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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만나기 2시간전 '깜짝 서한'...위기설·대기업 홀대론 서둘러 진화

[은성수 '금융현안' 공개서한]

코로나·일자리 타격 등에 쌍용차 지원 '긍정 시그널'

대형항공사 부채비율 적시, 자본확충·경영개선 주문

'100조 대책'으로 감당 못해 대기업 시장조달 권유한 것

한은 행동전제로 '채안펀드 매입' 저신용등급 확대 시사





은성수 금융위원장의 6일 깜짝 공개서한은 문재인 대통령 주재 소상공인 금융지원 현장간담회가 열리기 2시간 반 전인 오전11시30분에 전격 발송됐다. 위기의 쌍용차와 항공산업, 대기업 홀대론, 4월 위기설, 채권안정펀드 늑장 대응 등 최근 시장의 우려가 커지고 있는 부문을 총망라하며 조목조목 해명, 시장의 불안심리를 잠재우려는 의도라는 해석이 나온다.

은 위원장이 쌍용차에 대해 “채권단도 쌍용차 경영정상화를 뒷받침할 부분이 있는지 협의해나갈 것으로 기대한다”며 다소 긍정적 입장을 드러낸 것은 현 상황의 특수성을 감안한 판단으로 해석된다. 당초 금융당국·채권단은 대주주의 ‘충분한 지원’을 채권단 추가지원의 첫번째 원칙으로 제시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마힌드라그룹도 직격탄을 맞았다. 이런 상황에서 기존 입장만 고수하기 어려웠을 수 있고 쌍용차가 무너질 경우 일자리·지역경제에 타격을 줄 수 있는 점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말 현재 쌍용차 임직원만 5,040명이며 협력업체까지 포함하면 훨씬 많다. 일각에서는 총선이 얼마 남지 않아 정부도 지원 의지를 내비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항공업과 관련해 주목할 부분은 대형 항공사의 부채비율을 적시했다는 점이다. 금융위원회는 이날 문답 자료에서 A항공사의 지난해 말 연결기준 부채비율이 1,386.7%, B항공사는 871.5%라고 적었다. A는 아시아나, B는 대한항공을 뜻한다. 금융지원도 필요하지만 자체 노력에 의한 자본확충, 비효율적인 경영 관행 개선 등의 조치도 있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한 셈이다.

대한항공의 경우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지난달 29일 담화문에서 “기 발표한 송현동 부지 등 유휴자산 매각과 더불어 이사회와 협의해 추가적인 자본 확충 등으로 체질을 강화하는 계기로 만들겠다”고 말한 바 있다. 시장에서는 주주배정 유상증자나 영구채 발행 등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아시아나의 경우 HDC현대산업개발이 계획대로 2조1,772억원의 자본을 확충하면 부채비율이 떨어지지만 매각 당시보다 아시아나의 재무상황이 악화해 목표치인 300%의 두 배인 600%를 웃돌 것으로 보인다. 은 위원장은 “관계부처와 종합적 대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해 세금 감면 등의 종합 지원책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대기업 지원 기조에 대해서도 상세하게 해명했다. 은 위원장은 “100조 금융대책으로 기업자금 수요를 모두 감당할 수는 없다”며 “따라서 소상공인·중소기업과 달리 시장접근이 가능한 대기업은 1차적으로 거래은행·시장에서의 자금 조달을 권유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기업도 정책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지만 금리 등에서 일정 부분 부담이 불가피하고 그래도 어려우면 자구노력을 전제로 국책은행을 이용할 수 있다는 기조도 재확인했다.

대기업이 정부 정책 프로그램을 이용할 경우 자구노력에 대해서도 예시를 들었다. 회사채신속인수제를 활용하면 차환 물량의 20%는 해당 기업이 자체 상환하고 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증권(P-CBO)은 발행된 유동화증권의 9%가량을 후순위로 발행기업이 인수하도록 하는 방안 등이다. 은 위원장은 “과거에도 이런 노력을 요구했다”며 “필요하다면 대기업 부담 방식·범위 등을 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은행의 행동을 전제로 채권시장안정펀드 매입 대상을 저신용등급 회사채 등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시사했다. 채안펀드는 AA등급 이상 회사채, A1 이상 기업어음(CP) 등 우량채권이 투자 대상이다. 은 위원장은 “한은이 비은행금융사 대출을 지원하면 채안펀드 부담이 경감될 것”이라며 “여력이 생기면 저신용등급을 일부 포함하는 것도 고려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채안펀드에 대해서는 “가동일인 2일 이후에는 기업발행 물량이 시장에서 소화되고 있다”며 “회사채·CP 등은 시장에서 자체 소화되는 게 바람직한 만큼 시장보다 좋은 조건을 제시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전했다. 한은과 관련해서는 “시장 안정을 위해 적극적으로 지원해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태규기자 class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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