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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투 개미' 다시 늘어난다

반등 길어지자 올라타기 서둘러

신용융자 8일째 증가 다시 7조대

공매도 금지에 쇼트커버링 기대도

금감원 "묻지마 몰빵투자 자제를"





국내 증시가 반등의 조짐을 보이자 ‘빚투’가 다시 늘고 있다. 반등 기간이 예상보다 길어지고 회복 정도도 가팔라지자 서둘러 반등장에 올라타려는 투자자들이 빚을 내서 다시 투자에 나서는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물론 금융당국까지 나서 개인 투자자들의 ‘묻지마 몰빵 투자’를 경고하고 나섰다.

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6일 기준 유가증권 및 코스닥시장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7조1,559억원으로 집계됐다.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2월24일 10조5,436억원으로 최대치를 기록한 뒤 지난달에도 9조~10조원대를 유지했다. 하지만 지난달 중순 이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의 글로벌 확산 우려가 커지면서 증시가 급락한 즈음부터 급격하게 줄어들어 지난달 24일에는 6조4,075억원까지 감소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신용융자액은 8거래일 연속 증가세를 보이면서 7조원을 넘어서게 됐다. 신용융자는 주로 개인들이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 투자에 나선 자금으로 주식 매수금액의 40%를 보증금으로 내면 나머지를 증권사로부터 빌릴 수 있다. 이자가 높은데다 주가가 일정 수준 아래로 내려갈 경우 돈을 빌려준 증권사가 반대매매에 나설 수 있어 증시 상승세가 예상됐을 경우 잔액이 늘어난다. 이와 함께 보유 주식을 담보로 융자를 받는 예탁증권담보융자 잔액은 15조3,763억원으로 지난달 말보다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증시자금의 피난처로 불리는 머니마켓펀드(MMF)도 감소세다. MMF 설정액은 최근 소폭 증가세를 보이기는 했지만 지난달 145조~146조원을 유지하다가 이달 초에는 119조원까지 줄어들었다. 변동성이 극대화됐던 지난달 초 중순 MMF로 이동해 투자 기회를 엿보던 상당수의 자금이 다시 증시로 이동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증시 빚투(대출받은 자금으로 투자)’가 다시 늘어난 것은 최근 코스피지수가 4거래일 연속 오르면서 1,800을 회복하는 등 주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말 달러 강세 현상이 다소 완화되는 상황에서 각국 정부의 글로벌 정책 공조가 활발해지면서 글로벌 증시는 반등에 성공했다. 코스피지수도 지난달 24일부터 반등에 성공해 이날까지 25%가량 상승했다. 코로나19의 글로벌 확산 가능성과 국제유가에 대한 불안이 계속 남아 있는 가운데 상승폭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반등세가 지속되면서 투자자들이 심리적으로 쫓기게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을 안심할 단계가 아닌데다 실물 경제에 대한 영향도 제대로 파악되지 않은 상황이라 대개 단기 반등 후 조정이 진행될 것으로 봤지만, 예상보다 반등세가 강했다”며 “시기를 놓치는 것을 우려한 투자자들이 대출을 통해서라도 서둘러 시장에 진입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 증시가 반등하면서 이전 공매도한 주식을 재매입하는 쇼트커버링이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도 투자자들이 앞으로 증시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게 한 요인 중 하나다. 실제로 한국투자증권이 쇼트커버링 확대 가능 종목으로 제시한 코스닥 시장의 신라젠(215600)·톱텍(108230)·국일제지(078130) 등은 모두 최근 개인 투자자들의 순매수 상위 종목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송승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공매도의 특성상 장기화했을 때 이자 누적으로 수익률이 낮아지기 때문에 적절한 시점에 쇼트커버링을 고려해야 한다”며 “특히 최근 증시가 반등하고 있어 오히려 손해를 볼 수 있는 국면”이라고 설명했다.

‘빚투’가 다시 늘어나는 등 개인 투자자들의 공격적인 투자에 전문가들은 물론 금융당국도 ‘경고’를 하고 나섰다. 금융감독원은 이날 이례적으로 최근 개인 투자자들의 주식 투자와 관련해 ‘몰빵 투자’나 ‘묻지마 투자’ ‘빚투’ 등을 경계해야 한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코로나19 국면에서 개인들의 대규모 매수세가 진행된 후 금융당국이 경고성 자료를 공식적으로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최근의 주식시장 변동성 확대는 과거 금융위기와는 다른 양상으로 향후 증시에 대한 예측이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며 “대출 등 레버리지를 활용해 투자하는 경우 높은 이자 비용 발생 및 주가 하락 시 반대매매 등으로 손실 규모가 확대될 수 있어 단순히 주가가 하락했다는 이유만으로 투자하는 것도 매우 위험하다”고 강조했다. /박성호·양사록기자 jun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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