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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널] 단기자금 한숨 돌렸지만...ABS, 여전히 ‘살얼음판’







7일 LG유플러스는 자사 단말기 할부대금채권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ABS(자산유동화증권을 3,190억원어치 발행했다. 금리는 만기에 따라 1.513~1.907% 수준으로 직전 발행분(2월) 대비 최대 36bp 상승했다. 지난달 말 발행한 SKT ABS(2,664억원)도 1.459~1.725%로 자기등급 대비 15~16bp 높았다. 12개의 투자적격등급 중 최우수(AAA) 수준인 증권임에도 불구하고 한달 새 금리가 크게 뛴 것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ABS시장은 연 52조원 규모다. ABS(Asset Backed Securities)란 부동산, 매출채권, 유가증권 등과 같은 유동화자산을 기초로 발행된 증권이다. MBS(주택저당증권·Mortgage Backed Securities)가 대표적이며 일반 기업들이 발행하는 물량도 전체의 약 20%를 차지한다. 미래 발생할 매출을 담보로 하거나 부동산 임차보증금을 유동화하는 방식으로 주로 대기업들이 비상시 이용하는 현금 조달 통로다.



최근 기업들의 ‘크레딧 크런치(신용 경색)’ 우려가 확대되면서 단기자금시장이 크게 흔들렸다. 정책자금 지원에 나선 회사채나 CP, 전단채의 경우 다소 경색이 완화되는 모습이지만 일반 기업들이 발행하는 ABS는 여전히 유동성이 떨어지는 상황이다. ABS는 아직 발생하지 않은 미래 매출을 끌어다 쓰는 것인 만큼 통상적으로 자금조달 끝선에서 활용하는 카드다. 경기가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커지면서 ABS를 발행하는 회사의 펀더멘털 우려가 짙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코로나19 여파를 가장 크게 맞은 항공사의 경우 스프레드는 더 늘어났다. 지난달 30일 발행한 대한항공의 ABS(6,000억원)는 초과담보와 상환적립금, 강제조기상환(트리거) 등으로 신용을 보완해 자사 등급(BBB+) 대비 높은 A등급으로 발행됐음에도 불구하고 만기별로 85~190bp의 가산금리를 적용했다. 이마저도 주요 수요인 리테일에서 팔려나가지 못해 대부분 물량을 인수단(증권사)이 떠안고 있는 상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달 2조2,255억원 규모의 ABS 만기가 돌아온다. 통상적으로 3~12개월 단위로 오버롤(차환)되는 상품이지만 최근 기관들의 투심이 약화하면서 차환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IB업계의 한 관계자는 “몇개월 단위로 상환과 재발행을 반복하는데 투자자가 갑자기 리스크관리에 나서면서 인수를 중단할 경우 증권에 흠집이 난다”며 “그럼 시장에서는 무언가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고 추가 매입이 끊길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또다른 증권사 채권트레이더는 “최근 국민연금 등 연기금이나 공제회들이 신용채권 비중을 줄이면서 ABS 재투자에 대해서도 난색을 표하는 분위기”라며 “주로 항공사나 부동산(PF) 기초자산이 많은 만큼 디폴트(부도) 위험이 커졌다고 보는 것 같다”고 전했다.

기업들의 신용 위험 가능성이 커지면서 상당수 ABS들에는 신용등급 관련 강제상환 옵션이 붙기도 한다. 발행 후 회사의 신용도가 떨어질 경우 조기상환해야 하는 것이다. 대표적인 것이 아시아나항공이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달 아시아나항공 ABS의 신용등급을 기존 상향검토에서 미확정 검토 대상에 올렸다. 회사의 신용등급은 현재 ‘BBB-’로 한 단계만 더 떨어져도 약 8,500억원 규모의 ABS를 일시 상환해야 한다. IB업계 관계자는 “채안펀드가 가동되면서 CP와 전단채 시장은 조금씩 안정을 찾아가는 분위기”라며 “그러나 만만찮게 규모가 큰 ABS나 ABCP의 경우 매입 대상에 포함되지 않아 투자자들의 기피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김민경기자 mk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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