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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전지 르포-광진을] "오세훈은 과객" vs "고민정은 캥거루"…추미애 떠난 광진구 '혈투'

선거운동 첫날부터 양측 공세 '격돌'

임종석 "지나가는 과객 정치" 공세에

오세훈 "고민정 안보여…가짜 일꾼" 맞불

4·15 총선 공식 선거운동 시작일인 2일 오전 서울 광진구 자양동에서 고민정(왼쪽)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오세훈 미래통합당 후보가 시민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권욱기자




21대 총선 격전지 중 가장 주목도가 높은 지역구 중 하나인 서울 광진을에서는 청와대 대변인 출신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서울시장 출신 오세훈 미래통합당 후보가 맞붙는다. 이곳에서만 5선 국회의원을 지낸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불출마하면서 무주공산이 된 상태. 공식선거운동 첫 날을 맞아 민주당에서는 ‘거물 정치인’에 맞선 고 후보를 지원하기 위해 여당 거물급 인사들이 총출동했다. 반면 오 후보는 ‘경험’의 우위를 앞세워 인물 경쟁 전략으로 맞받아 대응했다. 양측의 화력이 맞붙은 대표적 격전지인 만큼 선거 첫날부터 두 후보는 서로의 약점을 공략하며 공세에 나섰다. 고 후보 측 지원에 나선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오 후보를 “지나가는 과객”이라고 공격했고, 오 후보는 고 후보를 여당 유력 인사들의 후광에 기댔다며 ‘캥거루’에 빗대 비판했다.

◇고민정 지원에 화력 쏟은 민주당…임종석·양정철 총출동

“우리 속담에 ‘마음은 콩밭에 있다’는 말이 있는데 과연 오세훈 후보가 광진에 뼈를 묻을까요. 아니면 지나가다 잠시 묵는 과객정치를 할까요”(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

“친환경무상급식을 반대한 사람을 선택하는 것은 과거로 돌아가는 것입니다”(원혜영 민주당 의원)

민주당은 2일 서울 광진을 지역구 후보로 나선 고민정 전 청와대 대변인 지원에 화력을 쏟아 부었다. 고 후보의 지원유세에 나선 임 전 실장과 원 의원 모두 상대후보인 오세훈 미래통합당 후보 후보를 정조준했다. 오 후보가 서울시장 시절 무상급식 찬반 주민투표 끝에 시장직을 사퇴했던 점을 부각하는 한편, 야권 대선 잠룡이라는 점에서 2022년 대선을 이유로 광진을 떠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대통령의 입’으로 불리는 고 전 청와대 대변인을 앞세워 오 후보의 대권 행보를 사전 차단시키겠다는 전략은 지지자들의 환호로 이어졌다.

4·15 총선 공식 선거운동 시작일인 2일 오전 서울 광진구 자양동에서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광진을 후보와 유세 지원을 위해 온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시민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권욱기자


이날 임 전 실장은 오전 일찍부터 고 후보의 지원유세장에 나와 출근길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임 전 실장은 “선거운동을 하기에도 송구스러울 정도로 중요한 국면”이라며 “선거 이후에 얼마나 힘을 합쳐서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지, 어쩌면 분열과 갈등, 소모적인 정쟁 속에 빠져들게 될 지 정말 중요한 기점이기에 선거를 소홀히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임 전 실장은 “국민께서 정치만 새로워지면 우리나라가 금방 선진국이 될 것이라는 말씀을 많이 하는데, 고 후보가 그런 새로운 정치의 상징같은 사람”이라고 말했다. 이어 “고 후보는 새로운 정치를 광진에서 뼈를 묻어 시작해보겠다고 한다”, “떠날 사람이 아니다”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반면 오 후보에 대해서 임 전 실장은 “제겐 곧 떠날 사람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아마도 제가 오세훈 후보였다면 두번이나 선택받지 못했던 종로에서 마지막 땀 한 방울까지 종로구민의 선택을 받으려 했을 것”이라며 출마 지역구를 옮겨온 것을 지적했다. 이어 “우리 속담에 ‘마음은 (이미) 콩밭에 있다’는 말이 있는데 과연 오 후보가 광진에 뼈를 묻고 국민이 염증내는 정치를 극복하고 새로운 정치 희망의 싹을 틔우고자 온 것인지 아니면 벌써 마음은 콩밭에 가 있는건지, 저만 이런 생각을 하는걸까요”라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내가 언론인이라면 ‘콩밭 정치’라고 (이름) 붙였을 거 같다. 아니면 지나가다 잠시 묵는 과객정치”라고 꼬집었다. 골목 유세에 동행한 원 의원도 “친환경 무상급식을 반대한 사람을 선택하는 것은 과거로 돌아가는 것”이라며 “분열을 선택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통합과 쇄신 촛불혁명의 완성을 위해서라도 고 후보를 선택해달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고 후보도 “문재인 정부와 촛불을 지키는 사명을 다하기 위해 청와대에 들어갔다”며 “새벽 4시부터 밤 11시까지 한 순간도 쉴 수 없었다. 죽도록 일하며 버틸 수 있었던 힘은 촛불의 힘으로 만들어진 정부를 지킨다는 사명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광진 주민들이 함께 손잡고 승리로 이끌어줬으면 좋겠다”며 “수많은 광진 주민들과 손잡고 문재인 정부의 완성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학창시절을 광진에서 보낸 ‘광진의 딸’”이라며 오 후보와 차별화를 시도했다. 그는 “국정운영의 경험을 광진에 쏟아 붓겠다”고 했다.

