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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산 않겠다는 트럼프, 수입석유엔 '관세 부과' 엄포

■OPEC+ 회의 연기…국제유가 '안갯속'

러-사우디간 갈등 증폭되는데

트럼프도 비협조적 태도 일관

텍사스주 감축 여부는 변수로

이번주 국제유가 타격 관측 속

"결국 감산 합의할 것" 낙관도





지난 2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감산 트윗’에 전날보다 배럴당 24.67%(5.01달러)나 폭등한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3일에도 12% 뛰어올랐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OPEC+(석유수출국기구와 주요 산유국 연합체) 틀 내에서 다른 산유국과 합의할 준비가 됐다”며 “하루 1,000만배럴 안팎을 감산하는 안건을 논의하겠다”고 했기 때문이다.

문제는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와의 관계에서 터졌다. 이날 푸틴 대통령은 사우디의 가격 인하와 증산은 미국 셰일 업체를 견제하기 위한 것이라고 역공했다. 지금까지 업계와 월가에서는 미국의 경제제재에 불만을 가진 러시아가 미국과 셰일 기업에 보복한 것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었다. 푸틴 대통령이 이 같은 견해를 뒤집은 것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관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한 대국민 특별담화를 발표하고 있다. /모스크바=AP연합뉴스


사우디는 발끈했다. 파이살 빈 파르한 사우디 외무장관은 4일 “푸틴의 발언은 진실이 없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사우디는 미국 석유산업의 주요 투자국이라고 반박했다. 헬리마 크로프트 로열뱅크오브캐나다(RBC) 글로벌 상품리서치 헤드는 “러시아와 사우디 사이의 새로운 외교적 균열이 생겼다”며 “지금으로서는 어떠한 생산 관련 약속도 나오지 않을 것 같다”고 분석했다.

실제 사우디와 러시아는 공식대화 채널이 막혀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OPEC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사우디 왕자인 압둘아지즈 빈 살만과 러시아 에너지 장관인 알렉산드르 노바크는 3월 감산 회의 때 충돌한 후 대화를 하지 않고 있다”며 “모든 소통창구를 닫았을 때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전했다.



여기에 미국의 생산량 감축이 또 다른 갈등의 불씨가 되고 있다. 사우디와 러시아는 하루평균 생산량이 1,300만배럴에 달하는 미국이 동참하지 않을 경우 감산을 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의 생각은 확고하다. 앞서 “미국은 러시아·사우디와 감산 협의를 하지 않았다”고 밝힌 데 이어 지난 3일 석유 업계 최고경영자(CEO)들과 만난 후에도 “그것(석유시장)은 자유시장이다. 그들이 알아서 해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수입 석유에 대한 관세부과 위협도 새로운 이슈가 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지만 관세 인상으로 인한 수입 감소는 산유국들에 추가적인 손실을 안겨줄 가능성이 높다. 텍사스주가 자체적으로 감축명령을 내릴지가 변수다. 미 경제방송 CNBC는 “연방정부가 생산을 관리할 수 없고 감산 기업은 반독점 위반이 될 수 있다”면서도 “텍사스 같은 석유생산주는 생산을 관리할 권한이 있으며 1970년에 마지막으로 생산을 제한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텍사스주는 14일 석유생산과 관련된 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감산 협상이 꼬이면서 지난주 사상 최고의 상승률을 보였던 국제유가가 또다시 널뛰기할 수 있다. CNBC는 “OPEC+ 회의 연기로 최고의 상승폭을 찍었던 국제유가가 다가오는 주에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결국에는 감산 협의가 이뤄지지 않겠느냐는 예상도 나온다. 시간문제일 뿐 저유가가 지속되면 모두가 극심한 피해를 본다는 이유에서다. 캐나다·노르웨이 같은 비OPEC 국가도 글로벌 합의가 이뤄진다면 따르겠다는 입장이다. OPEC 관계자는 로이터통신에 “아직 협상 초안이나 감산을 위한 기준 같은 세부사항에 대한 합의는 없다”면서도 “대화 환경은 여전히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나는 그들이 이 문제를 해결할 것으로 본다”며 “만약 (감산을) 하지 않는다면 그들은 스스로를 파괴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낙관론을 폈다.
/뉴욕=김영필특파원 susop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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