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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는 '반칙왕'...골프를 죽인다"

[국내 발간 '커맨더 인 치트'로 본 '골퍼' 트럼프]

타수 속이기·볼 옮기기는 기본

캐디 등 100여명 인터뷰 통해

골프 부정행위 낱낱이 드러내

"뒤틀린 승부욕, 골프 이미지 훼손"

기념촬영하는 도널드 트럼프(가운데) 미국 대통령과 골프전설 잭 니클라우스(왼쪽),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 /트럼프 트위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회원으로 있는 뉴욕 웨스트체스터의 윙드 풋 골프클럽의 캐디들은 그를 ‘펠레’라고 부른다. 볼에 발을 대서 다음 샷을 하기 쉽게 옮기는 것을 ‘축구황제’에 빗대어 비꼰 것이다.

최근 국내에서 발간된 책 ‘커맨더 인 치트(생각의 힘 펴냄)’는 유난한 골프 애호가로 알려진 트럼프의 골프에 대한 모든 것을 알려준다.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를 거쳐 ESPN에서 활동 중인 스포츠 기자이자 칼럼니스트 릭 라일리는 100명이 넘는 인물을 인터뷰해 ‘골퍼’ 트럼프의 민낯을 드러냈다.

미국골프협회에 등록된 트럼프의 핸디캡은 2.8이다. 파72인 코스에서 평균 74.8타를 친다는 의미로 아마추어 골퍼로는 최고 수준에 속한다. 핸디캡은 정보 시스템에 스코어를 직접 입력해 산출되는데 그가 최근 7년 동안 스코어를 등록한 횟수는 단 20차례였다. 대통령 취임 이후로 1년에 평균 80회 정도 라운드를 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등록된 스코어는 단 3개. 보여주고 싶은 세 번의 스코어만 사이트에 올렸다는 뜻이다. 이 시스템에 등록된 ‘골프전설’ 잭 니클라우스(80)의 핸디캡은 3.4다. 어니 엘스와 안니카 소렌스탐 등 함께 쳐본 프로골프 선수들이 평가한 트럼프의 핸디캡은 9~10이다.



골프장에서의 ‘반칙왕’ 면모를 보여주는 일화는 많다. 2015년 함께 라운드를 한 플로리다의회의 전 공화당 대변인은 트럼프가 어느 파3홀에서 첫 티샷은 아웃오브바운즈(OB)를 내고 다음 샷으로 볼을 잃어버렸으나 5타째에 그린에 올린 뒤 3.6m 퍼트를 집어넣고는 스코어 카드에 6타가 아닌 2타를 적었다고 했다. 첫 두 번의 샷과 2벌타를 빼 ‘더블파’를 ‘버디’로 둔갑시킨 것이다. 미스 샷을 하면 다시 치기 일쑤다. 무효로 하고 다시 치는 ‘멀리건’ 남발로 유명했던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는 방법이 달랐다. 트럼프는 멀리건을 쓰겠다는 말 대신 “당신이 나를 방해했어요” “공을 치는 순간 저 새가 날아갔어요”와 같은 핑계를 댔다. 그린에서 짧은 퍼트를 성공시킬 것으로 인정해주는 ‘컨시드(일명 OK)’를 스스로 받았다는 사람도 많다. 한 하키 스타는 2.5m 퍼트는 물론이고 심지어 그린 밖에 놓인 볼을 들어 올리기도 했다고 귀띔했다.

그뿐 아니다. 초대를 받아 트럼프와 동반한 풋볼 아나운서는 파5홀에서 두 번째 샷을 멋지게 날린 뒤 볼을 그린 옆 벙커에서 발견했는데 나중에 트럼프의 캐디로부터 “홀 3m 옆에 놓인 볼을 트럼프가 벙커로 던져버렸다”는 말을 들었다. 라운드가 끝난 뒤 인사할 때 모자를 벗는 일도 없다고 한다. 저자는 “인터뷰한 사람들의 90%는 트럼프가 공공연히 속임수를 쓴다고 말했다. 많은 사람이 그의 부정행위 때문에 더는 그와 골프를 치지 않는다고도 했다”고 썼다. 아울러 트럼프가 18차례나 클럽챔피언(멤버십 골프장의 회원 골프대회 우승)을 차지했다고 자랑하지만 확인 결과 16번은 시니어 부문 우승이 포함됐거나 거짓말이며 나머지 두 번도 불확실하다고 밝히기도 했다.

전 세계 14곳의 골프장을 소유하고 또 다른 5곳을 운영 중인 트럼프는 골프장 사업에서도 속임수를 쓴다. 저자는 트럼프가 뒤틀린 승부욕 때문에 골프의 양심과 명예 대신 승리에 집착하며 골프를 부자가 된 데 따른 보상 정도로 취급한다고 지적했다. 그래서 많은 사람이 사랑하는 골프의 이미지에 오물을 튀겨 결국 게임을 죽이고 있다고 꼬집었다.
/박민영기자 my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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