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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C현산 "아시아나 차입금 지원" 요구에...정부는 투트랙에 무게

[표류하는 아시아나항공 매각]

"코로나 여파 항공업 실적 악화"

현산, 산은 등 국책금융기관에

5,000억 영구채 출자전환 요청

정부는 특혜시비 등 논란 우려

자금투입 아닌 지원 방식 모색





항공산업에 대한 ‘금융지원’을 두고 정부와 항공사가 기싸움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아시아나항공(020560) 인수를 추진 중인 HDC현대산업개발(294870)이 아시아나항공의 차입금에 대한 지원을 구체적으로 요구하고 나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아시아나항공의 실적 악화가 장기화될 것이라는 전망에다 열악한 재무상황으로 기업가치가 계속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칫 인수 이후 투입자금이 더 많아질 상황이다. 하지만 칼자루를 쥐고 있는 KDB산업은행은 HDC(012630)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지원의 경우 현재까지 중립적인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5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HDC는 최근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국책금융기관에 아시아나항공 인수 관련 금융지원을 요청했다. HDC는 산은이 아시아나로부터 인수한 5,000억원 규모의 영구채를 출자전환해주거나 산은 등 채권단에 대한 차입금 상환일정 변경 등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산은과 수은은 지난해 아시아나항공이 발행한 영구채 5,000억원 인수를 비롯해 한도 대출(8,000억원), 보증신용장(3,000억원)을 제공하는 등 1조6,000억원을 지원했다. HDC의 지원 요청에 산은은 신중하게 검토하지만 방향성을 정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다.

HDC가 손을 내민 것은 아시아나항공의 재무구조가 매각 결정 당시보다 훨씬 악화됐기 때문이다. 아시아나항공의 지난해 부채비율은 1,386.7%로 전년(649.3%)보다 두 배 이상 늘었고 4,437억원의 영업손실, 8,179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영업이 안되다 보니 단기차입금도 2조807억원까지 늘었다. 2·4분기 내 3,900억원의 기업어음(CP)을 포함해 연내 4,736억원을 상환 또는 차환해야 한다. 재무구조 악화로 신용등급이 투기등급까지 하락할 가능성이 제기되며 추가 자금조달도 불가능하다. 자칫 8,500억원 규모의 자산유동화증권(ABS) 조기상환 요구까지 겹치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 이 때문에 HDC가 당초 계획대로 2조1,772억원의 자본을 확충한다 해도 부채비율은 목표인 300%의 두 배인 600%도 맞추기 어렵다. 여기다 차입금까지 갚아야 한다면 HDC는 1조원 이상의 자금을 더 쏟아부어야 한다.



이에 따라 HDC는 산은에 1조원 규모의 신용보강 등을 통한 여신 지원과 차입금 상환 유예, 회사채 지급 보증 등을 요청했다. 여기에 영구채 5,000억원의 출자전환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산은과 수은이 신디케이트론 방식으로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대금을 지원해준 것처럼 아시아나항공의 인수대금 일부를 제공하는 안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HDC의 요청에 산은은 곤혹스럽다. HDC의 요구를 수용할 경우 특혜시비 논란이 불거질 수도 있을 뿐 아니라 출자전환이나 채권단 협약 등이 진행될 경우 아시아나항공의 매각 취지가 무색해지기 때문이다.

한편 정부는 항공산업에 긴급자금 투입과는 별도의 트랙으로 자금을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항공산업 등 기간산업이 고용에 미치는 영향이 크고 국가 주력산업들의 토대이기 때문이다. 산은은 지난 2월17일 저가항공사(LCC) 업계의 요청에 따라 최대 3,000억원의 지원을 하겠다고 밝혔지만 현재까지 1,260억원만 집행했다. 에어부산(280억원), 제주항공 신디케이트론(1,500억~2,000억원)이 이달 중 집행된다. 하지만 추가 지원에 대해서는 포화상태인 LCC 산업 자체의 구조조정이 선제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과 관련해서는 정부 일각에서는 당장 쓰러질 정도로 유동성 위기에 내몰리지는 않았다는 인식도 있다. 대한항공은 지난달 6,000억원 규모로 ABS 발행으로 한숨을 돌렸고 아시아나항공도 지난해 4월 한도대출 8,000억원을 활용할 수 있다며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

다만 정부는 기간산업 정책지원방안 차원의 지원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항공산업 등 기간산업은 고용에 미치는 영향이 크고 국가 주력산업들의 토대이기 때문에 무너지면 안 된다”면서 “기존 100조원의 긴급자금 지원과는 별도의 트랙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지면 유동성 문제만은 아니다”라면서 “재무 상태에 영향을 받으니까 이에 따른 대책을 검토하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항공업협회는 전체 항공사에 대한 무담보 저리대출 확대, 회사채 발행에 대한 지급보증, 항공기 재산세 면제 등을 요구했다. LCC의 금융지원을 두고 항공사들과 산은 간 신경전도 벌어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적극적이고 빠른 지원이 없다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이에 대해 산은은 원칙과 기준에 따라 최대한 신속히 대출 심사와 집행을 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이스타항공은 LCC 금융 지원 프로그램에서 빠진 것을 두고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산은은 모회사인 제주항공을 지원하는 만큼 이스타항공은 제주항공이 책임지면 된다는 입장이다. /박시진·이태규기자 see1205@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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