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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낙관론'에 잇단 경고…버냉키도 "美, 30%대 역성장"

'V자 반등' 주장 2주만에 철회

옐런 이어 어두운 전망만 봇물

ILO "전세계 근로자 80% 타격"

OECD 경기선행지수 역대최대↓

브라질 車생산량 16년來 최저

中기업 해외자금 조달도 난항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을 지낸 유력 인사들이 잇달아 미국 경제가 30% 이상 위축될 것이라는 충격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하루빨리 경제활동을 재개하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자신감과 달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경제가 급반등하기 어렵다고 선을 그은 것이다. 여기에 코로나19로 전 세계 고용시장에서 노동자의 80%가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국제노동기구(ILO)의 보고서까지 나오며 세계 경제의 암울한 전망에 점점 더 무게가 실리고 있다.

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지난 2006년부터 8년간 연준 의장을 지낸 벤 버냉키는 코로나19 사태로 2·4분기 미국의 국내총생산(GDP)이 30% 이상 감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버냉키 전 의장은 이날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브루킹스연구소 화상 토론에서 “(경기회복이) 빠르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짧은 침체 이후 바로 회복되는 ‘V자 반등’이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연준을 이끌며 경기회복을 진두지휘했지만 코로나19 사태에서는 회복이 더 어려울 것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버냉키 전 의장은 2주 전만 해도 코로나19 사태 이후 미국의 경제상황에 대해 비교적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던 인물이다. 그는 지난달 25일 인터뷰에서 “코로나19는 눈보라와 같다”며 가파른 경기 반등을 예상했다. 하지만 불과 2주 만에 비관적 입장으로 전환한 것은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확산세가 쉽게 수그러들지 않는데다 실업자도 급증하는 등 상황이 더 악화했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재닛 옐런 전 연준 의장도 전날 미국의 올 2·4분기 GDP 감소가 최소 30%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코로나19가 급격히 확산하며 전 세계 33억명의 노동자 중 약 27억명이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ILO의 연구는 이 같은 비관적 전망에 무게를 더하고 있다. 7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ILO는 이날 보고서에서 2·4분기 전 세계 노동자의 근로시간 중 6.7%가 사라질 것이며 이는 주당 40시간 일하는 정규직 노동자 1억9,500만명이 실직하는 것과 맞먹는 수치라고 경고했다. ILO는 당초 올해 2,500만명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으로 예상했으나 3주 만에 2·4분기에만도 3,000만명이 직업을 잃을 수 있을 것이라는 더 어두운 전망을 내놓았다.



실제로 최근 발표된 지표들은 코로나19 이후 악화한 고용상황을 여실히 드러낸다. 2일 발표된 미국의 3월 넷째주(22~28일)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664만8,000건으로 1967년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주(3월15~21일)의 328만3,000건보다 2배 이상 많은 수치다. 유럽노동조합연맹(ETUC)이 실업수당 청구건수를 취합해 산출한 결과 지난 2주간 유럽 전역에서 사라진 일자리도 100만개에 달한다.

8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표한 3월 경기선행지수(CLI)도 역대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날 공개된 OECD 회원국 전체의 지난달 CLI는 98.8로 전달의 99.6보다 0.8% 감소했다. 지난해 11월 99.4, 12월 99.5, 올해 1월 99.5, 2월 99.6으로 상승세를 보이다 3월 급락한 것이다. OECD는 “현재의 신호는 금융위기 때보다 더 강력하다”고 강조했다.

세계 경제 성장을 뒷받침하고 있는 신흥국의 산업 악화도 가속화되고 있다. 7일 브라질자동차산업연맹에 따르면 지난달 자동차 생산량은 지난해 3월 대비 21.1% 감소한 19만대에 그쳐 3월 기준으로 16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전체 65개 생산공장 가운데 63곳이 조업을 중단하고 12만3,000명의 근로자가 집단휴가에 들어간 상태여서 4월 생산량은 더 줄어들 것이라고 연맹은 설명했다. 코로나19 발원지인 중국 기업들의 해외자금 조달 비용도 급증했다. 투자부적격등급(정크본드)의 달러화 표시 중국 회사채 수익률은 지난달 말 14.1%로 치솟았다. 중국의 달러화 표시 회사채 가운데 정크본드 규모는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873억달러 중 4분의1을 차지해 상당수 기업이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전희윤기자 heeyou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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