한편, 이날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이 고 후보 캠프를 찾아 ‘공약이행 정책협약식’을 가지면서 분위기가 한층 고무됐다. 양 원장은 이 자리에서 “이번 협약은 정당선거 사상 처음있는 일인데 중앙당 싱크탱크와 개별 후보와의 정책협약은 처음이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고민정 후보와 맺은 것은 고 후보가 추진하고자 하는 광진발전 공약을 싱크탱크가 책임져서 집권당과 한몸이 돼 성사시켜 책임지고 이뤄내겠다는 다짐”이라며 “고 후보는 집권당과 대통령의 비장의 무기고 선진적 카드다”고 강조했다. 그는 “고민정 후보는 민주당 자랑이자 문재인 대통령이 매우 아끼는 사람이다. 열손가락 깨물어 안아픈 게 있겠냐만은 고 후보 당선은 대통령이 참 좋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고 후보 캠프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선거운동원들은 마스크를 쓰고 율동도 하지 않았다. 로고송도 크게 틀지 않고 고 후보가 골목을 돌자 시민들은 “또 오셨네”“지지합니다”등으로 화답했다. 두 남매를 둔 40대 신 모씨는 “고 후보가 아이 키우는 엄마라는 점에서 보육정책에 기대가 크다”며 지지의사를 밝혔다.



◇“고민정은 캥거루”…‘경험론’ 공세 나선 오세훈

“아직도 엄마 뱃속에서 나오지 못한 채 얼굴만 빼꼼히 내밀고 있는 ‘아기 캥거루’가 생각납니다. 제 눈에는 고민정 후보가 보이지 않고 뒤에 있는 사람만 보입니다”

2일 오전 서울 광진구 자양사거리에서 선거운동 출정식을 갖고 본격적인 유세에 돌입한 오세훈 미래통합당 후보는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경험 부족’을 집중 지적하며 지지세 결집에 나섰다. 오 후보는 출정 연설에서 “(문재인 정부와 여당이) 광진 사람들을 바보로 생각하는 것 같다”며 “남의 힘을 빌어 일한다는 사람은 가짜 일꾼”이라고 공세를 폈다.

고 후보를 겨냥해 “어디로 공천을 받을지 눈치만 보다가 당에서 가라고 하니까 온 것”이라며 “광진을 발전시키러 온 것이 아니라 오세훈을 ‘떨구러(낙선시키려)’ 온 것이다. 자객공천이라고 한다”고 주장했다. 이곳에서 앞서 5선을 한 추미애 법무부장관에 대해서는 “지난 20년간 이곳을 쥐락펴락한 정치인”이라고 혹평하기도 했다.

4.15 총선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2일 오전 서울 광진구 건대입구역에서 미래통합당 광진구을 오세훈 후보가 출근길 시민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권욱기자


여당의 집중 지원에 기대는 고 후보를 겨냥해 자신의 ‘개인 능력’을 부각시키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이날 오 후보는 “1년 전 당협위원장을 맡은 후 광진구민들을 찾아뵙고 함께 고민하며 비전과 정책, 공약을 다듬었다”며 “앞뒤로 공약집을 짊어지고 다닌다. 저는 공약과 정책을 무겁게 생각하는 사람”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착용한 마스크에는 ‘광진 20년,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문구가 적혔다. 민주당의 지역 실정을 강조하는 ‘지역 심판론’의 의미다.

이날 출정식은 이날 지지자 200여명이 모인 가운데 화려하게 열렸다. 캠프 운동원들은 분홍색 풍선으로 유세차량을 휘감아 장관을 연출했다. ‘문화가 흐르는 광진’을 만들겠다는 의미에서 플롯·바이올린·첼로 연주자 등이 나와 아리랑을 연주하기도 했다. 이날 출정식에는 인근 지역구인 광진갑의 김병민 후보가 참석해 지원유세에 나섰다. 김 후보는 “전임 서울시장이 가진 경험과 경륜, 만38세의 젊은 후보가 가진 패기와 열정이 힘을 합치면 광진에 놀라운 변화가 나타날 것”이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오 후보를 둘러싼 지지자들은 오 후보의 이름을 외치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출정식을 마친 오 후보는 유세차량을 타고 지역구를 돌며 ‘이름 알리기’에 주력했다. 오전 7시 광진갑 김병민 후보와 함께 한 합동선거운동을 시작으로 출·퇴근 인사 및 차량유세, 지역구 방문 유세로 하루를 채웠다.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해 오 후보는 지지자들과 악수 대신 주먹을 맞대며 인사를 건넸다. 한 대학생은 오 후보의 유세차량을 따라와 사인을 받아가기도 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주민들이 외출을 자제한 탓에 주택가 거리는 상대적으로 한산했지만, 거리에서 유세차를 만난 일부 주민들은 오 후보에게 먼저 악수를 청하며 응원하기도 했다. 오 후보는 유세 도중 지지자를 만나면 차에서 내려 인사를 했다. 오 후보는 “주민들이 격려해 주시면 에너지가 솟구친다”고 웃었다.

지역구에서 만난 공인중개사무소 직원 박모씨는 “20년 동안 한 후보(추미애 법무부장관)를 밀어주며 유력 정치인으로 만들었는데 동네는 조금도 달라지지 않았다”며 “당선되면 정권 심판도 중요하지만 지역 경제를 더 세심히 살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송종호·진동영기자 j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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