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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명]코로나 이후, 누가 살아남을 것인가

외식업계·오프라인 패션 타격속

쿠팡 등 비대면 산업은 특수 누려

코로나 이후 패러다임 급변 예고

새시대 준비하는 자에 기회 열려

심희정 생활산업부장 yvette@sedaily.com

# 중국의 한 병원에서 세미 메이크업(반영구) 부문 수장을 맡아 한 달에 수천만원의 월급을 받던 김수진(가명) 원장은 한국에 잠시 입국한 동안 갑작스러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중국으로 돌아갈 길이 막혀 졸지에 직장을 잃었다. 그에게는 자국에서 세미 메이크업 아카데미를 운영하고 싶은 꿈이 있었으나 눈앞에 당장의 안정적인 소득을 포기하기란 쉽지 않아 수년간 미뤄오던 터였다. 김 원장은 한편으로 안정적인 소득을 잃었지만 움츠림과 담금질의 시간을 거쳐 새로운 업무로 갈아타겠다고 고백했다.

# 오프라인에서 스포츠숍을 부업으로 하며 영상 콘텐츠 기업을 운영 중인 한 중소기업 사장의 경우 코로나19로 외부 활동을 자제함에 따라 스포츠숍은 문을 닫았지만 ‘집콕’ 생활로 영화 등을 보는 인구가 늘면서 전체 수익은 오히려 늘었단다. 수십년 동안 마스크를 생산해오며 적자에 급급하던 중소기업 사장도 평생 먹고살 돈을 올 들어 다 벌었다며 털어놓았다.

코로나19로 명암이 엇갈리고 있는 세상이다. 코로나19로 임대료 고통을 받고 있는 오프라인 매장처럼 눈물을 흘리는 기업이나 사람들이 쏟아진 반면 배달의 민족이나 쿠팡처럼 비대면을 앞세운 산업군은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사람들이 밀집하는 외식업계와 오프라인 패션·뷰티 로드숍 등이 타격을 입은 사이 마스크, 손 소독제, 코로나19 진단키트, 면역 관련 건강기능식 등은 아이러니하게도 코로나 특수를 누리는 모습이다. 초미세먼지가 득세하던 날에도 마스크를 쓰지 않던 시민들은 이제 마스크 착용을 일상으로 받아들이면서 마스크의 생활필수품 트렌드는 코로나19 이후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누가 공교육의 온라인 수업을 상상할 수 있었을까. 학교 개학까지 가물가물해지며 초유의 온라인 수업 시대가 열리면서 프린터기와 복사용지는 때아닌 물을 만나 불티나게 팔려나간다. 뒤늦게 화상 카메라를 찾는 소비자들은 10배 이상 넘게 뛴 가격과 매진 표시에 황망할 뿐이다. 아이들마저 비대면에 익숙해지면서 급기야 학원에서 편리하고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온라인 홈스쿨링으로 전환하는 숫자가 전보다 늘어날 수 있다.



이처럼 세상은 많은 변화를 겪고 있고 전염병 종식 이후의 세계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급변할 것이라는 예고편이 벌써부터 펼쳐지고 있다.

비대면·비접촉 결제가 급증함에 따라 현금 사용도 급감하자 한국은행 역시 디지털화폐 발행을 앞당길 조짐을 보인다. 물론 전 세계적인 트렌드이기는 하나 코로나19가 이 시대의 도래를 앞당기고 있는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많은 회사가 문을 닫고 실업자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올 것이며 이 와중에 변화한 패러다임에 맞는 새로운 직업이 탄생하게 될지 모른다. 세상의 일시 정지 버튼을 누르고 재택근무를 시행했더니 예상보다 잘 굴러가는 것을 목도한 기업들은 이제 맘 놓고 유연근무제를 활성화하며 무급휴직 카드를 손쉽게 내밀 수도 있겠다. ‘없어도 되는’ 직원들을 쉽게 솎아낼 수도 있는 구조조정 과정 중의 수단으로 활용될 수도 있으며 반드시 사무실에 상주하지 않아도 되는 직업군의 경우 재택근무를 활성화시켜 기업이 비용절감에 나설 수도 있지 않을까. 사회적 거리두기에 길든 시민들은 일자리를 잡아먹는 로봇이 주인장이 된 무인스토어의 만남에 어색함을 느끼지 못하는 분위기가 확산될 것이다.

코로나19 그 이후. 전염병의 완전한 종식이 언제 올지 모르지만 이에 대비한 삶을 우리는 앞서 준비해야 한다. 디지털 가속화의 거센 파도 속에서 오히려 경쟁력을 인정받는 아날로그 산업을 고수하던 대세적인 트렌드에 맞는 창업과 직업을 고민하든 간에, 바뀌고 있는 그리고 바뀔 세상에 대한 깊은 이해와 통찰력으로 대비해야 쓰러지지 않는다. 코로나19로 신음하는 사이 각성한 기업들은 밤잠 안 자고 코로나 이후를 준비하고 있다. 깨어 있는 자가 위기를 2배의 기회로 승화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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