 이전 반대로 결정됐다면 공간이 태부족해 큰일 날 뻔했다”고 회상했다.

태평양은 최근 종각역 인근 센트로폴리스빌딩으로 다시 옮겨갔다. 김 대표변호사는 “경비원 한 명이 지키던 서소문 신아빌딩에서 당시 최첨단 ‘인텔리전트빌딩’으로 꼽히던 강남 한국타이어빌딩으로 옮겼는데 그곳도 20년이 지나니 리모델링을 한다”며 세월의 무서움을 얘기했다. 그러면서 그는 서소문 근무 마지막 날 사무실에 있었던 변호사들끼리 찍은 기념사진을 보여줬다. 그는 사진을 보며 “사진에 찍힌 사람들은 본인이 강남 세대가 아니라 서소문 세대라고 생각한다”고 웃었다.

법무법인 태평양 설립자인 김인섭(앞줄 가운데) 당시 대표변호사 등 소속 변호사들이 지난 1998년 9월 강남으로 본사를 옮기기에 앞서 서소문 사무실에서 근무한 마지막 날 찍은 기념사진. 앞줄 오른쪽에 김성진 현 대표, 뒷줄 오른쪽에 당시 신입이던 안영수 변호사가 보인다. /사진제공=법무법인 태평양




그 사진에는 인터뷰에 함께 자리한 안영수 변호사도 있었다. 그는 태평양이 서소문에서 강남으로 이사할 당시 막내 변호사였다. 안 변호사도 외환위기가 가장 큰 변곡점이었다며 “기업들이 역사적으로 경험하지 못한 일을 겪다 보니 이를 법률로 풀어야 할 수요도 늘었다”며 “처음 보는 업무를 실제로 보고 배우던 시절”이라고 말했다. 그는 당시 각종 ‘빅딜’을 떠올리며 “서울은행·제일은행 등이 매물로 나와 실사를 해야 하는데 인수합병 실사라는 게 없던 시절이라 미국 로펌의 리포트를 받아 번역해 분석하며 실사를 나갔다”고 말했다.

안 변호사는 당시의 독특한 문화로 상하관계 구분 없는 ‘끝장토론’을 얘기했다. 10년 전까지만 해도 내부규약 개정, 군법무관 경력 인정 범위 등 큰 안건이 있을 때마다 호텔의 큰 방을 빌려 끝없는 토론을 벌였다. 그는 “찬반이 절반으로 팽팽해도 한쪽이 지칠 때까지 토론이 이어졌다”고 말했다. 그래서 지금도 태평양에는 연차에 따른 주니어·시니어 구분만 있을 뿐 직급을 지칭하는 표현이 없다.

하지만 지금은 변호사 수만 500명에 달하는 큰 조직이 됐다. 10년 전처럼 전원 끝장토론으로 소통하기도 쉽지 않다. 김 대표변호사는 “시니어들이 오히려 많이 바뀌어야 하는 게 아닐까 한다”고 운을 뗐다. 그는 “세대 간 갈등이 실제로 없다고 할 수는 없으니 말하기 조심스럽다”면서도 “기술적 발전속도가 워낙 빠르다. 과거에는 세대차이가 있다는 걸 믿지 않았지만 지금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나이 차이가 10년만 나도 사회에 대한 인식이 달라질 수 있음을 인정하고 “로펌의 생존을 위한 협업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안 변호사도 “젊은 연차의 변호사들도 업무 외 관계에서는 동등한 변호사로서 자긍심 갖고 일해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박준호기자 violato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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