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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주빈 전자발찌 못채우나

사이버 성범죄엔 법규상 적용 안돼

출소앞둔 '다크웹' 운영자도 제외

조주빈, 보이스피싱 신고로 감사장 받기도

전자발찌 착용 모습./사진제공=경찰청




성범죄 재발을 막기 위한 전자발찌 부착이 ‘n번방’과 같은 사이버 성범죄에는 적용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 법·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조만간 출소하는 ‘다크웹’ 운영자는 물론이고 성 착취 영상물을 제작·유포한 ‘박사’ 조주빈에게도 법규상 전자발찌 처분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미성년자 성 착취물을 사이버 공간에서 대량 유포한 손정우가 다음달 27일 형기를 마치고 출소할 예정이다. 손씨는 특정 프로그램을 사용해야만 접속이 가능한 다크웹에서 이용자만 100만명이 넘는 세계 최대 규모 아동 성 착취 사이트 ‘웰컴 투 비디오’를 운영하다 지난 2018년 1년 6개월 형을 받고 복역 중이다.

주목할 점은 손씨가 출소 후 전자발찌와 같은 사후 범죄 예방 조치를 받지 않는다는 점이다. 전자발찌법으로 불리는 ‘특정 범죄자에 대한 보호관찰 및 전자장치 부착 등에 관한 법률’은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아청법)’을 어긴 범죄자를 법 집행 대상으로 규정한다. 하지만 법조문을 살펴보면 아청법 중에서도 직접 성폭력 조항은 포함돼 있지만 사이버 성범죄와 관련된 11조는 전자발찌법에서 빠져 있다. 전자발찌 부착은 성범죄자 판결 진행 중에 검찰이 법원에 부착 명령을 청구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손씨가 2018년 재판 당시 전자발찌 처분을 받지 않았던 이유다.

인터넷 메신저 텔레그램에서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성 착취물을 제작·유포하고 협박한 혐의를 받는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이 지난 25일 서울 종로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오승현기자


성폭력처벌법을 위반한 피의자로서는 처음으로 신상이 공개된 조주빈도 전자발찌 부착은 피해갈 가능성이 높다. 서울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조씨는 현재 아청법 11조와 관련된 아동 성 착취 영상 제작·유포를 포함한 12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와 관련 법무법인 서담의 김의지 변호사는 “조씨는 컴퓨터 앞에 앉아 성범죄를 저지른 특이한 사례”라며 “해당 혐의로 검찰이 전자장치 부착을 요구하기는 힘들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수사당국이 조씨에게 엄벌을 내리기 위해 박사방의 다른 가해자가 미성년 피해자를 성폭행한 것을 두고 조씨를 범행 과정을 지배한 공동정범으로 의율하도록 노력하고 있어 상황이 바뀔 가능성도 있다.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자에게 전자발찌 부착명령이 내려지는 경우는 극소수에 불과한 실정이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2018년 발표한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 동향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관련 성범죄자들 가운데 1심에서 전자발찌 부착명령을 받은 경우는 전체 3,195건 중 97건(3%)에 불과했다. 특히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성추행 영상을 제작한 경우 1심에서 전자발찌 부착명령을 받은 경우는 단 1건도 없었다.



한편 조씨가 과거 보이스피싱 인출책을 경찰에 신고해 검거에 기여한 공로로 경찰서장 감사장을 받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지방경찰청은 이날 조씨가 지난 2018년 1월 보이스피싱 인출책을 신고, 검거에 기여한 공로로 인천 미추홀경찰서장으로부터 감사장을 받은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2018년 1월 인터넷사이트 디씨인사이드에서는 필명 ‘집밥 맛나냐’라는 닉네임으로 활동하는 네티즌이 자신이 전화금융사기 범인 검거에 기여했다며 경찰 감사장을 자랑하는 글을 남겼다. ‘집밥 맛나냐’는 해당 사이트의 ‘관상갤러리’에서 관상을 봐주겠다는 명목으로 1대1 채팅을 권하는 등의 활동을 펼쳤다. 이에 따라 해당 네티즌이 조씨와 동일인일 경우 성 착취물 관련 범행으로 이어지지 않았는지에 대한 추가 수사 필요성이 제기된다.

‘집밥 맛나냐’가 남긴 게시글에는 조주빈이 다닌 초등학교 앞 분식점을 추억하거나 봉사활동을 소개하는 등 지금까지 밝혀진 조씨의 행적과 유사한 점이 많다. 특히 컴퓨터를 캡처한 화면 파일명이 ‘jubin’인 점이 조씨와 동일인이라는 의심을 샀다. ‘집밥 맛나냐’는 지난 2014년 3월부터 지난해 말까지 3,700개가 넘는 글을 쓰고, 9,700여개의 게시글을 달았다./이경운·한민구기자 clou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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